유승민과 오상은, 주세혁이 런던에서 은메달을 딴 이후 한국 탁구가 메달 소식을 들려주기까지 꼭 12년이 걸렸다. 한국 탁구의 미래에서 현재가 된 신유빈, 그리고 '승부사' 임종훈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탁구 사상 12년 만의 올림픽 메달을 만들었다.

현지 시각으로 30일 오전 프랑스의 아레나 파리 쉬드 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 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대한민국의 신유빈·임종훈 조가 홍콩의 두호이켐·웡춘팅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4대 0(11-5, 11-7, 11-7, 14-12)으로 완승, 동메달을 얻어냈다.

1세트부터 6연속 득점... 달아난 신유빈과 임종훈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한국 임종훈·신유빈이 인사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한국 임종훈·신유빈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중국과의 준결승 경기에서 촌각의 차이로 세트를 내주는 등 아쉽게 패배했던 신유빈·임종훈 조. 두 선수와 동메달 결정전에서 만난 선수들은 두호이켐·웡춘팅 조였다.

웡춘팅 선수는 지금과는 다른 펜홀더 전법을 가져가는 선수. 두호이켐 선수와 함께 세계 랭킹 4위에 올라 있는 홍콩은 한국의 신유빈·임종훈 조(랭킹 3위)를 바짝 뒤쫓았기에 가장 경계할 법한 선수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1세트부터 완벽했다. 대한민국은 첫 세트부터 여섯 점을 연달아 가져간 데 힘입어 초반부터 강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10대 5로 들어선 게임 포인트 상황, 스매시에 너무 강한 힘을 실었던 웡춘팅이 한국에 득점을 내주며 스코어 11대 5, 첫 번째 세트를 한국이 기쁜 마음으로 가져갈 수 있게 되었다.

2세트 첫 득점도 신유빈의 라켓에서 나오며 자신감이 붙은 대한민국. 대한민국은 2세트도 3연속 득점으로 기분 좋게 시작했다. 4대 4 동점에 몰리기도 했던 신유빈·임종훈 조는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게임 포인트에서 홍콩에 두 점의 점수를 내주기는 했지만, 11대 7로 두 번째 세트도 가져가는 데 성공했다. 

이어진 3세트. 두호이켐·웡춘팅 조도 페이스를 찾은 듯 세트 초반 리드를 잡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 중반부터 대한민국이 자연스럽게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어느새 대한민국은 10대 7로 게임 포인트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3세트 게임 포인트. 한국의 세 번째 세트를 가져가는 랠리는 그리 길지 않았다. 신유빈의 서브로 시작한 랠리는 웡춘팅의 너무 강했던 스매시가 한국의 세트 열 한 번째 점수를 올리는 데 성공, 스코어 11-7로 세트 스코어 3대 0을 만들었다. 

새 역사 만들었다... 완벽한 승리로 '동메달' 품었다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 임종훈-신유빈이 득점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 임종훈-신유빈이 득점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제 4세트에 돌입할 차례. 신유빈·임종훈 조는 그야말로 두호이켐·웡춘팅 조를 압도했다. 세트 돌입부터 넉 점까지를 차례대로 대한민국이 가져가며 앞서 나갔다. 홍콩도 3연속 득점을 올리며 바짝 추격했지만, 다시 신유빈·임종훈 조도 득점을 가져가며 랠리가 이어졌다.

홍콩이 자신의 리듬감을 찾으며 먼저 10점을 기록, 한국을 상대로 첫 번째 게임 포인트를 가져갔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다시 2득점을 성공, 점수판을 10대 10, 듀스로 만들었다. 이어 홍콩이 한국의 빈틈을 타고 득점했지만, 역시 긴 랠리 끝에 한국이 다시 11대 11을 만들면서 듀스가 이어졌다.

다시 한국이 신유빈의 짜릿한 공격에 힘입어 게임 포인트를 만들었지만, 홍콩이 다시 듀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유리한 고지를 잡은 것은 한국. 한국은 상대의 실수를 유도하며 다시 게임 포인트에 들어섰다. 그러자 황성훈 코치도 작전 타임을 갖고 선수들에게 마지막 작전을 전달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공격 순간. 신유빈이 강한 백핸드로 쳐낸 공이 다시 웡춘팅의 라켓에 맞았다. 이 공은 강한 힘을 받으며 둥 떠오르나 싶더니, 탁구대 바깥으로 떨어져나갔다.

그 순간 신유빈과 임종훈은 누가 먼저랄 새도 없이 서로를 얼싸안고 기뻐했다. 스코어 14대 12. 4세트를 따낸 대한민국은 최종 세트 스코어 4대 0으로 완벽한 경기를 마쳤다. 신유빈 선수는 임종훈 선수와 함께 '하트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한편, 태극기를 흔들며 관중석에 인사를 보냈다.

한편 결승전에서 만난 북한의 리정식·김금용 조와 중국의 쑨잉샤·왕추친 조는 치열한 승부 끝에 중국이 승리를 가져갔다. 왕추친이 이정식의 스매시에 힘에서 밀리는 보기 힘든 장면도 연출되곤 했지만, 노련미로 맞선 쑨잉샤·왕추친 조가 금메달을, '신데렐라 스토리'를 써낸 리정식·김금용 조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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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임종훈 신유빈 2024파리올림픽 동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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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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