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단, 파리올림픽 성화주자로26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프랑스 축구 영웅 지네딘 지단이 성화주자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성화 도착과 함께 근대 올림픽의 발상지, '그리스'의 선수들이 입장했다. 그 뒤로 난민 선수단의 신디 은감바(복싱)와 야흐야 알고타니(태권도)가 올림픽기를 들고 입장했다. 탈레반 정권을 배제한 망명 선수단으로 구성된 아프가니스탄도 입장했다.
센 강을 통해 6km나 되는 긴 거리를 선수들이 배로 따라오는 만큼, 다른 개회식과는 차별화된 무대를 꾸릴 수 있었다. 선수 입장 도중 센 강변에 나타난 팝 스타 레이디 가가는 지지 장메르의 노래인 'Mon truc en plumes'(깃털로 만든 나의 것)에 퍼포먼스를 곁들여 오마주한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선수단 입장 도중 센 강변 베쉰 부두에서 '캉캉'으로 알려진 '지옥의 갤럽'을 추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19세기 프랑스에서 유행했던 사교댄스인 '캉캉'에 맞추어 춤을 추는 이들은 선수단의 입장을 환영했다.
노트르담 성당의 화재를 복구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통해 파리 시민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보내는 장면도 이어졌다. 파리 소방대, 국립과 지역 음악원의 단원 등이 파리 시내 곳곳에서 연주를 하고, 춤을 추는 모습을 보여주며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불편을 감수한, 그리고 지금의 파리를 만든 시민들에게 감사를 건넸다.
프랑스 혁명을 오마주한 장면도 이어졌다. 프랑스의 메탈 밴드 고지라가 프랑스 혁명을 상징하는 장소이자 왕궁에서 감옥으로 변한 곳, 콩 시에르 주리에 올라섰다. 강렬한 메탈 연주와 함께한 것은 소프라노 마리나 비오티. 고지라와 마리나 비오티는 프랑스 혁명의 상징곡인 'Ca ira'를 협연했다.
48번째 대한민국·205번째 프랑스... '철의 여인' 올림픽기 운반했다
공연에 이어 선수 입장이 다시 이어졌다. 대한민국은 세계 선수단 가운데 48번째로 입장했다. 김서영과 우상혁이 태극기를 든 채 코스타리카·쿡 제도 등 4개 국가와 같은 배를 타고 행진한 대한민국 선수단은 밝은 얼굴로 개막을 축하했다.
선수 입장과 더불어 스포츠와 예술을 조합한 공연도 함께 이어졌다. 프랑스의 정원을 형상화한 구조물 위에서 선수들이 자전거와 스케이트보드를 타기도 했고, 브레이크 댄서이자 오페라 테너인 야쿱 조제프 올린스키는 브레이크 댄스와 바로크가 조합된 공연을 펼쳤다.
개최국 프랑스는 차기 올림픽 개최국인 미국에 이어 205번째, 마지막 순서로 입장했다. 프랑스가 드빌리 다리 위를 지나는 순간, 다리가 프랑스 삼색기(적·청·백) 색으로 변하며 자국 선수들의 입장을 축하했다.
유럽연합을 상징하는 방식은 '유로 댄스'였다. 프랑스의 입장 이후 유럽연합 회원국의 시민들이 한데 모여 1980년대 유행한 전자음악인 유로 댄스에 맞추어 춤을 추면서 하나 된 유럽을 보여줬다 '올림픽을 상징하는 노래'가 된 존 레논의 'Imagine'은 이번 올림픽에도 연대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등장했다.
올림픽기 입장도 '파리'다웠다. 올림픽기를 망토처럼 두른 채, 금속 말을 탄 철의 여인이 나타나 센 강 위를 질주했다. 입장한 모든 국가의 국기를 호위하듯 두르고 드로카데로 광장에 들어선 철의 여인은 올림픽기를 받아 게양했다.
이어 토니 에스탕게 대회 조직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앞으로 16일 동안 선수들은 인류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될 것"이라며 선수들을 반겼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도 "피에르 드 쿠베르탱이 근대 올림픽을 창조한, 빛의 도시 파리의 따뜻한 환영에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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