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를 즐기는 방법엔 정답이 없다. 상영되는 영화만도 수백 편, 상영방식 또한 천차만별이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만 해도 그렇다. 출품된 영화는 한국 영화만 1513편, 외국 영화까지 합치면 2260편이 모여들었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 43개국 232편이 초청돼 상영되었는데, 각기 적게는 한 차례, 많게는 너덧 차례까지 상영 기회를 가졌다.
영화제에선 경쟁부문, 즉 국제경쟁이며 한국경쟁이라 불리는 섹션을 즐기는 이들이 단연 많다. 다른 영화제에서 만나기 어렵고 아직 배급도 이뤄지지 않은 신선한 작품을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또 영화제 심사위원처럼 아직 떠오르지 않은 영화의 가능성을 먼저 내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팬에겐 놓치기 아까운 기회가 되어준다.
그러나 경쟁부문엔 여러 아쉬움이 따르고는 한다. 경쟁부문에 작품을 출품하기 위해선 다른 영화제에 초청되지 않았어야 한다는 등의 제약이 따르게 마련이다.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선보이지 않은 작품을 전주에 처음 거는 것이 당연하거나 자연스러운 일일 수는 없기에, 작품의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