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투수 백승현이 14일 삼성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투수 백승현이 14일 삼성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 LG 트윈스

 
프로야구 LG 트윈스 백승현이 투수 전향 3년 만에 값진 기록을 세웠다. 

백승현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서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서 LG가 3-2로 짜릿한 1점 차 역전승을 거두는 데 힘을 보탰다.

마지막 9회초 수비에 나선 LG는 함덕주를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함덕주가 제구 난조로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의 위기를 불렀고, 전날 경기에 등판했다가 팔 상태가 안 좋아진 고우석도 쓸 수 없었다. 

시속 150km대 강속구... 우연히 발견한 투수 재능

고민에 빠진 염경엽 LG 감독의 선택은 놀랍게도 데뷔하고 한 번도 세이브가 없었던 백승현이었다. 안타를 맞거나 공 하나만 빠져도 승리를 날려버릴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백승현은 첫 타자 강민호를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어 김동엽을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내며 승리를 지켜낸 백승현은 생애 첫 세이브의 감격을 누렸다.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에 지명된 백승현은 곧장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쳤고, LG는 2017년 백승현이 전역하자 퓨처스리그(2군) 출전 없이 1군에 데뷔시킬 만큼 기대를 걸었다. 

유격수로 무난한 공격과 수비를 선보였고, 이른 나이에 '군필' 딱지를 붙은 백승현은 LG의 차세대 핵심 내야 자원으로 꼽혔다. 하지만 LG의 내야진이 워낙 경쟁이 치열했고, 백승현도 기량도 기대만큼 빨리 성장하지 않아 2군 생활이 길어졌다.

그러다가 2020년 1월 실전 경험을 쌓기 위해  호주 프로야구 질롱코리아에서 뛰었고, 우연한 기회로 마운드에 올랐다가 전문 투수들도 던지기 힘든 시속 150㎞대 강속구를 뿌리면서 큰 화제가 됐다. 

주위에서는 전문 투수로 도전해 볼 것을 강력히 권유했고, 야수로서 한계를 절감하던 백승현도 망설임을 거듭한 끝에 2020시즌이 끝난 뒤 마침내 투수 전향을 결심하며 야구 인생의 승부수를 던졌다. 

투수 전향, 팔꿈치 수술... 그리고 첫 세이브 
 
 프로야구 LG 트윈스 백승현이 14일 삼성전에서 데뷔 첫 세이브를 거두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백승현이 14일 삼성전에서 데뷔 첫 세이브를 거두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 LG 트윈스

 
아마추어 시절 내내 야수로 활약한 덕분에 어깨가 싱싱했던 백승현은 투수 전향 첫해인 2021시즌 16경기에 등판해 16.2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16으로 기대 이상의 깜짝 활약을 펼쳤다. 특히 투수 데뷔전이었던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중심 타선인 최형우, 황대인, 김선빈을 모두 땅볼로 잡아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의욕이 앞선 탓인지 몸에 탈이 탔고, 그해 겨울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부상의 여파 탓인지 2022시즌 12경기 10이닝 동안 홈런을 2개나 맞고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10.80으로 부진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던 백승현은 지난겨울 훈련에 매진했고,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삼아 연마했다. 이날 삼성과의 경기에서도 13개의 공 중 11개를 슬라이더로 던지면서 효과를 톡톡히 봤다. 

LG로서는 백승현의 활약이 더할 나위 없이 반갑다. 국내 선발진의 부진과 고우석의 부상 탓에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렸던 데다가, 올가을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고우석과 정우영이 빠지기 때문이다. 

백승현은 삼성과의 경기 후 "투수 전향을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다"라며 "앞으로도 팀 승리를 많이 지켜내는 투수가 되고 싶다"라고 첫 세이브의 소감을 밝혔다. 백승현이 과연 LG 투수진의 새로운 희망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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