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레트로 열풍에 발맞춰 1990년대 대중가요가 다시금 조명받고 있습니다. 장르 및 시대를 아우르는 과거 명반을 현재 시각에서 재해석하며 오늘날 명반이 가지는 의의를 되짚고자 합니다.[편집자말] |
스스로를, 그것도 처음부터 '전설'이라 칭한다는 자부심. 제아무리 뛰어난 실력의 소유자라 할지라도 상당히 공격적인 출사표다. 그럼에도 이 도발적인 타이틀의 데뷔작 < Legend >는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를 대표하는 댄스 가수 김현정에 대한 보증이자 확신이었다.
출발이 매끄럽진 않았다. 2년 정도의 준비 기간을 거쳐 1997년 야심 차게 등장했지만 10대 아이돌 그룹에 필적하기엔 스타일링이 다소 촌스러웠고, 방송 출연과 같은 홍보 또한 소극적으로 진행해 별다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재정난을 겪던 소속사까지 도산한 탓에 김현정은 음악 활동 자체를 중단하고 보컬 강사, 코러스와 같은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야 했다.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