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없이 떠난 지 8년 만에 남편이 돌아왔다. 불쑥 나타나 인사를 건네는 그를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알아보기 시작한다. 어느 날 갑자기 떠나버린 이가 돌아왔단 소식에 조용하던 마을이 떠들썩 해진다. 사람들이 그를 데리고 그의 가족에게 향한다. 이미 아버지와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다. 그의 집엔 삼촌과 장모, 그리고 아내와 아들이 있다. 그가 제가 돌아왔음을 알리자 아내는 그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린다. 돌아온 남편과 산 게 어언 삼 년, 첫 째 아이는 죽고 그 뒤로 딸이 하나 더 생긴다. 부러울 것 없는 시간이 그렇게 흘러간다.
평화롭던 어느 날인가, 마을에 든 떠돌이들이 그녀의 남편을 알아본다. 그가 남편인 마르탱 게르가 아닌, 아르노 뒤 틸이라는 알 수 없는 소리를 한다. 심지어는 마르탱이 누구인지도 알고 있다고 했다. 남편은 제가 마르탱이라며 말도 안 된다고 펄쩍 뛰지만 가만히 살펴보니 의심스런 점이 적지 않다. 얼마 뒤 남편은 그가 떠나 있는 동안 농장을 책임진 삼촌 피에르 게르에게 제가 없는 동안 불린 재산을 돌려 달라 말한다. 그가 없는 동안 처자식까지 책임진 삼촌은 어떻게 재산을 달라 하느냐고 벌컥 화부터 낸다. 둘은 그날로 철천지 원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