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라 차나>
여성인권영화제
그녀의 춤에는 그녀만의 고통과 아픔이 듬뿍 묻어나고 있다. 인간은 상황이나 환경이 안 좋으면 몸과 마음도 아프게 된다. 그럼에도 인간은 스스로 생명을 '불러일으켜' 살아내야 한다. 이는 어쩌면 철저히 개인적이고 신체적인 문제이다. 자신이 불러일으킨 그 기운으로 세상에 자기가 태어난 몫을 해야 한다. 그녀의 춤에 처절한 고통과 동시에 대단한 생명력이 있는 것은 이 '불러일으킴'이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발바닥으로 땅의 에너지를 끌어 올려서 자신의 리듬을 만든다. 그 기운을 단전에 모아서 얼굴, 팔과 손으로 전한다. 놀랍도록 강렬한 에너지가 발산된다. 이 점이 많은 사람이 그녀의 춤에 열광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라 차나는 자신의 감정의 근원은 리듬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녀가 동작을 정지하는 그 순간이 움직이는 순간보다 강력하다. 그 정지 순간 그녀의 심장박동, 들숨과 날숨이 드러나는 호흡을 보며 관객은 자신들이 숨 쉬고 살아있음을 진하게 느낀다. 그녀가 춤을 추는 방식은 모두 다 즉흥이다. 미리 음악가와 맞추거나 연습하지 않는다. 즉석에서 리듬을 만들고 영혼이 가는대로 춤춘다. 그녀의 춤은 고정되어 있거나 안정적이지 않고 늘 변한다. 이는 연습 없이 살다가는 우리의 인생과 닮아있다. 춤이 위대한 것은, 그것이 우리네 삶과 같이 잡을 수 없고 남길 수 없는 일회적인 것으로 사라져 버리는 것이지만, 춤추는 그 순간의 생명력은 대단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있는 것은 몸뿐이며, 우리의 삶과 죽음은 춤의 리듬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고 한 니체의 말을 기억하며 영화의 강렬한 여운을 내 몸에 새긴다.
▲제11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 <라 차나>여성인권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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