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개체로 존재하지만 홀로 살아갈 수 없다는 뜻에서 붙여진 표현이다. 홀로 삶을 윤택하게 꾸려가기 어렵다는 물리적 의미가 아니다. 말 그대로 혼자서는 심신의 건강을 보장할 수 없단 뜻이다. 인간은 생존을 위하여 무리 짓는다. 다른 존재와의 소통 없이는 불안과 공포를 극복할 수 없다. 타인의 눈치를 보고, 소문과 사회적 평가에 민감하며, 커다란 흰자를 통해 제가 어디에 시선을 두고 있는지 상대에게 알리기까지 한다. 하나하나가 개체보다는 무리를 짓는데 이로운 특질이다.
인간에게 타인과의 관계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모든 인간이 제게 맞는 사회를 갖는 것은 아니다. 불행히도 사회를 갖지 못한 인간 또한 수두룩하다. 사회의 가장 기본적 단위인 가족, 그마저 없는 인간이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다. 있다 해도 없느니만 못한 관계 또한 적잖다. 때로는 다른 구성원이 못돼먹어서, 또 때로는 마음과 달리 상황 때문에 다른 이에게 짐이 되고는 한다.
일본 영화 < 52헤르츠 고래들 >은 관계가 부서진 인간들이 어떻게든 제게 맞는 사회를 구축해 나가는 이야기다. 마치다 소노코의 동명 원작 소설은 노골적으로 '52헤르츠 고래'라 알려진 외로운 존재를 떠올리게 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5만 달러를 투자한 크라우드 펀딩, 'Help Find the Lonely Whale with Adrian Grenier & Josh Zeman(가장 외로운 고래를 찾는 걸 도와주세요)'으로 유명세를 치른 일명 52헤르츠 고래가 그것이다.
디카프리오 펀딩으로 유명해진 52헤르츠 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