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각)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kg급 예선전에서 이탈리아의 안젤라 카리니(왼쪽)를 꺾은 알제리의 이마네 켈리프(오른쪽)가 경기를 마친 후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파리 올림픽은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남녀 선수 비율을 정확히 1대 1로 맞추며 '양성 평등' 올림픽을 강조했다. IOC는 성비를 맞추기 위해 여성과 혼성 종목을 늘리기까지 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염색체 논란'이 파리 올림픽을 뒤덮었다. 여자 복싱에 나선 이마네 켈리프(알제리)와 린위팅(대만)이 작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기준치를 넘겼다며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실격 처리당했던 것이 문제가 됐다.
반면에 IOC는 염색체만으로 성별을 결정지을 수 없고, IBA의 결정이 자의적이라며 칼리프와 린위팅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칼리프와 린위팅은 압도적인 기량으로 승승장구하며 금메달까지 획득했으나, 그럴수록 논란은 거세졌다.
칼리프와 린위팅에게 패한 선수들은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고, 비난이 쏟아지자 칼리프는 직접 "인간의 존엄성을 해친다"라며 혐오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스포츠에서 남성 호르몬 수치나 염색체를 잣대로 성별을 구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경쟁의 공정성을 보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뿐더러 복싱처럼 격투기 종목에서 선수의 안전을 외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리 올림픽이 끝나자 IOC는 "우리는 불확실성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분명히 남녀를 구분하는 방법과 잣대를 제시한다면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며 "이는 모든 스포츠의 문제이며, 해결책을 내놓는 사람의 말을 기꺼이 경청할 것"이라고 새로운 논쟁의 장을 열었다.
다만 온라인 학대를 견디지 못한 칼리프는 "정의와 존엄, 명예를 지키겠다"라며 파리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새로운 싸움에 나섰다.
2조 원 쏟아부었는데... 센강에서 수영해도 될까
개회 전부터 시끄러웠던 센강 수질 논란은 올림픽 막판까지도 이어졌다. 파리 올림픽은 센강에서 수영 경기를 열겠다는 낭만적인 그림을 떠올리며 수질 개선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었으나, 기대 만큼의 효과가 나오지 않았다.
선수의 안전이 우려된다며 센강에서 수영 경기를 열지 말아야 한다는 우려가 나오자 아멜리 우데아 카스테라 프랑스 체육장관과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직접 센강에 뛰어들어 수영하며 깨끗한 수질을 증명하려고 했다.
하지만 개회식 때 내린 비로 오폐수가 센강으로 유입되면서 수질은 다시 나빠졌다. 기준치 이상의 대장균과 장구균이 검출되며 트라이애슬론 공식 훈련에 이어 남자부 첫 경기까지 연기됐다.
센강에서 열린 트라이애슬론 경기에 나선 캐나다 선수는 10여 차례나 구토하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전 세계에 방송됐고, 스웨덴 수영 선수는 경기에 앞서 센강에서 훈련했다가 몸이 아파졌다며 기권을 선언하기도 했다.
파리 올림픽을 위해 센강 수질 개선에 14억 유로(약 2조 원)가 넘는 돈을 투입하며 '세금 낭비' 논란까지 휩싸였던 프랑스 정부는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시민들이 센강에서 수영할 수 있도록 개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정말 지켜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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