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각자의 삶에선 주인공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가. 제 삶조차 조연처럼 꾸려가는 이가 얼마나 많은가. 조연을 무시해서가 아니다. 주연에겐 주연의 책임이, 조연에겐 조연의 역할이 있다는 뜻이다. 삶의 무게를 정면에서 떠받치는 대신 떠밀리고 돌아서며 도망치는 삶이란 주인공의 것일 수는 없는 일이다.
서포터를 직역하자면 지지자 정도가 되겠다. 무엇을 지지하고 응원하며 후원하는 자, 그것이 서포터다. 스포츠, 특히 프로축구 문화가 갖는 특별함이 있다면 보는 이를 그저 팬쯤으로 남겨두지 않는단 거다. 통상 사각진 경기장 관중석 가운데 양쪽 골대 뒤편 좁은 면을 서포터가 차지한다. 깃발이 나부끼고 경기가 진행되는 내내 일어서 노래를 부르며 주먹을 휘두르는 이들. 어째 경기를 보러 와서 가만히 즐기지 않는 거지. 그런 물음이 들 법도 하다. 팬, 즉 무엇을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이, 그런 정도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이들에게 있다. 내가 즐기는 걸 넘어 남을 지지하는 걸 더 중요하다 믿는 이들, 대형 깃발을 휘두르고 홍염을 터뜨려 시야가 가려질지라도 우리 팀이 힘을 얻는다면 기꺼이 그리하려는 이들, 그것이 바로 서포터다.
통상 경기장의 주인공이라 하면 선수단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지지를 받는 자와 지지를 보내는 자 사이엔 주연과 조연처럼 확고한 역할 구분이 나뉘어 있는 탓이다. 그러나 시각을 달리하면 그 구분 또한 달라진다. 서포터가 주인공인 관점이 틀림없이 존재한다. <수카바티: 극락축구단>은 바로 그에 대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