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이야기, 또 소설의 3요소를 가리켜 인물과 사건, 그리고 배경이라 한다. 여기서 인물이란 그저 살아있는 인간이란 뜻이 아니다. 욕망하는 인간이다. 욕망하지 않는 인간도 이야기의 주인공일 수가 있겠으나 그런 캐릭터가 치열한 콘텐츠의 시장에서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사람들은 욕망하는 인간, 그 욕망을 관철하려 세상의 장벽과 부딪치고 싸우는 이야기를 즐기는 법이니 말이다.
욕망은 인간을 추동한다. 욕망은 인간을 멈춰있지 못하도록 한다. 몸을 일으켜 움직인다. 도전하고 좌절하며 부딪치고 이뤄낸다. 그 과정에서 이야기가 탄생한다. 볼 만한 이야기와 그저 그런 이야기, 아름다운 것과 추잡한 것이 모두 있겠으나 무튼 이야기가 그로부터 일어난다.
가끔 아주 어여쁜 욕망과 마주한다. 선명하고 맑고 아름다운 것, 작가가 그와 같은 욕망을 마주하면 그를 전면에 내세우고자 하는 욕망을 지울 수 없다. 대개는 이런 것이다. 제 모든 것을 갈아서라도 반드시 이루고픈 꿈이 있고, 그 꿈에 필요한 모두를 바칠 준비도 되어 있다. 꿈에 맞는 재능이 있고, 재목과 어울리는 쓰임 또한 있다. 그럴 때면 작가는 캐릭터의 입을 빌려 진실로 나는 무엇을 원한다고 이야기하도록 하고 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