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이 떠나기까지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중 하나는 수사과정에서 새어 나온 가십성 자료들, 이를 보도한 KBS 등 언론의 저질적 보도행태, 그로부터 실추된 배우의 이미지, 그 이미지와 연동된 여러 사업, 이를테면 기 계약된 영화와 광고가 받을 영향, 다시 그에 따른 법적조치 등과 관련한 것이었다.
혹자는 피해를 본 법인의 대표가 자의적 결정으로 피해를 묻는 소송을 하지 않으면 배임에 해당한다고 했다. 실제 작품 개봉이 연기되고 광고가 내려지는 상황은 고인에게 즉각적 위협으로 다가왔을 테다. 감당할 수 없는 피해액이 산정되고 소송으로 책임을 묻는 상황이 앞서 비슷한 마녀사냥식 재판 앞에 선 유명인에게 어떤 타격으로 작용했는지를 그가 모르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이선균이 세상을 떠난 지 7개월여가 흐른 지금, 생전 그의 모습을 담은 작품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개봉을 앞두었다는 말은 영화를 둘러싼 부정적 영향보다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 반응이 더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그가 떠난 뒤 보낸 7개월의 시간은 그를 애도하고 추모하기에도 모자란 것이었다.
마녀사냥처럼 일었던 온갖 논란은 더는 배우로서의 이선균을 흠집 내지 못한다. CJ ENM이 공동제작하고 배급한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개봉연기로 인한 배임 논란, 추모에 이르는 이선균의 마지막 시간을 새삼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