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과 소인의 이야기는 인간의 오랜 관심이었다. 영화가 태동하기 전에도 수많은 문학이 그를 다루었다. 문학 전에도 설화와 전설, 신화 속 거인들의 이야기가 있었다. 거인족과 올림푸스 신들의 전쟁이 있었고, 그때 살아남은 올림푸스와 같은 거인은 지구를 떠받치는 형벌을 받았다고 했다. 외눈박이 퀴클롭스가 트로이 전쟁 뒤 귀환하는 오디세우스를 쫓다 저주를 퍼붓는 장면은 저 유명한 서사시 <오디세이아>의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때로는 호기심을 자아내는 인간의 친구로, 또 때로는 처단해야 할 과거의 유물로써, 일대 전쟁을 치러야 할 상상 속 악당으로 인간은 거인을 그려왔다. 이따금 거인이 인간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때도 없지 않지만, 대부분은 작은 이들의 세상을 돌보지 않는 파괴적인 무엇으로 그려질 때가 많다.
단적으로 인간보다 훨씬 작은 인간을 등장시킨 작품들이 그를 잘 보여준다. 소인국을 여행할 때의 <걸리버 여행기>나, 요정이 등장하는 <마루 밑 아리에티> 같은 작품은 거대해진 인간과 작은 인간 아닌 존재, 또는 소인들을 대비해 우리의 섬세하지 못함을 내비치기도 한다. 물론 그보다는 크고 작은이들의 직접적 대비로써 극적 재미를 취하는 게 먼저일 수 있겠으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