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지만 명징하다. 18분짜리 단편이 오로지 여와 남, 단 두 인물의 좌충우돌 소동으로 꾸려진다. 코스티아가 애인 다샤의 실험실에 방문했을 때, 실험이 효과를 발하는 것이다. 알 수 없는 장치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급격한 반응을 보이고, 마침내 복잡한 기계장치가 폭발하고 만다. 그로부터 다샤의 실험실 안엔 다른 어느 차원으로 가는 포털이 열린다. 그 안에서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이글이글 타오른다.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단편모음인 엑스라지11 섹션에 포함된 <코스티아, 지금은 안돼!>는 요상한 작품이다. 전 세계적으로 일반적이지 않은 이상한 영화만 모아오는 것이 이 영화제의 정체성이라고들 하니, 이 영화가 공식 초청된 이유를 알 만도 하다.
18분이면 나름대로 기승전결을 도모할 수 있는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감독 올렉 라이토프의 생각은 달랐던 모양이다. 1991년생 러시아의 젊은 감독 라이토프는 포털이 열린 뒤 그를 대하는 태도를 두고 엇갈리는 연인의 모습을 긴박하게 잡아낸다. 연구에 열중하던 여자 과학자 다샤는 어떻게든 힘에 다가서려 하고, 실험실을 찾은 연인 코스티아는 어떻게든 그를 막아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