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아는 것과 직접 겪는 건 전혀 다른 일이다. 나는 그 사실을 저 인도양, 망망대해 위에서야 깨달았다.
선 곳이 달라지면 문장 또한 달라짐을 보인 일군의 위대한 작가들이 있다. 직접 배를 탔던 마크 트웨인과 허먼 멜빌,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샤를 보들레르 같은 이들, 오랜 노숙생활을 거쳤던 조지 오웰이며, 비행기 조종사 생텍쥐페리, 리처드 바크와 같은 이들이 삶과 글, 업과 문장의 연관성을 증명해왔다. 나는 그를 좇아 배 위에 올랐다. 문장과 글 이전에 있는 세계관의 변화를 겪어보기 위해서였다.
뱃사람들이 아는 것을 배우고, 그들의 시야로 사물을 보며, 마침내는 그들의 삶을 산 시간이 있었다. 교육과 실습까지 2년여가 지나서야 나는 내가 비로소 뱃사람의 시선을 얻었음을 알았다. 에너지를, 또 그것이 오가는 길목의 무게를 알게 되었고, 항구를 전전하는 다국적 밑바닥 노동자들의 삶을 보았으며, 법이 닿지 않는 곳에서 업을 꾸려가는 이들을 만나고 난 뒤였다. 다시 돌아온 육지에서 나는 전과는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세상과 사건, 사물을 보았고, 그로부터 삶과 업에 적잖은 변화를 겪게 되었다.
말하자면 직접 겪기 전에는 진짜로 알 수 없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