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 수시로 듣게 되는, 또 수없이 하게 되는 말이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을 꼽으란 문제가 있다 치면, 힘내라는 말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는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을 정도다.
힘을 내란 말이 그토록 많이 쓰이는 건 우리네 삶 가운데 힘을 내야만 할 일이 많다는 뜻일 테다. 수시로 상처입고 때때로 무너지는 고단한 인생사 한 가운데서, 어쩌다 한 차례씩 지나칠 뿐인 타인에게 힘내란 말밖엔 무엇을 더 건넬 수가 있으랴.
그러나 힘내란 말이 언제나 효과를 발하는 건 아니다. 힘을 내란 말은 표면적으로 듣는 이에게 힘을 낼 책무를 부과한다. 힘을 내는 주체가 듣는 이라는 뜻이다. 그가 힘을 내고 싶지 않아 안 내는 것이 아닐 텐데, 외부에서 힘을 내라는 말을 반복해 들을 경우 도리어 무력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나오는 것이다. 힘이 나지 않는, 힘을 낼 수 없는 현실에 도리어 좌절하게 된다는 뜻일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