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팬들에게 영화계 최고의 영예를 묻는다면, 적지 않은 수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이야기할 것이다. 이 시대 존재하는 수많은 영화제 가운데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칸영화제는 유럽을 넘어 전 세계 영화인들이 손꼽는 대표적인 영화축제다. 칸영화제가 숙고해 고른 초청작 가운데 그해 최고의 작품에게 돌아가는 상이 바로 황금종려상으로, 이 상을 받는다면 시대를 대표하는 영화제의 거장이 되었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 황금종려상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 받은 이가 있다. 이제껏 모두 10명의 감독이 복수 수상의 영광을 안았는데, 그중 켄 로치가 있다. 누군가는 그를 가리켜 시대착오적 사회주의자라고 말하고, 또 누군가는 감성에 호소하는 늙은 감독이라고도 비난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영화 가운데선 사회주의를 향한 짙은 향수가 묻어나오고, 또 그와 같은 정신을 지닌 이들의 드라마를 감상적으로 그려내는 경우도 잦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켄 로치가 그저 그와 같은 치우치고 낡은 영화인에 불과했다면 결코 영화계 최고의 권위 있는 상을 두 차례나 받는 거장이 될 수는 없었을 테다. 도대체 무엇이 그를 거장이라 불리게 만들었을까. 대체 무엇으로 그는 수많은 영화인의 존경을 한 몸에 받게 되었는가. 그의 신작 <나의 올드 오크>가 그에 대한 답이 될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