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에도 희망은 있을까. 상업영화 체계의 투자와 배급망으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독자적인 자본과 방식으로 관객과 만나는 영화를 흔히 독립영화라 부른다. 말이 독자적인 자본이고 방식이지, 투자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수익을 기대하는 상업영화 체계로부터 떨어졌다는 이야기는 곧 수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연히 투자 유치가 어렵고 규모가 작으며 유능한 인재를 수급하기도 만만찮다. 콘텐츠의 범람으로 상업영화조차 치열하게 경쟁하는 현실에서 눈 높은 관객에게 독립영화가 인정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독립영화엔 나름의 의미가 있다.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업영화가 내던진 주제 가운데도 오늘의 관객이 보아 마땅한 목소리가 있는 것이다.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상업영화가 미처 거두지 못한 반짝임을 독립영화 안에서 만나기도 한다. 규모의 경제에 밀린 작지만 소중한 목소리에게 숨 쉴 터전이 되어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독립영화의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하물며 시대에 유의미한 메시지를 던지기까지 한다면야.
역사 깊은 서울독립영화제가 직접 기획하고 제작해 올해 극장배급까지 한 작품이 있다. 한때는 독립영화계의 기대주로 주목받았던 윤성호 감독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말이야 바른 말이지>가 바로 그 영화다. 한국 독립영화계가 공을 들여 제작한 작품답게 전주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부산국제영화제와 무주산골영화제 등 국내 유수 영화제에서 연달아 초청할 만큼 관심을 모았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부천노동영화제 또한 이 작품을 초청해 상영하였는데, 영화 가운데 노동의 의미를 되새기는 에피소드가 여럿 등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