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모습과 대중적 인식에 큰 차이가 있는 이가 있다. 특출난 한 작품으로 기억되는, 소위 '원 히트 원더(one hit wonder)' 들에게 흔히 발견되는 현상이다. 대성공을 거둔 작품이 작가가 추구하는 작품세계와 다소 결을 달리하는 경우, 대중에게 인식된 이미지와 작가의 실제모습이 대중들에게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간극을 빚어내곤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중 하나로 꼽히는 이와이 슌지도 그런 경우라 하겠다. 한국에선 일본에서보다, 혹은 일본에서와는 좀 다른 이유로 명성이 높은 그다. 한국에서 슌지의 명성은 단 한 작품, <러브 레터>에 빚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 멜로를 대표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이 작품은 어찌나 유명했는지 수차례 재개봉은 물론, CF며 여러 콘텐츠에서 오마주 및 패러디될 만큼 관심을 받았다. 하얀 눈 쌓인 설원에서 주인공이 외치는 명대사 "오겡끼 데스까, 와따시와 겡끼데쓰. (잘 지내고 계시나요?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는 일본어를 할 줄 모르는 이도 외고 있을 만큼 유명한 문장이 되었다. 영화 촬영지인 홋카이도는 그로부터 지금까지 한국인이 꾸준히 찾는 인기 관광지로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