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스틸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뛴다. 뛰고 또 뛴다. 열과 성을 다해 뛴다. 게다가 무척 잘 뛴다. 카메라 앞 연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일반인들은 엄두도 못 낼 수준이다. 지켜보는 관객들의 가슴도 뛴다. 심지어 1962년생, 올해로 61세다. 짐작했다시피, 배우 톰 크루즈 얘기다.
18일까지 200만을 돌파한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미션 임파서블7>)에서도 톰 크루즈는 열심히 달린다. 아부다비 공항 건물 지붕을 발에 땀나게 질주한다. 카메라는 그의 질주를 담아낼 수 있는 최대한의 앵글로 포착한다. 마치 대자연 속에서 발버둥 치는 인간의 미약함을 상징하는 듯 하다. 그의 육체 자체가, 그가 지시하는 육체성 자체가 거대한 스펙타클의 전시라 할 만하다.
영화 속에서 그가 목숨을 걸고 거대 구조물 위를 내달리는 광경은 그 자체로 아날로그적이다. 이제는 집중력이나 힘이 떨어졌으나 여전한 마블의 시대고, '아바타'를 위시한 CGI, VFX가 스크린을 장악한 시대 아니던가. 그와 비교해 톰 크루즈의 뜀박질을 보고 있자면 마블 액션에선 볼 수 없는 어떤 숭고함마저 느껴질 정도다. 본편만큼이나 화제가 되는 촬영 비하인드 영상들이 팬들의 심금을 울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물론, 완전히 새롭다거나 독보적이라 볼 순 없다. 톰 크루즈는 전편인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에서도 런던 시내 건물 숲을 내달렸고, 스턴트를 직접 소화하다 발목 부상을 일화는 유튜브에 박제돼 있다. 4편에선 모래폭풍이 뒤덮은 두바이 시내를 가로지렀고, 3편에선 비좁은 상하이 골목을 요리조리 뛰어다녔다. 사랑하는 여성과 동료를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한다면 점에서, <미션 임파서블 7> 속 베니스 골목 장면도 대동소이하다.
이런 뜀박질을 흔한 액션영화의 관습이라 치부하면 곤란할 것 같다. 6편과 7편에서 도드라지듯이, 대도시 빌딩 숲과 공항 옥상을 질주하는 톰 크루즈는 마치 대자연 속 개별자 같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그를 잡아내는 카메라 앵글의 크기나 장면의 지속 시간은 전작에 비해 점차 확장돼 왔다.
이 확장은 7편까지 이어진 시리즈의 예산이나 규모가 커진 것과는 분명 다른 차원이다. 외길 영화인생 40년 중 후반부로 갈수록 액션영화 출연이 도드라지긴 했다. 그럼에도 '미션' 시리즈의 이단 헌트(톰 크루즈가)가 달리는 장면은 해를 더할수록 인상적이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오죽했으면, 영화 사이트 IMDB가 3년 전 톰 크루즈가 출연한 모든 작품에서 달리는 장면만을 편집한 영상을 내놓았을까(모아보니 실제 뛰는 장면이 포함된 작품 수가 많긴 많다).
기본적으로 영화 서사를 끌어가는 가장 큰 축은 여러 갈등의 연쇄다. 그건 기본적으로 인물 간 갈등이지만 나라 간에, 조직 간에 갈등이 될 수도 있다. 물리적이거나 이념적인 갈등의 양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갈수록 확장되는 톰 크루즈의 질주는 이 갈등을 맞닥뜨린 캐릭터의, 인간의 심리와 감정을 압축적으로 웅변하는 영화적 언어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숭고함이란 표현마저 떠오른다. 더군다나 무척이나 효과적이고 효율적이기까지 하다. 이런 시선의 확장은 톰 크루즈가 또 해가 더할수록 집착을 더하는 아날로그 감성과도 맞닿아 있다. 이처럼 확장과 변주가 핵심인 <미션 임파서블 7>은 그 정점에 선 영화다.
1편까지 소환하는 아날로그 감성과 시선의 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