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빠르게 바뀐다. 없던 것이 생기고 있던 것이 변한다. 그리고 가끔은, 때로는 그보다 자주 무언가가 사라진다. 사라지는 것 중에선 아까운 것들이 없지 않다. 이대로 없어져선 안 되는 곱고 귀한 것들도 제 자리를 잃는다. 제주 강정마을 앞바다 '산호 정원'도 그렇게 사라져가는 것 가운데 하나다.
사라지는 것을 지키려는 이들이 있다. 두 팔 벌려 부서지고 밀려나는 것을 어떻게든 껴안으려는 이들이 있다. 세계 최대 연산호 군락지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이 일대를 꾸준히 잠수하며 그 파괴 현황이 어떤지 살피는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시작은 2012년이다. 제주도 강정마을에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건설되며 바닷속 생태계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엔 화사하던 연산호 군락지가 이제는 뿌연 부유물로 덮여 참담하게 보인다. 40분짜리 다큐멘터리 <코랄 러브>는 비전문가의 눈에도 심각함이 드러나는 그 풍경으로 보는 이를 데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