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대표하는 방송국 < BBC >는 드라마 명가로도 유명하다. 그 명성을 쌓아 올린 건 1963년부터 현재까지 전무후무한 인기를 자랑하는 롱런 드라마 <닥터 후> 덕분이겠으나, 외에도 명작 소리를 듣는 드라마를 꾸준히 제작해 영국 드라마 시장을 선도해 온 노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영국 드라마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모르긴 몰라도 영국이 쌓아 올린 문화적 자산, 윌리엄 셰익스피어 이후 이어져 온 문학 중심의 창조적 유산들이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이는 없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닥터 후>를 보자. 매 시즌 허물을 벗듯 그 틀과 내실을 재창조하는 단막극 형식의 SF 물이지만, 시리즈 가운데 적잖은 회차에서 <닥터 후>를 넘어선 이야기를 빌려오곤 한다.
<농부 피어스의 환상>에서 기원한 로빈 후드의 설화라거나, 윌리엄 셰익스피어, 애거사 크리스티, 찰스 디킨스 같은 영국을 대표하는 문인을 등장시키는 대목은 영국이 저들이 가진 자산을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를 단적으로 내보인다. 그저 영국 출신 유명인을 활용할 뿐이 아니다. 그들이 남긴 자산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에피소드, 줄거리, 캐릭터도 얼마든지 있다. 심지어는 옛 작품을 새로이 단장하여 오늘의 감수성에 맞게 내어놓기도 하는 것이다.
세기를 넘은 영국 대표 탐정물의 귀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