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 '슬로 호시스' 시즌4

애플TV+ '슬로 호시스' 시즌4 ⓒ 애플TV+


애플TV+의 간판 시리즈물 <슬로 호시스>가 시즌4로 돌아왔다(9월 4일 첫 공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슬로 호시스>는 지난 2022년 시즌1을 시작으로 영국 정보기관 MI5 를 둘러싼 추악한 음모를 파헤치는 비밀 요원들의 활약상을 그리며 평단과 구독자들의 호평을 받아왔다.

​각종 TV와 영화에서 흔히 다뤄졌던 최정예 스파이들 대신, 조직에서 무능력하다고 낙인찍힌 요원들로 구성된 일명 '슬라우 하우스' 소속 인물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기존 첩보몰과는 판이하게 다른 개성 넘치는 작품으로 차별화를 이끌어 냈다.

​비록 넷플릭스 같은 인기 OTT 서비스의 작품이 아닌 탓에 국내에선 인지도가 약했지만 게리 올드만(잭슨 램 역),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MI5 다이애나 부국장 역)를 비롯한 출연진의 호연과 탄탄한 극의 완성도는 호평을 받았다.

총 6회차로 구성되는 시즌4 역시 전편과 마찬가지로 MI5, 그리고 슬라우 하우스를 둘러싼 새로운 위험을 전면에 내세웠다.

쇼핑몰 폭탄 테러, 또 다시 위험에 빠진 런던

 애플TV+ '슬로 호시스' 시즌4 예고편의 한 장면

애플TV+ '슬로 호시스' 시즌4 예고편의 한 장면 ⓒ 애플TV+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해 12월, 들썩이던 분위기의 영국 런던이 또 한번 위기에 휩싸인다. 인파로 북적이는 쇼핑몰에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해 수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 손쉽게 배후 인물을 체포할 듯 싶었지만 도리어 작전에 투입된 테러 진압 요원들의 추가 피해만 야기하기에 이른다.

​시즌3를 거치면서 사실상 MI5의 모든 것을 장악한 다이애나는 무능력한 낙하산 신임 국장 클로드를 쥐락펴락하면서 이번 사건의 범인을 잡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이번 역시 뭔가 속내를 알 수 없는 행동으로 향후 이야기 전개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한편 '슬라우 하우스' 멤버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연말연시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단 한 사람, 열혈 요원 리버 카트라이트(잭 로던 분)만큼은 예외였다. 전직 비밀기관 수장 출신인 할아버지 데이비드(조나선 프라이스 분)가 치매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걸 알게 되면서 심적 고통을 받기에 이른다.

손자를 쏜 할아버지...잭슨 램의 계획은?

 애플TV+ '슬로 호시스' 시즌4 예고편의 한 장면

애플TV+ '슬로 호시스' 시즌4 예고편의 한 장면 ⓒ 애플TV+


그러던 와중에 데이비드의 저택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자신을 찾아온 손자 리버를 알아보지 못하는 데이비드는 장총으로 손자를 쏴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었다. 그런데 시신과 혈흔으로 얼룩진 집에서 데이비드는 종적을 감춘 채 행방이 묘연했다. 사건 현장을 조사하던 팀장 엠마(루스 브래들리 분)는 잭슨을 불러 리버의 시신이 맞는지 확인을 요청한다.

​얼굴 빛 하나 변하지 않고 리버라고 확인해준 잭슨이었지만 이 또한 뭔가 수상하다. 아니나 다를까. 데이비드를 습격하러 나선 의문의 인물은 신분증까지 위조하고 비슷한 외모를 지닌 전혀 다른 제3자였다. 누군가 리버로 위장한 채 영국 정보기관의 각종 기밀 사항을 꿰차고 있던 할아버지를 죽이려고 했던 것이었다. ​

그렇다면 리버는 어디로 간 것일까? 1화의 말미, 프랑스 어느 한적한 시골길을 택시 한대가 달리고 있었다. 그 안에 탄 승객은 다름 아닌 리버. 그 역시 누군가의 위조된 신분증을 보유한 채 현재 벌어진 사건의 배후 추적에 돌입한 것이었다. 과연 폭탄 테러와 데이비드의 목숨을 노린 2개의 사건은 어떤 연결 고리를 지닌 것일까?

탄탄한 완성도 지닌 명품 시리즈
 애플TV+ '슬로 호시스' 시즌4

애플TV+ '슬로 호시스' 시즌4 ⓒ 애플TV+


오는 9월 15일 거행되는 미국 에미상 시상식 5개 부문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었을 만큼 <슬로 호시스>는 탄탄한 작품성을 자랑한다.

​ 제이슨 본(본 시리즈), 제임스 본드, 에단 헌트(미션 임파서블) 같은 수려한 용모의 주인공이 펼치는 화려한 액션과 스케일 큰 배경 화면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슬로 호시스>가 구독자들의 마음을 꾸준히 붙잡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회수하지 못할 떡밥을 남발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다양한 복선을 깔아 놓더라도 결국엔 모두 깔끔하게 해결하면서 후속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착실하게 높여왔다. 시즌5까지 제작을 확정 지을 만큼 <슬로 호시스>는 장수 시리즈물이 많지 않았던 OTT 시장에서 모범 사례로 정착한 것이다. 추악한 권력욕을 지닌 캐릭터들도 현실 속 인물처럼 설득력 있게 등장하면서 드라마 속 이야기의 당위성을 부여해왔다.

매 에피소드마다 각기 다른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일반적인 미드와 달리, <슬로 호시스>는 한 명의 연출자가 시즌 전체 회차를 담당했다. 이 때문에 비교적 일관성 있는 전개와 제작이 이뤄진다는 점도 강점이다. 다음 회차에서 보여줄 '슬라우 하우스' 멤버들의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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