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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1-0으로 패하자 선수들을 향해 히딩크 감독이 격려의 박수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 |
주요 외신들, 한국 선전에 찬사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반= '폭주기관차' 한국이 준결승에서 독일의 저항에 걸려 결승진출에 실패한 데 대해 AP통신 등 전 세계 주요 외신들은 '질주가 끝났다'거나 '꿈이 깨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한국이 4강에 오른 것만 해도 대단한 위업을 이룬 것이라고 평가하고 특히 '붉은 악마'를 비롯한 한국 관중의 관전 매너에 대해 일제히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AP통신은 25일 '월드컵 판도에 엄청난 이변을 일으킨 한국의 돌풍은 결승 문턱에서 좌절됐다'며 '그렇다고 해서 이날 패배가 실망스러운 것은 아니었다'고 타전했다. 이 통신은 또 패배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응원단은 선수들에게 기립박수로 격려했다고 전하면서 결승 진출 실패에 대한 낙담도 컸지만 칭찬이 더 많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AP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8강은커녕 1승과 16강 진출이라는 목표 달성도 이루리라 여긴 사람이 많지 않았으나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공격은 날카롭게 날을 세웠고 수비는 견고하게 만들었다'고 히딩크 감독의 공헌도를 높이 평가했다. AP 통신은 또 히딩크 감독이 지금까지 두 팀을 맡아 모두 월드컵축구 4강에 끌어올린 첫 감독이 됐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의 AFP통신은 '한국은 독일과의 경기에서 비록 졌지만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심판 덕에 꺾었다는 비난을 잠재웠다'고 평가하면서 '심판은 한국을 돕지 않았으나 독일은 한국을 상대로 시종 힘겨운 경기를 해야 했다'며 그간 심판의 도움으로 승리를 챙겼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또 '붉은 악마는 역시 최고의 응원단임을 입증했다'며 '한국인들은 패배를 인정했고 아무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AFP는 보도했다. 영국 BBC방송도 '거리 응원을 나온 700만 한국 국민은 그들의 영웅이 쓸쓸히 퇴장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지만 지금까지 선수들이 이뤄온 것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한국의 분위기를 전달했다. 미국의 스포츠전문채널 ESPN도 한국의 연승 행진을 '마술같은 질주'라고 표현했으나 '경기를 치를수록 한국 대표팀은 강해졌지만 오늘은 그렇지 못했다'며 질주가 끝났음을 아쉬워했다. 미국 CBS방송은 '한국 선수들의 의지와 온 국민의 열정은 독일의 냉혹한 골 결정력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이날 경기를 분석했다.
히딩크의 `초반 지키기' 역부족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적절한 시기가 찾아오면 과감한 승부수를 던지는 히딩크 감독의 용병술이 독일과의 4강전에서는 역부족이었다. 평균 신장이 4㎝ 이상 차이가 나는 독일을 상대로 고공플레이에서는 도저히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한 히딩크 감독이 이날 세운 전략은 전반 수비위주의 전술로 상대를 지치게 한 뒤 후반 공격을 통해 승부를 결정짓는 것. 이같은 용병술은 이미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도 적용된 적이 있지만 이날 선발 라인업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주전 공격수들을 뺀 히딩크 감독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이날 히딩크 감독은 그동안 선발로 출전했던 설기현과 안정환 등 공격수들을 선발라인업에서 빼고 그동안 조커로만 활용했던 이천수와 차두리를 좌우 측면 공격수로 세웠다. 이처럼 선발라인업에 변화를 준 것은 발이 빠르고 풀타임을 뛸 수 있는 이천수와 차두리를 활용, 상대 수비수들을 지치게 하는 동시에 그동안 많은 경기를 소화해 체력이 달리는 안정환, 설기현을 후반에 투입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의도. 그러나 `전차군단' 독일 선수들의 체력은 히딩크의 예상을 뒤엎고 상대적으로 회복기간이 짧았던 한국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독일 선수들의 체력 유지는 한국 선수들을 지치게했고 수비라인의 집중력까지 그대로 유지돼 좀처럼 허점을 보이지 않았다. 또 후반 8분 안정환을 투입, 승부수를 던지기 시작, 공격진을 대폭보강해 상대를 압박하려 했으나 최진철이 부상, 교체가 불가피해지는 의외의 상황이 발생하면서 교체 가능한 선수가 둘로 줄어들었다. 이때문에 히딩크가 막판에 계획했던 공격적인 전략이라는 승부수에 차질이 생겼고 38분 설기현까지 투입했으나 독일 쪽으로 기운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 놓지 못했다. 결국 높이에서 우위를 보인데다 체력까지 앞선 독일을 상대로한 히딩크의 전략 은 효과를 보지 못하고 독일에게 결승행 티켓을 양보해야 하는 아쉬운 상황으로 귀결됐다.
한국.독일 감독의 말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거스 히딩크 한국 감독 = 요코하마에 가지 못해 아쉽다. 독일팀은 더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팀이었다. 후반에 만회하려고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한편으로 굉장히 아쉽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고 이 것도 좋은 경험이 됐다. 선수들이 매우 자랑스럽다. 선수들이 독일을 너무 겁냈던 것 같다. 후반에 경기의 주도권을 쥐기는 했는데 미드필드에서의 플레이가 좋지 않았다. 골 찬스가 한두번 났으나 살리지 못해 아쉽다.(오늘 경기에 져) 실망했지만 삼키고 최대한 체력을 회복해 3위를 달성하겠다. ▲루디 푀일러 독일 감독 = 우리팀은 전반적으로 좋은 경기를 했다. 수비에서 콤팩트한 조직력을 보였고 공격 역시 조직력이 좋아져 많은 찬스를 만들었다. 처음부터 밀착수비를 했던 것이 승리의 원인이었고 우리팀은 충분히 승리할 자격이 있었다. 월드컵 지역예선에서는 우리팀이 16강에 오르기조차 힘들 것으로 보였지만 본선에서 경기를 치를 수록 목표가 커졌고 결승까지 올랐다. 특히 이전 경기와 오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발라크는 누적된 경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술적인 차원에서 파울을 했다. 결승전에 못나오게 된 그에게 존경심을 보낸다. 발라크는 독일팀 뿐 아니라 독일 국가를 위해 뛰었다.
태극전사들의 한마디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김태영(DF)= 책임감을 가지고 나섰지만 패스미스로 결승골을 내준 빌미를 제공해 미안하다. 휴식기간이 부족했지만 최선을 다했다. 최진철이 발목 부상으로 나가고 이민성이 들어왔지만 이민성도 준비된 수비수였기에 조직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3-4위전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박지성(MF)= 4강에 진출한데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오늘 경기에 져서 기분은 좋지 않다. 체력면에서는 조별리그 때보다 못했고 집중력이 떨어졌다. 오늘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바꿨지만 플레이에 대해 불만은 없다. 계약 조건만 맞는다면 유럽의 어느팀에서라도 뛰고 싶다. ▲유상철(MF)= (독일과) 파워면에서는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신장의 차이는 어쩔 수 없었다. 실점 순간 발라크를 놓친 것이 아쉽다. 홍명보가 클리어링할 줄 알고 마음을 놓았는데 홍명보의 발 각도가 바뀌는 것을 보고 `아차'했다. 3-4위전이 남았기 때문에 끝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뛰겠다. ▲홍명보(DF)= 미련이 남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하지만 결과는 아쉽고 이번 대회들어 치른 경기중 가장 힘들었다. 심판 판정에는 불만이 없으며 우리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자신감을 갖게 돼 좋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국내 프로축구리그도 활성화 돼 2006독일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기 바란다. ▲황선홍(FW)=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밟게됐지만 요코하마로 가지 못하게 돼 아쉽다. 회복기간이 짧아 체력이 떨어졌다. 독일은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독일은 경기 운영도 좋았고 신장이 좋아 힘든 경기를 펼쳤다. 수비 역시 독일은 견고했다. 한국축구는 이제 다시 시작이다.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3-4위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젊은 선수인 차두리, 이천수 등의 기량이 늘어 한국축구의 미래는 밝다. 그동안 성원해 준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이운재(GK)= 독일의 슛을 막기 위해 노력했고 더 잘할수도 있었는데 아쉽다. 오늘 경기에 져 야신상에 대한 미련도 없다. 우리를 이긴 독일이 우승하기 바란다.
한국-독일전 하이라이트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한국의 공격이 점차 살아나기 시작해 극적인 결승골에 대한 기대까지 높아지던 후반 30분. 센터라인 근처에서 김태영이 전진패스한 볼이 상대 선수에게 인터셉트됐고 볼은 공격 진영에 있던 빠른 발의 노이빌레에게 연결됐다. 노이빌레는 주저할 틈도 없이 한국 진영 왼쪽을 파고들기 시작했고 한국은 수비수 2명이 따라붙으며 견제했지만 엔드라인 근처에서 땅볼 센터링을 내줬다. 골문 바로 앞에는 독일의 플레이메이커 발라크가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으면서 홀로 서 있었다. 전반전부터 발라크를 전담마크하며 찰거머리 수비를 펼쳤던 유상철은 잠깐 방심한 듯 그와 3m이상 떨어져 있었다. 발라크는 골키퍼와 1대 1상황에서 그대로 1차 슛했고 골키퍼 이운재의 선방으로 나오는 볼을 다시 왼발로 슛, 그토록 견고하게 느껴졌던 한국의 골문을 기어코 열어제쳤다. 미드필드에서의 작은(?) 패스미스 하나와 순간적으로 전담마크맨을 놓친 결과가 분위기를 완전히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면서 패배를 자초했다. 한국의 거스 히딩크 감독은 5분 뒤 수비수 홍명보를 빼고 측면공격수 설기현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지며 동점골을 노렸다. 그러나 체력적으로 지친 선수들은 끝내 상대의 장신 수비벽을 돌파하지 못했다. 새로 투입된 설기현과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환한 이천수, 그리고 이영표까지 가세하면서 왼쪽을 집요하게 파고 들었으나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고 차두리, 송종국의 몸놀림이 더 바빠진 오른쪽 라인도 페널티지역 안까지 진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늘도 돕지 않았다. 경기종료 직전 설기현이 왼쪽을 파고들며 수비수를 헤집은 뒤 페널티지역 안에 서 노마크로 있던 박지성에게 밀어줬으나 박지성의 오른발에 정확하게 걸리지 않은 볼은 어이없이 빗나가 6만5천여 관중의 아쉬운 탄성을 자아냈다. 한국은 전반부터 다소 밀렸다. 막강 전차군단은 큰 키와 힘을 앞세워 맹공을 펼쳤고 지난 2차례 연장전에서 체력을 소진한 한국은 수비에 치중하면서 간간이 역습하는 작전을 펼 수 밖에 없었다. 전반 2분 수비수 라멜로프가 골문까지 올라 와 오른발슛을 날리는 것을 지켜봐야 했고 7분에는 슈나이더의 각도 큰 센터링이 공격수의 머리에 맞기 전 이운재가 간신히 캐치했다. 또 17분께는 노이빌레가 골키퍼와 1대 1로 맞서는 절호의 기회를 내 줬으나 이운재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고 전반 30분이 지나면서부터는 매 순간이 위기라고 할 정도로 일방적으로 밀렸다. 전반전에 한국이 공격했다고 할 만한 순간은 많지 않았다. 8분께 차두리가 오른쪽 페널티지역 근처에서 밀어준 볼을 이천수가 오른발로 감아찼으나 골키퍼 칸의 선방에 막힌 것과 17분께 박지성이 아크 근처에서 왼발로 강하게 찬 공이 골키퍼 정면으로 간 것 정도였다. 히딩크 감독의 구상대로 후반들어 공격 빈도가 많아졌지만 상대에게 그렇게 큰 위협은 되지 못했고 상대도 지쳐가던 순간 결승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한국 세계랭킹 15위권 진입할 듯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한국이 독일에 석패해 2002한일월컵축구대회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세계를 놀라게 한 4강 신화에 힘입어 세계 랭킹이 20위권 안쪽으로 수직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15일 집계한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평점 603점으로 40위. 지난 2000년부터 37-42위 사이를 맴돌며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유럽의 강호와 우승후보들을 잇따라 침몰시키며 세계축구계에 누구보다도 강인한 인상을 남긴 만큼 지난 98년 12월 한때 기록했던 17위를 뛰어넘어 역대 최고 순위로의 진입도 예상할 수 있다. FIFA 랭킹을 산정하는 방식은 승패는 물론 대회비중, 상대팀 수준, 홈.원정여부, 골득실까지 감안해 비교적 복잡하게 계산된다. 월드컵 본선경기는 곱하기 2.0으로 가중치가 가장 높다. 그 다음은 대륙별 선수권대회로 1.75, 월드컵 예선은 1.5, 친선경기는 1.0이다. 따라서 준결승까지 4승1무1패의 전적을 거둔 한국은 단순 승패 전적만으로도 상당한 폭의 순위 상승이 확실시된다. 게다가 `유럽킬러'라는 명성을 획득하며 랭킹 5위 포르투갈, 6위 이탈리아, 8위 스페인을 연파한 만큼 중위권 팀으로는 유례없는 랭킹 도약이 유력하다. 무엇보다 아시아 최초의 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프리미엄은 랭킹 상승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한국이 이긴 팀들이 모두 유럽팀이라는 점도 유리하다. 같은 월드컵 본선 경기라도 유럽축구연맹(UEFA)에 속한 국가와의 대결에는 높은 가중치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이 오는 29일 달구벌에서 벌어질 3-4위전에서 이겨 3위를 차지한다면 '98프랑스월드컵 첫 출전에 3위에 오른 크로아티아와 마찬가지로 20계단 이상의 순위 상승이 예상된다. 현재 예상으로는 최소 한도로도 평점 50점 정도가 추가될 수 있어 20위인 덴마크(657점)를 앞지를 수 있다. 평점이 70점까지 추가된다면 14-15위권인 루마니아(674점)도 제칠 수 있다. 이번 대회 전까지 44위에 머물러 있던 월드컵 통산 랭킹도 20위권 대로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전까지 4무10패에 그쳤던 통산성적에 4승1무를 추가하고 3-4위전에 이기면 다시 1승을 얹게 되기 때문에 단숨에 25위권을 추월하게 된다.
최고의 재미 선사한 양팀 GK대결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독일의 한일월드컵축구대회 준결승에서는 야신상에 명함을 내민 양팀 골키퍼 이운재(수원)와 올리버 칸(바이에른 뮌헨)의 `거미손' 대결이 최고의 재미를 선사했다. 8강전까지 5경기를 치르는 동안 각각 2골(이운재)과 1골(칸)만을 내주며 게임당 평균 실점에서도 박빙의 대결을 펼쳤던 둘의 맞대결은 양팀의 결승행을 좌우할 열쇠의 하나로 관심을 모았던 카드. 이전까지 철저한 무명이었다가 이번 대회들어 신들린 선방을 거듭해 온 이운재가 세계 최고의 골키퍼 칸에게 도전장을 내민 형태로 벌어진 이날 대결에서 둘은 팀의 승패를 떠나 기대 만큼의 플레이를 펼쳤다. 이미 목표를 초과 달성한 터에 두려울 것이 없는 이운재는 마치 든든한 바위와 같았다. 이운재는 전반 7분 베른트 슈나이더의 날카로운 오른쪽 센터링을 적극적으로 대시하며 잡아내 골문에 버틴 독일의 장대군단을 돌려세웠고 전반 17분에는 올리버 노이빌레의 강슛을 넘어지며 선방했다. 후반 8분에도 득점공동선두 미로슬라프 클로세의 헤딩을 침착히 막아낸 이운재는 경기 내내 날카로운 센터링을 받아 넣기 위해 독일의 거한들이 득달같이 솟구치는데도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헤딩공세를 막아냈다. 다크호스의 도전에 움찔한 칸도 역시 이름값을 했다. 전반 9분 차두리가 오른쪽에서 밀어주자 이천수가 벼락같은 논스톱 강슛을 때려 넣었지만 칸은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몸을 날려 쳐 냈다. 골문을 향해 빨려 들어가던 볼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팬들이 일제히 탄식을 했던 결정적인 장면이 지나고 다시 8분이 흐른 뒤 박지성이 문전으로 치고 들어가며 왼발 강슛을 날렸지만 칸은 다시 한번 가볍게 막아냈다. 둘의 치열했던 승부는 후반 30분 미하엘 발라크가 이운재의 일차 선방에도 불구 리바운드된 볼을 우겨 넣으면서 칸 쪽으로 기울었지만 이운재는 후반 34분 마르코 보데의 대포알같은 중거리슛을 다시 선방하면서 끝까지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독일이 결승에 진출하면서 야신상을 향한 승부는 칸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게 됐지만 골키퍼의 교본을 보여주는 듯 했던 칸의 선방에 비해 조금도 손색이 없는 방어를 해 낸 이운재는 `아시아의 진주'로서 세계축구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히딩크, 계속 대표팀 맡게 될까?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남을까, 떠날까?'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했던 한국이 독일에 패해 결승행이 무산됨에 따라 거스 히딩크 감독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세계적 명장다운 지도력으로 한국에 월드컵축구대회 첫 승과 16강의 짜릿한 선물을 안긴 데 이어 아무도 예상치 않은 8강, 4강의 신화까지 창조, 영웅이 된 게 사실이다. 그의 지도철학은 정치, 경제 등 다방면에서 응용되면서 이른바 '히딩크 신드롬'을 낳았고 국민 대다수는 히딩크 감독이 가깝게는 부산아시안게임, 멀게는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 대표팀 지휘봉을 계속 잡아 줄 것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강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휘어잡는 히딩크 감독의 진가를 새삼 확인한 세계 유수 클럽도 물밑에서 영입 작업을 펴고 있는 등 그가 계속 대표팀을 맡을 지 아니면 손을 놓을 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떠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다소 유력한 상황이다. 히딩크 감독의 잔류 여건은 이미 형성돼 있다. 귀화까지 추진하자는 글이 각 인터넷사이트마다 폭주하는 등 애정을 보내고 있고 정부에서도 히딩크 감독이 국위를 선양해준 점을 감안, 명예국적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또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도 대회 개막전 '히딩크 감독이 16강을 이루면 계속 맡아달라고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밝히는 등 축구협회 차원에서도 그를 붙잡아두기 위한 묘책을 찾고 있다. 그러나 정작 히딩크 감독 본인은 확답을 주지않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노하우를 충분히 전달, 한국축구의 수준을 세계강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끌어올렸고 목표도 초과달성하는 등 '할일은 다했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스페인의 명문 레알 마드리드가 손짓을 하고 있다는 설이 제기된 데 이어 조국 네덜란드의 PSV 에인트호벤이 영입을 원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이러한 추정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히딩크 감독은 지난 21일 '대회 개막전에 접촉을 해온 사람이 있으나 '월드컵에 전념하고 싶다'고만 했다'며 여기저기서 러브콜을 받고 있음을 시인했고 자신 또한 빅리그 감독직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런저런 정황을 종합하면 히딩크 감독은 생애 최고의 나날들을 보낸 한국과의 인연을 정리하고 더 큰 물로 떠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더라도 히딩크 감독은 자신을 강력히 원하는 한국에 계속 남을 지 아니면 새로운 곳에서 검증된 지도자 자질을 또 한번 발휘할 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질 것으로 관측된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히딩크 감독이 오랫동안 국민의 마음속에 영웅으로 자리잡을 것은 분명하다.
히딩크축구의 성과물은? (대전=연합뉴스) 특별취재단=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남긴 성과물은 무엇인가. 네덜란드 출신으로 지난해 1월 대표팀에 부임한 히딩크 감독은 1년5개월간의 조련을 통해 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엄청난 성과를 냈지만 앞으로도 먼길을 가야할 한국축구는 그가 남긴 것을 차분히 추스려야 할 때가 됐다. `쪽집게 과외교사'가 되길 거부하며 한국축구의 체질개선을 시도했던 히딩크 감독은 우선 과학적인 훈련방법을 도입했다. 한국축구는 예전 유럽선수들에 비해 떨어지는 체격조건을 정신력과 체력으로 만회하려 했었지만 정신력을 매번 높은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느냐와 경기에서 체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는 항상 문제가 됐다. 특히 '내내 열심히 달리기만 한다'는 부임 초기 히딩크 감독의 혹평에서 보듯 대표 선수들의 체력은 후반 20분이 지나면 바닥을 치기 마련이어서 매번 강팀들을 만날때마다 번번이 막판 체력저하의 문제를 노출했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올초부터 실시해 온 파워프로그램을 통해 일반적 체력이 아닌 `90분간의 축구경기에 쓸 수 있는 체력'을 길러왔고 그것은 한국이 월드컵에서 한수 위의 상대들을 강한 압박으로 제압한 원동력이 됐다.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의 회복시간(recovery time)을 단축하고 경기 중에 체력을 적절히 배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문가인 레이몬드 베르헤옌 트레이너를 영입한 가운데 심박측정기로 측정된 치밀한 데이터를 활용했던 것이 열매를 맺었다. 이와 함께 한국축구는 히딩크 감독을 통해 또 세계축구의 조류에 부합하는 전술과 시스템을 이식하는데 성공했다는 점도 크나 큰 성과다. 수비전술에서 한국축구는 이전까지 주로 리베로 시스템을 사용하며 수비라인의 뒤에 스위퍼를 두는 전형을 사용했지만 히딩크 감독이 전술부문에서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이 바로 이 부분. 히딩크 감독은 수비와 미드필드의 간격이 넓어지는 리베로 시스템으로는 수비진과 미드필드진간의 유기적인 수비조직력을 끌어내기 힘들고 또한 창조적인 공격도 불가능하다는 지론 아래 `一'자 수비를 도입했다. 처음에 빼든 포백카드에 선수들이 적응하지 못하자 지난해 11월 `一'자 스리백으로 수비전형을 굳힌 히딩크 감독은 수비와 미드필드라인의 간격을 좁힌 가운데 적절한 존디펜스(지역방어)를 구사하면서 수비시스템의 선진화를 가져왔다. 히딩크 감독은 또 '공격수는 수비에 가담하지 않아도 욕은 안 먹는다'는 잘못된 관념을 깨뜨린 채 수비력을 갖추지 못한 선수는 외면하는 방법으로 10명의 필드플레이어가 모두 제 자리에서 수비에 가담하도록 만든 것도 성과의 하나. 또 선수들의 전술이해도를 높이는 작업과 동시에 여러 포지션을 맡을 수 있는 `멀티포지션 플레이어' 만들기에 주력한 것도 결국 큰 성과의 하나로 남았다. 과거 대표팀은 그 포지션의 주전선수 하나가 부상으로 나서지 못할 경우 정신적 공황에 빠지는 것은 물론 전체적인 전형까지도 손을 봐야할만큼 타격을 입었지만 히딩크 체제아래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부상을 돌발적인 상황이 아니라 언제고 찾아오는 `일상'의 범주에 포함시킨 히딩크 감독의 `멀티플레이어론'은 상대에 따른 전형의 변화에 선수들이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이 됐고 동시에 대표팀 전력의 안정화를 가져왔다. 한편 대표팀 선수선발과 관련해 철저히 실력을 중시했던 것은 그간 대표팀 구성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던 `학연'이 설 자리를 잃게 했고 과감하게 신인들을 발굴해 한국축구의 미래를 준비하게 했다는 것도 국내 축구지도자들이 가슴깊이 새겨야 할 중요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독일 결승골 발라크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한국의 거센 돌풍을 저지시킨 미하엘 발라크(25.바이엘 레버쿠젠)은 `녹슨 전차군단'이라는 혹평을 받았던 독일의 새로운 '엔진'으로 급부상한 공격형 미드필더. 발라크는 이번 월드컵에서 최전방 공격수 미로슬라브 클로세와 찰떡 궁합을 이뤄 자로 잰 듯한 패스를 과시, 결국 독일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대회 전 장딴지 부상으로 출전여부마저 불투명했던 발라크는 이번 대회 6경기에 모두 출전, 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으며 모두 3골을 터뜨려 득점력 또한 무시못할 실력을 갖췄다. 한국과의 25일 4강전에서는 전반내내 유상철에게 꽁꽁 묶여 제대로 된 패스를 내주지 못했고 후반 26분에는 이천수에게 태클을 걸다 옐로카드를 받아 브라질-터키간 승자과 격돌할 결승에는 출전하지 못한다. 하지만 발라크는 경고를 받은 지 4분만에 올리버 노이빌레가 문전으로 밀어준 볼을 한국의 수비가 놓친 사이 두 차례의 슈팅 끝에 첫 골이자 결승골을 뽑아내 최고의 수훈갑이 됐다. 189cm, 80kg의 건장한 체구로 1999년 4월 국제무대에 처음 데뷔, 월드컵전까지 A매치 출전기록이 22경기에 불과한 '신예'에 가깝지만 지난해 11월 월드컵 진출권을 놓고 벌어진 우크라이나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무려 3골을 터뜨려 꺼져가던 독일의 월드컵 본선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지난해 전반기 분데스리가 최우수선수로 선정됐으며 바이엘 레버쿠젠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및 독일컵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옛 동독 출신으로 지역 클럽인 FC 쳄니처에 가입해 축구선수로서의 첫 꿈을 키웠고 21세 이하 독일청소년대표팀에서 활약한 이후 카이저스라우테른에 입단했다. 이번 월드컵이 끝나면 분데스리카 최고의 명문클럽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할 예정이다.
3-4위전때도 서울도심 교통통제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한국이 독일과의 경기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3.4위전이 열리는 오는 29일에도 여전히 거리 응원단을 위해 서울 시청앞 광장 등지의 교통이 부분 통제되고 지하철도 연장 운행된다. 시는 한국팀이 브라질-터키전에서 패한 팀과 3위를 놓고 대결을 벌이는 29일 길거리 응원전이 펼쳐지는 시청앞 광장과 광화문 네거리 등지의 교통을 부분 통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낮 12시를 전후해 1단계로 소공로입구(조선호텔앞) →롯데호텔, 을지로1가.무교동 →시청, 을지로1가.무교동∼서소문.남대문간 도로를 각각 통제하되 세종로교차로∼남대문과 소공로∼시청∼세종로간은 정상 소통시킬 계획이다. 이어 응원인파가 예상보다 늘어날 경우 2단계로 세종교차로∼남대문간만 제외하고 소공로∼시청∼세종로간을 추가로 통제할 예정이다. 시는 또 지하철 1∼8호선 전체에 대해 이날 오전 7∼10시, 오후 5∼8시, 경기 종료 이후 평소 러시아워처럼 2분30초∼3분 간격으로 단축 운행하며, 종착역 도착시각으로 30일 오전 3시30분까지 연장 운행한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90분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반= 패배를 예견했던 것일까. 25일 독일과의 준결승전이 치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은 특유의 활력을 찾아 보기가 어려웠다. 경기 전 애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벤치에서 보여준 굳은 표정은 모처럼 선발로 출장시킨 차두리, 이천수 등 어린 선수들에 대한 염려같아 보였다. 경기가 시작된 뒤에도 히딩크 감독의 얼굴엔 그늘이 떠나지 않았다. 벤치 기둥에 기대 팔짱을 낀 채 그라운드를 응시하던 히딩크 감독은 거의 움직임이 없이 경기만 지켜보는 듯 했다. 그러나 황선홍, 이천수, 차두리의 매서운 공격이 독일 수비진을 위협하자 표정은 한결 밝아졌다. 황선홍이 상대 공격 진영에서 파울을 저질렀지만 히딩크 감독은 '잘하고 있다. 더 몰아 붙여라'는 뜻으로 손신호를 보냈다. 여유를 찾은 히딩크 감독은 비스듬히 기대서서 핌 페어벡 코치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마치 '두리와 천수가 생각보다 잘 해내고 있군'이라고 말하는 듯 했다. 잠시 후 벤치를 벗어나 터치 라인 근방으로 가려던 히딩크 감독은 방송 중계팀의 케이블이 발에 걸리자 '이게 뭐야'하면서 발로 헤집고 나와 관중석의 웃음을 자아냈다. 후반 들어 히딩크 감독의 표정이 다시 어두워졌다. 체력이 바닥난 한국 선수들이 미드필드 싸움에서 밀리며 독일에게 잇따라 크로스를 허용하자 걱정스런 표정으로 터치 라인에서 선수들을 독려했다. 하지만 격정어린 몸짓은 없었다. 터치 아웃이 되자 빠른 몸놀림으로 스로우인을 받으라는 손신호를 보냈지만 이탈리아나 스페인을 상대할 때와 달리 의외로 차분했다. 홍명보를 빼고 설기현을 투입하면서 빠른 말투로 작전을 지시한 히딩크 감독은 결연한 표정으로 동점골을 주문하는 듯 했다. 인저리 타임 때 독일 선수가 쓰러져 일어나지 않자 부심에게 다가가 '왜 이리 시간을 끄느냐'며 항의를 한 히딩크 감독은 결국 경기가 패배로 끝나자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적장 루디 푀일러 감독과 포옹에 이은 축하 인사를 나눈 히딩크 감독은 경기 내내 잊었던 엷은 미소로 '4강 신화'를 이룬 선수들을 맞았다.
英ITV, "한국 2006년 선전 기대"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 한국-독일간 준결승전을 영국 전역에 중계한 민영 ITV 해설자들은 25일 경기가 끝난 뒤 한국의 4강진출이 음모에 의한 것이라는 일부 주장은 '쓰레기같은 소리'이며 한국은 '훌륭한 팀'이라고 평가하고 "오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선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 축구대표팀이 전반에 강한 수비와 함께 속공으로 역습해 독일을 괴롭히는 등 잘 싸웠으며 후반에도 마지막까지 분투했지만 오늘은 한국의 날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해설자들은 두 팀은 준결승다운 면모를 그대로 보여줬고 한국의 수준도 준결승전에 오를 충분한 자격이 있었다고 말하면서 미국과의 경기에서 부진했던 독일은 이날 이번 대회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고 지적했다. ITV 해설진은 전반 종료뒤 독일의 공격과 한국의 수비가 모두 훌륭했지만 한국 선수들은 독일 선수들을 자유롭게 놔두지 않았으며 항상 누군가가 수비수의 뒤를 받치다가 역습에 나서 독일을 괴롭혔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또 월드컵에서 무패행진으로 이어져 오던 한국의 '꿈'은 끝나고 독일이 결승에 진출하는 '현실'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체력 부담이 너무 컸다"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전문가들은 25일 한국 축구대표팀과 독일간 4강전 결과에 대해 선수들의 소진된 체력부담이 패배의 직접적인 이유였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축구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를 토대로 앞으로 한국 축구의 나아갈 길과 보완해야 할 문제들을 조목조목 따져 진정한 월드컵 4강 진출국으로의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창선 경희대 감독 = 현장에서 지켜본 결과 선수들은 지나친 격전에서 제대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다. 특히 김태영과 최진철, 홍명보 등 수비진은 상대 스트라이커 클로세와 노이빌레의 스피드, 제공권을 차단하는데 힘이 부쳐 보였다. 특유의 미드필드 압박에도 실패했다. 녹슨 전차군단이라고 해도 역시 독일은 위력적인 팀이었다. 노련한 경기 운영과 탄탄한 수비가 돋보였다. 우승은 한두가지의 장점만으로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국은 위대한 전진을 이뤘다. 선수들의 노력, 국민들의 뜨거운 성원, 히딩크 감독의 지도력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이것은 끝이 아니다. 한국축구가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 이제부터 시작하는 기분으로 장기적인 플랜을 세워 엘리트 선수의 저변확대, 활발한 해외교류, 프로축구의 활성화 등을 꾀해 4년후, 8년후를 대비해야 한다. ▲김호 수원 삼성 감독 = 더 이상 바랄게 없을 정도로 잘한 경기였다. 계속된 경기로 체력이 떨어졌고 이로 인한 집중력과 기동성 저하로 한순간 수비에 허점이 생겨 실점한게 아쉬울 뿐이었다. 최진철, 홍명보가 교체돼 나가면서 수비에 구멍이 생긴게 실점의 결정적인 원인었다. 하지만 선수들이나 코칭 스태프 모두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 12번째 선수들인 붉은 악마의 성원에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고 이들의 성원이 있는 한 한국 축구의 미래는 밝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독일은 세계를 제패했던 팀 답게 저력을 보여줬다. ▲조광래 안양 LG 감독 = 전반에는 안정된 수비라인을 바탕으로 미드필드의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잘풀어갔다. 하지만 후반들어 교체 선수들이 들어오면서 미드필드 주도권을 빼앗겼고 저조한 플레이를 할 수 밖에 없었다. 후반에 최진철 대신에 이번 대회에서 한 경기도 뛰지 않았던 이민성을 넣기 보다는 유상철을 아래로 내리고 이을용이나 윤정환을 기용해 허리를 보강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지친 체력을 갖고도 체력이 좋은 독일 선수들과 잘 싸운 후배들이 자랑스럽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축구가 확실하게 발전했고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