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키와의 일전을 하루 앞둔 28일 오후 경주시민운동장에서 한국축구대표팀 거스 히딩크 감독이 마무리 훈련도중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히딩크 '한국 잔류 아직은 모르겠다'

(경주=연합뉴스) 특별취재단= '한국에 남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터키와의 한일월드컵 3-4위전을 하루 앞둔 28일 경주시민운동장에서 월드컵팀과 마지막 훈련을 가진 뒤 자신의 향후 진로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진로에 대한 물음에 일절 노코멘트로 일관했던 히딩크 감독은 이날 한국에 잔류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아직 확실치 않다(not so sure). 앞으로 어떻게 될지 봐야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히딩크 감독은 또 '한국은 짧은 시간에 내 마음을 훔쳐갔다'며 '팬들의 성원, 협회의 지원 등 모든게 좋았으며 이곳에서 새로운 경험들을 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히딩크 감독과의 일문일답.

--내일 월드컵팀의 마지막 경기인 3-4위전을 치르는 특별한 느낌은 없나.

▲대회를 준비하고 또 치르는 동안 항상 특별한 느낌이었다. 내일 경기에서 그 기분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월드컵 이후 한국팀이 어떤 길을 가기 바라나.

▲우리가 해 온 스타일을 계속 지켜가야 한다고 본다. 골대를 향해 최대한 빨리 진격하는 공격적인 스타일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터키전 선발라인업에는 변화가 있을 것인가.

▲약간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김남일이 부상으로 출전이 불가능하고 최진철과 황선홍도 출전여부가 의심스러운 상태다.

--한국에 남을 생각이 있는지.

▲아직 확실치 않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봐야겠다. 긴 준비과정에서 이 선수들과 그라운드에서 항상 함께 했다. 지금 내 진로는 중요하지 않다. 어쨌든 한국은 짧은 시간에 내 마음을 훔쳐 갔다. 국민들의 성원, 협회의 지원, 열린 마음으로 나를 따라 준 선수들, 모든 것이 좋았으며 이곳에서 새로운 것을 경험했다.

한국은 내 마음 속에 있다. 한국을 영원히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어떤 환경에서든 언제든 한국에 돌아올 것이다.

붉은 악마 최종 메시지,`CU@K리그'

(대구=연합뉴스) 특별취재단= 한국축구대표팀 응원단인 '붉은 악마'가 29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터키의 3-4위전 카드섹션 구호로 `CU@K리그'를 채택했다.

관중석 사정을 감안해 `See You at K리그(K리그에서 만나자)'를 신세대 사이버 언어로 축약해 쓴 이번 구호는 한일월드컵에서 팬들이 보여준 열기를 한국 프로축구리그인 K리그로 이어가자는 희망을 담고 있다.

붉은악마는 지난 '98프랑스월드컵 이후 국내 프로축구가 부흥기를 맞았던 것을 상기하면서 이번 대회 열기가 대회종료 후에는 K리그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져 국민의 사랑속에 수준급 리그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붉은악마 대구지회 회원 60여명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대구월드컵경기장 본부석 왼편 스탠드에 붉은색과 흰색 종이 4천여장으로 메시지 설치 작업을 벌였다.

또 경기 당일에는 2천여명의 붉은악마 회원들이 경기장을 찾아 한국과 터키의 3-4위전 응원을 주도하며 막바지 축제분위기를 고조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날 대구경기장 카드섹션 설치 작업에 참가한 김문식(23.구미1대학) 회원은 '한국의 4강 진출로 고조된 열기가 프로축구의 부흥으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황선홍, 3-4위전 결장할 듯

(경주=연합뉴스) 특별취재단= 한국축구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황선홍(가시와 레이솔)이 29일 터키와의 한일월드컵 3-4위전에 나서지 못할 전망이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 반납을 선언했던 황선홍은 지난 4일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의 왼쪽 엉덩이 부상이 지난 25일 독일전에서 악화돼 마지막 경기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28일 대표팀 관계자가 밝혔다.

27일 훈련에 나서지 못했던 황선홍은 인근 병원에서 부상부위에 MRI촬영을 했을 만큼 상태가 나빠진 상태이며 이에 따라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이날 저녁 다시 한번 상태를 점검하기로 했지만 일단 출전이 힘든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 의료진 관계자에 따르면 황선홍의 부상은 애초부터 가볍지 않았다.

폴란드전에서 왼쪽 엉덩이근육(대둔근)에 충격을 받은 가운데 격렬하게 몸을 움직이면서 인대가 손상됐던 황선홍은 이후 통증을 무릅쓰고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전에 출전하면서 상태가 점점 나빠졌던 것.

주치의에게 '부상정도를 감독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라'고 당부할 만큼 투혼을 불살랐던 황선홍은 결정적으로 독일과의 준결승에서 무리를 하면서 엉덩이 근육은 물론 허벅지 뒷쪽 근육에까지 통증을 느끼게 된 것.

지난 10일 미국과의 경기에서 눈언저리가 찢어져 피를 흘린 뒤 붕대를 감은 채 경기에 나서 국민을 감동시켰던 황선홍은 마지막 무대를 위해 그야말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던 셈이다.

결국 황선홍이 자신의 은퇴경기가 될 예정이던 3-4위전에서 출전하기 힘들게 됨에 따라 축구팬들은 지난 14년간 대표팀의 대들보로 활약해 온 황선홍이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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