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농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24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서 파리로 가는 유로스타에 타기 전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오는 27일 개막하는 파리올림픽에 한국은 143명의 선수단이 출전한다. 이는 한국전쟁 휴전 11년 후에 열린 1964년 도쿄올림픽의 165명보다 적은 규모다. 직전에 열렸던 2020 도쿄올림픽의 238명보다는 95명이 줄었다.
한국이 이처럼 소규모(?) 선수단을 출전시키는 이유는 여자 핸드볼을 제외한 모든 단체 구기종목에서 본선행 티켓을 놓쳐서다.
사실 이전 올림픽보다 구기종목의 열기가 떨어진 건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특히 만 23세 이하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남자 축구에서는 한 국가당 3명씩 활용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에서 스타 선수들이 대거 제외됐다. 일본은 아예 와일드카드 선수를 한 명도 선발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와일드카드 선수 중 축구팬들에게 익숙한 인물은 아르헨티나의 공격수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 FC) 정도다.
스타 선수들의 출전이 상대적으로 적은 축구 대신, 이번 대회에서 그나마 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종목은 바로 남자농구다. 농구는 각 나라마다 NBA와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스타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나라의 명예를 위해 뛸 준비를 마쳤다.
그 중에서도 '드림팀'이라 불리던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가장 화려한 멤버로 꾸렸다고 평가받는 세계 최강 미국농구 대표팀에 팬들의 시선이 쏠리는 분위기다.
항상 최고는 아니었던 미국 남자농구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앞두고 농구종목에서 프로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이 허용되자 미국은 11명의 NBA 슈퍼스타들과 한 명의 대학선수로 구성된 대표팀을 구성했다. 마이클 조던과 매직 존슨, 레리 버드 등이 포함된 전설의 '드림팀 1기'였다. 당시 미국은 바르셀로나 올림픽 전 경기에서 100득점 이상을 올리고 30점 차 이상의 격차로 승리를 거두며 8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최고의 센터 하킴 올라주원과 데이비드 로빈슨, 샤킬 오닐을 동시에 선발해 금메달을 따낸 미국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고전 끝에 힘들게 대회 3연패에 성공했다.
하지만 미국대표팀은 더 이상 붙어보기도 전에 상대가 벌벌 떠는 '드림팀'이 아니었다. 미국은 르브론 제임스와 카멜로 앤서니 등 신예들이 대거 출전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아르헨티나에게 4강에서 패하며 동메달을 따는데 그쳤다.
이어진 2006년 농구월드컵에서도 4강에서 그리스에게 덜미를 잡힌 미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고 코비 브라이언트와 르브론 제임스, 카멜로 앤서니, 드웨인 웨이드 등으로 팀을 구성해 결승에서 스페인을 꺾고 금메달을 되찾았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코비와 르브론 콤비에 케빈 듀란트라는 젊은 '사기유닛'이 더해졌고, 결승에서 가솔형제가 이끄는 스페인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국은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도 듀란트, 앤서니, 카이리 어빙, 폴 조지, 지미 버틀러 같은 스타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지만 NBA룰과 다른 국제농구연맹의 룰에 적응하지 못해 고전했다.
힘들게 결승에 올라간 미국은 듀란트의 원맨쇼에 힘입어 유망주 시절의 니콜라 요키치가 활약한 세르비아를 30점 차로 꺾고 올림픽 3연패에 성공했다. 아테네 올림픽의 아쉬움을 완전히 털어버린 미국농구의 화려한 부활이었다.
미국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많은 스타 선수들이 부상과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출전을 고사하면서 올림픽에 첫 출전하는 새 얼굴들이 대거 포함됐다. 미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프랑스에게 패했지만 결승에서 프랑스에게 설욕하며 올림픽 4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러나 미국은 신예선수들이 대거 포함되며 세대교체를 노렸던 지난해 농구월드컵에선 4위에 그쳐 또다시 농구 종주국의 자존심을 구겼다.
'마지막 불꽃' 위해 슈퍼스타들이 뭉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