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인천 남동구 선수촌 국기광장에서 열린 한국선수단 입촌식에서 김정행 대한체육회장 등 한국선수단이 이에리사 선수촌장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인천 남동구 선수촌 국기광장에서 열린 한국선수단 입촌식에서 김정행 대한체육회장 등 한국선수단이 이에리사 선수촌장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 연합뉴스


45억 아시아인의 스포츠 축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이 오늘 막을 올린다.
이번 대회는 19일 오후 6시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아시아 45개국에서 모인 1만3000여 명의 선수단이 다음 달 4일까지 16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개막식은 한국 영화의 거장 임권택 감독이 지휘하고 재기 발랄한 장진 감독이 연출을 맡아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마지막까지 비밀에 싸여 있는 마지막 성화 점화자로 과연 누가 등장할 것이냐도 관심거리다.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12년 만에 다시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 한국은 금메달 90개 이상 따내 중국에 이어 5회 연속 종합 2위를 지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은 1986년 서울 대회(93개), 2002년 부산 대회(96개) 등 안방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90개가 넘는 금메달을 거둔 바 있다.

한국은 내친 김에 역대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지만 1982년 뉴델리 대회를 시작으로 9회 연속 종합우승에 도전하는 아시아 최고의 스포츠 대국 중국의 벽은 넘기 어려워 보인다.

중국은 안방에서 열린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무려 199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이는 한국(76개), 일본(48개)를 비롯해 종합 2~7위 국가들의 총 금메달(189개)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중국의 자신감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올라있는 육상, 수영, 체조 등 기초 종목에서 나온다. 중국은 4년 전에도 이들 3개 종목에서만 66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기초 종목이 약한 한국은 효자 종목인 양궁, 태권도, 펜싱, 사격 등에서 최대한 많은 금메달을 따내 중국과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다.

'안방 효과' 앞세워 역대 최다 금메달 도전

한국은 21일 '마린보이' 박태환이 출전하는 남자 수영에서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광저우 대회에서 자유형 100m, 200m, 400m에서 3관왕에 올랐던 박태환은 이번에 자신의 이름을 딴 '박태환 수영장'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겨준 '도마의 신' 양학선도 아시안게임 2연패에 나선다. 양학선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이어 지난해 10월 벨기에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체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남자 도마 금메달을 따내며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양학선이 기계체조를 이끈다면 리듬체조에는 손연재가 있다. 광저우 대회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메달인 동메달을 획득한 손연재는 성장을 거듭하며 런던 올림픽에서 5위에 오르는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하고 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양궁은 3회 연속 전 종목 석권이라는 신화에 도전한다. 한국은 2006년 도하 대회,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남녀 개인과 단체전에 걸린 금메달 4개를 휩쓸었다.

이번 대회부터는 기존 리커브 종목에다가 활의 양 끝에 도르래를 달아 활시위를 당길 때 기계적 힘이 혼합되는 컴파운드 종목이 추가되면서 양궁의 전체 금메달이 8개로 두 배나 늘었다.

한국은 런던올림픽 남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오진혁, 광저우 대회 2관왕 김우진 등을 앞세워 이번에도 전 종목 석권을 노리고 있지만 대회 개막을 앞두고 리커브 단체전 경기 방식이 기록합산제에서 세트제로 바뀐 점이 변수로 꼽힌다.

역시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은 사격도 런던 올림픽 2관왕 진종오와 김장미가 버티고 있다. 광저우 대회에서 역대 최다인 13개의 금메달을 따냈던 사격은 이번 대회에서 15개 이상의 금메달을 가져와 양궁과 함께 한국의 2위 수성에 든든한 효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야구는 박병호, 김광현, 김현수 등 프로야구 스타들이 참가해 눈길을 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끝으로 정식 종목에서 제외된 야구는 프로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을 유일한 기회가 아시안게임뿐이어서 금메달을 향한 집념이 남다르다.

세계 최고의 '별'들이 인천에 떴다

아시안게임은 대륙별 스포츠 대회로는 최대 규모답게 세계 최고의 스타들이 대거 출전한다. 특히 중국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만 33명이 이번 대회에 출전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 수영의 간판스타 쑨양은 박태환과 자유형 종목에서 맞붙는다. 쑨양은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 400m, 1500m 2관왕을 차지했고 지난해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에서도 400m, 800m, 1500m 금메달을 휩쓸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박태환과 쑨양이 하늘에 떠있는 별이라면 올해 스무 살이 되는 일본의 하기노 코스케는 새롭게 떠오르는 별이다. 지난달 호주에서 열린 팬퍼시픽대회 남자 개인혼영 200m 결승에서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를 0.02초 차로 따돌리고 우승하며 주목을 받은 하기노는 이번 대회에서 박태환과 쑨양에게 도전장을 던진다.

배드민턴에서는 베이징 올림픽과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중국의 린단이 가장 유력한 남자 단식 금메달 후보다. 린단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5차례나 우승을 차지한 남자 배드민턴 최고의 강자다.

이 밖에도 펜싱 남자 플뢰레 레이성, 역도 남자 77㎏급 루샤오쥔, 탁구 마룽, 태권도 우징위, 체조의 저우카이, 다이빙 천뤄린 등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중국의 스포츠 스타들이 인천에 온다.

여자 레슬링의 요시다 사오리는 일본의 자존심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시작으로 베이징, 런던 대회까지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데 이어 아시안게임에서도 2002년 부산 대회를 시작으로 4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하는 세계 최고의 레슬러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대회 참가 자체로 관심을 받고 있는 북한은 역도가 강점이다. 북한은 이번 대회를 위해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엄윤철, 김은국, 림정심 등 '글로벌 스타'를 총동원했다.

남자 56kg급에 출전하는 엄윤철은 용상에서 169㎏을 들어 올리며 세계 신기록을 작성했고, 62kg급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김은국도 이번 대회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또한 런던 올림픽 여자 69㎏급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림정심도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남자 체조 도마에서 도하 대회 동메달,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을 비롯해 국제무대에서 화려한 경험과 실적을 쌓은 리세광은 양학선에게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아시안게임에만 있는 이색 종목들

올림픽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종목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아시안게임이 매력이다. 영국, 호주, 인도, 파키스탄 등 영연방 국가에서 인기가 많은 크리켓은 배트로 공을 치고 달리는 모습이 야구와 비슷하다.

11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원형 경기장의 한가운데 위치한 직사각형의 피치 위에서 볼러(투수)와 배트맨(타자)이 맞선다. 배트맨이 볼러가 던진 공을 때리고 피치 양 끝에 있는 '위킷'이라는 기둥까지 달려가면 점수가 올라간다.

배트맨이 때린 공이 위킷에 돌아올 때까지 계속 왕복하며 점수를 올릴 수 있고, 타구가 그라운드에 맞고 바운드로 야구의 외야 담장 같은 '바운더리'를 넘기면 4점, 홈런처럼 바운드 없이 넘기면 6점을 얻는다.

수비하는 팀은 야구처럼 뜬공을 잡거나 볼러가 위킷을 맞추면 배트맨을 아웃시킬 수 있다. 10개의 아웃을 잡으면 공수가 교대된다. 야구는 3개의 아웃을 잡아야 공수가 교대되지만 크리켓은 10개의 아웃을 잡아내야 한다. 크리켓은 광저우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으며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 도전장을 내민다.

인도의 민속놀이에서 유래한 카바디는 술래잡기와 격투기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종목이다. 한 명의 공격수가 7명의 수비수가 버티고 있는 상대 진영에 들어가 수비수의 몸을 건드리고 자기 진영으로 돌아와야 점수를 따낸다. 공격수는 상대 진영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숨을 쉬지 않는다는 증거로 '카바디'를 계속 외쳐야 한다.

남녀로 나뉘어 2개의 금메달이 걸린 카바디에서 한국은 광저우 대회에서 동반 예선탈락의 쓴맛을 봤다. 하지만 지난 4년간 꾸준히 기량을 쌓으면서 이번 대회에는 4강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족구와 비슷하지만 더 화려한 기술을 선보이는 세팍타크로, 중국 전통무술로 예술성까지 겸비한 우슈, 일본의 격투기 공수도 등도 아시안게임에서만 볼 수 있는 종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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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시안게임 임권택 박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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