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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의 '시민주도' 활동
 시흥시의 "시민주도" 활동
ⓒ 시흥생태문화도시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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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만나야 한다. 해가 바뀐 이후에도 계속되는 코로나19 상황이 우리에게 준 교훈이다. 고립과 우울과 불안을 넘어, 그동안 우리가 쌓아온 사회문화적 유산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비대면 활동이 중요해졌다고 해서 대면 활동에 소홀해져선 안 된다는 것을 지역 곳곳의 여러 상황이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초유의 사태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면 활동의 답을 찾아갈 수 있을까.

급변하는 상황에서 100% 적합한 해답은 아직 없는 듯하다. 하지만 그런 답을 찾아가는 지역의 이야기는 있다. 지역 중심으로 문화 도시를 육성하고 있는 경기도 시흥시 사례를 통해 코로나19를 헤쳐갈 상상력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

지역 문화, 일상에 스며 더욱 탄탄하게

시민 100명이 참여하는 온‧오프라인 공동 창작 프로젝트, 지역 곳곳의 문화 거점을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 예술 장르를 경험할 수 있는 동네 예술 여행, 주민이 직접 만드는 영유아 공연 창작 워크숍, 지역 내 폐‧산업시설과 유휴공간을 발굴해 만드는 소규모 문화 공간, 시민이 문화 정책에 참여하는 민관협의체 '문화두리기' 등.

경기도 시흥시가 시흥만의 문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정책과 활동들이다. 시흥시는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에 선정되며 '생태문화도시 시흥'이란 이름으로 관련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개년간 실시되는 이 사업의 총 예산은 37억5천만 원. 시흥시는 '생태문화, 문화재생, 시민주도, 협력체계'라는 추진 방향을 설정해 지역의 생태‧자연‧환경을 문화 자원으로 연계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형태의 문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문화 육성을 통한 균형발전이 애초 이 사업의 취지이지만, 이 활동을 통해 닦은 기반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빛을 발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시민 100인 공동창작 프로젝트 - 백 개의 시선, 하나의 시흥'과 대면과 비대면‧온라인 수업 등을 병행하며 지역 생태문화 콘텐츠를 개발한 '에코 크리에이터 양성 입문과정', 유휴공간을 활용한 소규모 문화 활동 등이 그것이다.

시흥의 생태를 주제로 대형 모자이크 아트, 대형 종이공예 활동을 실시한 '시민 100인 공동창작 프로젝트'는, 비대면 1인 활동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각각 제작된 작품을 모아 하나의 공동작품을 완성하고 이를 지역 공공장소에 비치해 눈길을 끈다. 이는 개인의 활동을 공동체 전체로 확장시키는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유휴공간을 활용한 문화 활동 육성. 시흥시는 지난해 마을회관, 창고 등을 활용해 4곳의 문화 거점을 만들었다. 이는 지역 예술가와 시민이 만나고 협업하는 공간으로, 상시적으로 문화 교류가 가능한 문화 사랑방으로, 공단 노동자들을 위한 쉼터로 활용됐다.

시흥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을 추진하는 시흥생태문화도시사무국 이동규 담당자는 "문화예술을 특별한 공간에 가야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일상 속에서, 생활 곳곳에서 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하며 "이런 차원에서 마을 안 소규모 문화거점을 계속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화라는 게 사실 사람이 모여야 가능한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대면 활동이 중요하고, 코로나 상황에서 소규모로 지속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함께했다"고 말했다.

작은 단위의 문화 활동을 육성하는 것과 함께 시흥의 문화 정책에서 주목할 부분은 '시민 주도'다. 예산이나 담당자 변경 등에 쉽게 좌우되며 불확실성이 농후한 지역문화 정책이 아닌, 주민 참여로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에 대한 애정과 정주 의식으로 이어져 공동체 활성화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시흥시의 설명이다.

이동규 담당자는 "새해에는 '시민고수'라는 이름으로 시민들이 갖고 있는 노하우를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며 "문화예술 장르로 구분되는 것뿐 아니라, 이런 활동 역시 지역 문화로 볼 수 있고 지역사회가 함께 공유하고 향유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민 문화 거버넌스인 '문화두리기'에 이어 비대면 문화연구소 '시흥아트랩', 지역 문화예술 실행 단체들의 네크워크인 '문화바리기' 등을 만들어 지역 주민들과 문화예술현장의 이야기를 정책 실행 과정에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월간 옥이네 2021년 2월호(통권 44호)
글 박누리
사진 시흥생태문화도시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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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옥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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