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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간으로 3일 오후 8시(한국시각 4일 오전 10시) 현재 CNN 홈페이지에서는 설문조사가 벌어지고 있다. 질문은 이렇다.

 

"당신에게 슈퍼볼과 슈퍼화요일 중 어느 것이 더 흥미로운가?"(What are you more excited about? Super Bowl or Super Tuesday?)

 

3일 벌어진 '슈퍼볼'은 프로미식축구의 왕중왕을 결정하는 경기로 미국인들에게는 연중 최고의 스포츠 행사다. '슈퍼화요일'은 오는 5일 미국 24개 주에서 동시에 예비경선이 벌어지는 올해 미 대선 일정 중 가장 중요한 날.

 

총 14만2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재밌게도 현재까지 슈퍼화요일이 55%로 45%의 슈퍼볼을 앞서고 있다.

 

의외의 결과다. 물론 이번 설문조사는 홈페이지에서 임의로 벌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CNN 스스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슈퍼볼은 누가 뭐라고 해도 미국인들에게는 최고 이벤트다. 시청률만 보통 70%를 넘는다. 슈퍼화요일이 뭐기에 미국의 자존심과도 같은 슈퍼볼보다 흥미롭다는 것인가.

 

슈퍼화요일, 설문조사에서 '미국의 자존심' 슈퍼볼 10%가량 앞질러 

 

이와 관련, 설문에 참가한 플로리다의 마이클 맥커빈씨는 의미심장한 말을 내놓는다.

 

"슈퍼볼은 올해도 있고 내년에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슈퍼화요일로부터 이어질 대선은 우리에게 앞으로 4년 동안 영향을 끼칠 것이다. 미국인들이 슈퍼화요일을 더욱 진지하게 봐야 하는 이유다."

 

제이 호크씨는 "미식축구를 물론 사랑하지만 올해 투표를 해서 뽑아야 할 후보들의 목소리가 더 중요하다"면서 "당연히 미국 제일의 이슈가 될 만하다"고 슈퍼화요일이 슈퍼볼보다 흥미롭다고 밝혔다.

 

미식축구 팬임을 자처한 스캇씨는 "미국인으로서 슈퍼볼보다 당연히 슈퍼 화요일이 소중하다"면서 "대선에 더욱 관심을 둘수록 누구에게 투표해야 할지 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슈퍼볼이 더 흥미롭다는 미국인들도 상당수다. '두 이벤트 모두 대형 구단, 미디어사와 대형 정당의 흥행 놀음'(데이빗)이기 때문에 둘 다 관심 없다는 글도 보인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김동석 뉴욕뉴저지유권자센터 소장은 "이번 대선에 대해 미국인들의 관심이 크다는 증거"라며 "이례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사실 이번 대선은 이례적으로 흥행에서 성공하고 있다고 미 주류 언론에서는 분석한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최초의 '흑인 대통령'과 '여성 대통령'의 가능성을 앞세워 민주당이 흥행 대성공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이른바 '변화'에 대한 미국인들의 열망이 이제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하지만 지난 플로리다 선거 승리로 존 매케인 후보가 독주 채비를 하고 있는 공화당도 서서히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 힐러리 우세 전망 가운데 풀뿌리에서는 '오바마 바람'도

 

이러한 분위기는 기자가 살고 있는 뉴욕에서도 쉽게 경험할 수 있다. 민주당 텃밭인 뉴욕, 뉴저지 일원에서는 지난달 29일 뉴욕시 존 리우 시의원과 앨랜 영 뉴욕주 하원의원 등이 공식적으로 힐러리 의원을 지지하는 행사를 열었다. 같은 날과 30일에는 뉴저지주 하원의원인 고든 존슨 의원과 뉴저지 에디슨의 준 초이 시장 등이 오바마 의원 지지선언을 하는 등 정치인들의 기자회견이 잇따랐다.

 

이런 가운데 뉴욕 일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오바마 돌풍'이다. 예비경선이 진행되는 현재 미국에서는 외적으로 한국에서처럼 대선이라고 해서 바로 눈에 띄는 특별한 변화는 거의 보기 힘들다.

 

하지만 최근 맨해튼 타임스퀘어 등 중심가와 대학가를 중심으로 민주당 오바마 후보를 지지하는 가두 행진을 볼 수 있다. 참가자들 대부분은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젊은 층이다.

 

힐러리 후보가 연방 상원의원으로 있는 뉴욕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힐러리 후보의 승리가 점쳐진다. 하지만 이렇게 풀뿌리 선거운동이 자연스럽게 조직돼 움직이는 오바마 진영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 언론에서도 어떤 이변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태도다.

 

최근 만난 하버드 대학 출신의 건축사이자 오바마 캠프 자원봉사자인 제프리 반스씨는 "기존 정치인들의 입에서 나오는 '변화'는 말뿐인 것"이라고 못 박은 뒤 "오바마 후보가 말하는 변화는 미국인들이 열망하는 마음이 담긴 것이기 때문에 다르다"고 오바마 신드룸을 설명했다.

 

 
미 대선, 이렇게 치러진다

한국과 미국의 대선은 많은 점에서 다르다. 미 대선 관련 용어와 진행과정 등을 소개한다.

 

▲ 당원대회(Caucuses)와 예비선거(Primaries) : 민주, 공화 양당에서는 각 주별로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서 당의 대통령후보를 결정한다. '당원대회'는 등록 당원이 투표 자격을 얻는 방식이고 '예비선거'의 경우 일반 유권자가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미국의 50개 주 중 40개가 예비선거 방식을, 나머지 10개 주에서는 당원대회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 대의원(Delegate)을 잡아라 : 미 대선에선 얼마나 많은 대의원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좌우된다. 당의 후보를 정하는 예비 경선은 '예비선거'와 '당원대회' 그리고 '전당대회'(Convention) 등의 방식을 취한다. 민주당은 주별 선거에서 이긴 비율만큼 대의원을 확보하지만, 공화당은 1위 후보자가 대의원을 독식하는 방식이다. 예비경선에서 확보한 대의원들은 전당대회에 참석해 지지 후보에 투표를 하게 된다. 민주당은 오는 8월 25일부터 28일까지 콜로라도 덴버에서, 공화당은 9월 1일부터 4일까지 미네소타 미네아폴리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 대의원이란 : 민주당의 대의원 수는 4089명, 공화당은 2380명이다. 각 당의 대의원에는 예비선거에서 선출되는 지역구대의원인 '선언대의원'(Pledged delegate)과, 선출되지 않고 당에서 정하는 '비선언대의원'(Unpledged delegate)이 있다. 민주당의 경우 '선언대의원'과 '슈퍼대의원'으로 나뉘는데, 슈퍼대의원에는 중앙당의 간부나 당의 원로지도자들, 연방상하원 의원, 주지사가 포함된다.

 

▲ 대의원 현황 : 민주당(선언대의원-3253명, 슈퍼대의원-796명), 공화당(선언대의원 1917명, 비선언대의원 463명)

 

▲ 본선거 : 본선거는 11월 첫 화요일에 실시된다. 올해의 경우 11월 4일. 득표는 각 주별로 산출하여 한 표라도 많이 얻는 후보가 그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한다. 승자독식주의라고도 한다. 대통령 선거인단은 각 주의 연방하원의원 수와 상원의원 수 그리고 워싱턴 DC의 대표 3명을 포함해 537명이다.


태그:#미 대선, #슈퍼화요일, #슈퍼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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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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