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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지하철
 뉴욕의 지하철
ⓒ 강이종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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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지 뉴욕.

21세기 지구 문명을 가장 앞서간다는 뉴욕이지만 밖으로 공개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지하철이 그것일 것.

하루 800만명의 뉴요커들이 이용한다는 뉴욕 지하철의 비밀 아닌 비밀은 무엇일까.

▲지하철 운행 간격이 일정하지 않아 연착과 연발이 잦다 ▲지하철이 언제 오는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안내기능이 거의 전무하다 ▲전철역이나 지하철 안에서 휴대전화 사용이 불가능하다 ▲전철역 선로에 큰 쥐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비오는 날 전철역에서 비가 새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물론 100년이 넘는 역사 동안 시설들이 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일이다. 기자가 지난해 8월 뉴욕에 처음 왔을 때 지하철은 충격 아닌 충격이었다. 들쭉날쭉 지하철 운행간격 때문에 20분에서 30분 동안 열차를 기다려야 하는 경험을 자주 했다. 전철이 언제쯤 오는지 모르고 마냥 기다려야만 했다. 선로 위로 던져진 쓰레기들 사이로 다니는 쥐들은 일상이 돼 버렸다.

연착에 더럽고 심지어 쥐까지 돌아다녀

스트랩행어스는?
스트랩행어스(Straphangers)란 지하철, 버스 등에서 손잡이 끈을 잡고 서 있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러시아워때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시민단체 '스트랩행어스'(www.straphangers.org)는 자원봉사단체다. 이들의 운동방향은 조사된 자료를 발표해 뉴욕시교통국을 압박하는 것. 현재까지 뉴욕 22개 지하철 노선의 성적표를 발표하고 있고 뉴욕지역 언론은 이를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이들의 보고서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실제 '스트랩행어스'들의 경험이 반영됐기 때문.

특히 이들은 비판만 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1981년부터 '낡은 전동차 수리기금' 300억 달러 예산 배정을 위해 여론을 주도했다. 승차권 하나로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는 '1일 무제한 승차권'도 이들의 아이디어다.

이 단체는 뉴욕 최대 소비자 및 환경단체인 비영리법인 뉴욕 공익연구그룹(NYPIRG)의 일원이다.
최근 뉴욕시교통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하철의 연발착은 총 13만8444건으로 2006년의 10만5338건보다 31.4% 증가했다고 <뉴욕선>지가 지난 21일 보도했다. 2005년의 7만4726건에 비하면 무려 54% 증가한 수치. 이러한 불편함 때문에 지난 1979년부터 뉴욕시 대중교통 이용객 권익단체인 스트랩행어스(straphangers) 등이 승객운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민들의 불편과 다르게 '지하철 개보수' 등 각종 공사를 이유로 교통국에서는 요금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03년 1.5달러였던 요금이 곧바로 2달러로 올랐다. 지난해 교통국은 다시 요금을 2.25달러로 올리려고 시도했지만 여론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결국 오는 3월 단기 승차권 요금인상 대신 무제한 승차권이나 정액권 요금을 인상한다. 예를 들면 한 달 무제한 승차권이 기존 76달러에서 81달러로 상향 조정된다.

이런 가운데 두 명의 뉴욕시의회 의원이 더 이상 뉴욕 지하철을 이렇게 놔둘 수 없다며 선전포고를 내렸다. 뉴욕시 의회 교통분과위원회 위원장은 존 리우 시의원과 빌 데 블라시오 시의원(브루클린)이 주인공.

뉴욕의 전철역 선로는 쓰레기로 지저분한 경우가 많다.
 뉴욕의 전철역 선로는 쓰레기로 지저분한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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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승객 권리 장전'(Subway Riders' Bill of Rights)을 발표하고 시민들에게 이에 대해 알리기 시작했다.
권리장전은 ▲지하철 '정시' 운행 ▲지하철 운행 위치 알림 장치 설치 ▲전철역 휴대전화 사용 가능 ▲깨끗한 역사와 전동차 ▲사용자 편의 위주 홈페이지 개선 ▲경찰 배치 등 안전한 환경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뉴욕교통국은 승객들에게 불편한 점을 감수하라고만 해왔다. 이제 승객들이 교통국을 향해 요구해야 할 때다."

존 리우 의장의 일갈이다. 그는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뉴요커들은 보다 나은 지하철 환경을 원한다"며 "이런 것들이 고쳐져야만 더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을 이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빌 데 블라시오 의원 역시 "지하철을 이용하는 뉴요커들은 기본조차 갖춰져 있지 않은 시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특히 요금을 계속해서 올리면서 아직까지 고쳐지지 않은 것은 문제가 많다"고 꼬집었다.

시의원들 '승객 권리 장전' 내세워

이러한 의원들의 노력에 대해 여론이 기대처럼 뜨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NBC, ABC, NY1 등 방송과 뉴욕포스트, 뉴욕메트로 등 신문이 '승객 권리장전' 운동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다뤘다.

시의원들의 활동 소식을 들은 뉴요커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스티브 채프만(맨해튼, 사업)은 "뉴욕에서 10년째 지하철을 타고 다니지만 환경 자체가 개선됐다는 느낌은 많이 받지 못했다"며 "출근시간 운행간격이 정기적이지 않은 것은 빨리 고쳐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새라 베이커는 지난 11월 겪었던 출근길 경험담을 소개했다. "출근시간에 여느 때와 다름없이 1번 트레인을 타려고 하는데 20분 동안 전철이 오지 않아 회사에 지각했다. 매일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비슷한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유학생 김정석(플러싱)씨는 "서울 지하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환경이 열악하다"면서 "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점차적으로 고쳐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가 최우선 개선대상으로 꼽은 것은 '청결'이었다.

교통공사, 위치 확인 웹페이지 구축 등 노력?

이러한 시의원과 승객들의 주장에 뉴욕시교통국은 보도자료를 통해 "총 7천만 달러를 들여 승객안전, 보안 강화 등을 위한 개보수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폴 플로레인지 교통국 대변인은 지난 21일 <뉴욕선>지와의 인터뷰에서 연발착이 잦은 이유에 대해 "지하철 신호기 교체와 철로 보수 등 각종 공사가 맞물려 높은 연발착률을 보였는데 각종 공사들이 끝나는 대로 연발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최근 지하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신설했다.

하지만 '스트랩행어스'의 진 러시아노프 고문변호사는 역시 <뉴욕선>지와의 인터뷰에서 "지하철 서비스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며 "교통국은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1970년대와 비교해 발전했다?"
존 리우 뉴욕시의회 교통분과위원장 인터뷰
존 리우 시의원은 최근 기자가 근무하는 뉴욕 <미디어코리아TV>와의 인터뷰에서 "뉴욕시 교통국은 현재의 환경을 모든 환경과 상황이 열악하고 최저였던 1970년대와 비교하고 있다"고 반성 없는 교통국을 꼬집었다.

뉴욕시 교통국은 지난 1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7월에서 12월 사이 교통국 자체 조사에서 서비스가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승객 14만명의 설문조사결과 배차간격이 줄어들었고, 안내방송 등의 열차안내 서비스가 나아졌다는 것.

하지만 존 리우 시의원은 "오늘날의 지하철 이용 환경이 1970년도에 비해서 많이 개선되었다는 점은 틀림없지만 논리적으로 이런 비교는 있을 수 없다"고 교통국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이어 "최근의 사용료 인상은 사실 정당성이 결여되어 있다"며 "승객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찾아 교통국에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요구할 때"라고 강조했다.

존 리우 시의원은 또 "9·11 테러 이후 보안 문제 때문에 서비스는 더욱 악화됐고 지하철 환경 역시 눈에 띄게 피폐해졌다"며 "교통국도 이제는 승객들을 위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영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예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시와 주로부터 예산 보조를 받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지난 12년간 대중교통 시스템에 대한 예산은 지속적으로 절감돼, 급기야는 보조 예산이 전무한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 이러한 점이 바뀌어야 한다."

존 리우 의원은 "국가 보조금 지급을 하루 빨리 시행해 더 이상의 운행요금 인상을 막아야 한다"며 "그래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이 늘어 교통체증도 줄어들 것이며 환경도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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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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