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32년 전 전태일 열사가 자신의 몸을 불사르며 남긴 말이다. 강산이 세 번 바뀐 오늘날 그의 죽음을 기억하는 이들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이런 부끄러운 오늘의 모습을 14일자 <한겨레>가 들춰냈다. <한겨레>는 사회 18면에서 "뜨겁던 불길도 시들고…잊혀져 가는 전태일" 기사를 통해 "'영원한 노동자의 벗' 전태일 열사가 잊혀져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13일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32주기 추도식 현장 모습과 함께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모객과 전태일기념사업회 후원금 현황을 실었다.

기사에 따르면 "80년대 후반까지 추도식 참배객들은 늘 500명을 넘었는데 90년대 들어 300여명으로 줄더니 이젠 100명대"이며 "지난 95년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제작 당시에는 후원회원 8천여명이 2억 5천만원의 후원금을 모아줬으나 7년 뒤인 현재는 후원금을 꾸준히 보내오는 사람은 150여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1970년 11월 13일 전태일 열사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몸을 던졌다. 32년이 지난 지금, 8개 주요 일간지 중 그의 '숭고한 죽음'을 기리는 신문은 그나마 하나 뿐이다.

기자 또한 언론노동자로서 부끄러운 마음을 고백한다.

한편, 대부분의 주요 일간지들은 1면 머릿기사를 통해 "무산 위기에 처한 개혁입법"과 "하반기 경기 급강하 조짐"을 다뤘다.

<경향신문>은 1면 머릿기사 "'개혁입법' 또 무산위기"를 통해 "부패방지법 등의 본회의 통과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며 "이에 대해 2002 대선유권자연대는 '입으로만 정치개혁을 외치다 국민의 여망인 정치개혁을 무산시킨 책임은 정치권과 대선후보들에게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한국일보>는 "내수경기 급강하 조짐" 전망을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경제를 떠받쳐온 내수경기가 3·4분기를 기점으로 급속히 냉각되는 양상을 보여 우리 경제에 새로운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통계청이 조사하는 10월 소비자기대지수가 올들어 처음으로 100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소비자들이 향후 소비를 줄일 것으로 예고돼 내수침체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은 14일자 주요 일간지 초판 1면 머릿기사(가나다순).

<경향> '개혁입법' 또 무산위기
<국민> 소비 급속위축 '경제 먹구름'
<대한매일> 제2신도시 광명·김포에
<동아> '돈안드는 대선' 또 공염불
<세계> 소비심리 얼어붙었다
<조선> 전국공단 가동중단 위기
<한겨레> 정치개혁법안 처리 진통
<한국> 내수경기 급강하 조짐

아래는 사회면 주요기사.

<경향> 서울대 '입시부정' 의혹
<국민> 확 줄어든 영장청구… 서울지검 한건도 없는 날도/수난의 검찰 '의욕상실'
<대한매일> 농민 5만여명 상경 집회
<동아> 외국체인 병원 문연다
<세계> 경유승용차 시판 논란
<조선> "인색한 코리아" 국제기구들 불만
<한겨레> 뜨겁던 불길도 시들고…잊혀져가는 전태일
<한국> "누가, 왜 죽였나" 커지는 의혹/'개구리 소년 타살' 결론 이후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의 뉴스 아이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