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느른> 이미지

<오느른> 이미지 ⓒ MBc

 
유튜브 채널 <오느른>이 잔잔한 재미와 감동으로 누리꾼들을 힐링시키고 있다. MBC가 처음 시도하는 라이프 채널인 <오느른>은 30대 초반의 여성 PD가 시골로 이사해 겪는 이야기를 브이로그로 제작해 업로드하고 있다.

편당 7분 내외로 구성되는 <오느른>은 보는 이로 하여금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묘한 매력이 있다. <오느른> 제작 과정이 궁금해 지난 12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오느른>을 연출하는 최별 PD를 만났다. 다음은 최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유튜브 채널 <오느른>을 운영하고 계시잖아요. 3개월 정도 됐는데 반응이 어때요?
"항상 제가 만드는 프로그램의 특징인 거 같아 걱정이 되긴 하는데요(웃음). 반응이 소소하지만, 충성도가 상당히 높달까요? 반응이 나쁘지는 않은데 또 엄청나게 폭발적인 건 아닌 상황입니다."

- 많지 않아도 꾸준히 보는 사람 있으면 그래도 좋을 거 같아요.
"맞아요. 되려 구독자분들은 대부분 꾸준히 보시는 거 같아요. 유튜브 콘텐츠는 매회 에피소드가 정확해야 해요. 저희 콘텐츠는 매회 에피소드가 있으면서도 스토리에 연속성이 있기 때문에 정주행하시는 분들도 꽤 있고요."

- 그럼 꾸준히 보는 이유는 뭘까요?
"저도 들은 얘긴데 그냥 그 다음 회차가 궁금해진대요. 집이 변해가는 과정이 보이고 아무것도 모르는 애가 시골생활을 하니까 내일은 무슨 일이 있을까 예측할 수 없다고, 기대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오느른>은 어떤 채널인지 소개 부탁드려요.
"<오느른>은 MBC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라이프스타일 채널입니다. 보통 방송국에서는 유튜브라고 하면 연예인들이 나오는 웹 예능을 많이 생각하시는데, 제가 보이게 정말 잘 만들지 않으면, 방송국에서 각 잡고 기획한 것들은 유튜브에서는 조금 식상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되려 유튜브의 매력은 의도하지 않았는데 터지는 것이니까, 우리도 그렇게 해보자 해서 '무계획이 계획이다'를 컨셉으로 잡았고요. 장르는 여성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는 감성 브이로그입니다."

- 제목이 <오느른>인데 어떤 의미인가요?
"처음에 기획안을 썼을 때 원래 '오늘은'이었어요. 매일매일 다르게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기획안의 첫 줄이 '다 때려치우고 시골 가서 카페나 할까'로 시작하는데 다들 그런 생각 한 번씩은 하잖아요. 그래서 기획안에 제목도 시골에 가면 오늘은 카페 같은 걸 해보고 오늘은 빵을 굽고 오늘은 뭘 심는 식으로 전개하려고 '오늘은'으로 지었는데 같은 팀에 있는 PD 한 명이 '오느른이 어떠냐'라고 하면서 '오늘을 사는 어른들'이란 아이디어를 줬는데 괜찮은 거예요. 그렇게 바로 '오느른'이 됐죠.

실제 의미는 세 가지 의미가 있는데 오늘을 열심히 사는 어른들, 그리고 욜로족(?)처럼 오늘만 사는, 지르고 보는 어른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지금 14회차 정도 에피소드가 진행됐는데 시골집에 가면 정말 제가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일이 생기지?'라는 뜻이 마지막 뜻입니다."
 
 <오느른> 스틸컷

<오느른> 스틸컷 ⓒ MBC

 
- 지상파 PD가 유튜브 하니 신기하달까요? 처음 엄두가 안 났을 것 같은데.
"작년에 대한민국 100주년 기념 <기억록>이라는 뜻깊은 프로그램을 했었는데요. <기억록>이 나름 크로스미디어였고 방송도 하고 유튜브에도 업로드하는 식의 프로그램이었는데 1년 동안 잘하고 나서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그 쟁쟁한 스타들이 나오는 콘텐츠 그리고 나름 시의성도 있고 완성도도 높은 콘텐츠가 유튜브에서 조회수가 안 나오는 거예요. '왜 그런 걸까. 유튜브는 방송하고 뭐가 다른가. 다들 미디어 환경이 변하고 있다고 하는데 나도 한 번 제대로 배워봐야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신설된 MBC 유튜브 오리지널 팀으로 부서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팀에 올 때 약간 유학 오는 느낌이었어요. 도대체 미디어 환경이 어떻게 바뀌어 가고 있는 건지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와서 처음에는 진짜 막막했어요. 약간 쉽지 않은 환경에 후회도 되고요. 특히 저는 <오느른> 채널을 구독자 0명부터 시작했잖아요. 그게 어렵기도 하면서 한 명 한 명씩 들어가는 걸 보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되게 영세한 가게를 개업한 느낌이 들어서 좀 다르면서 재미도 있고, 특히 방송을 하다 보면 PD는 시청자분들하고 쌍방 소통할 일이 거의 없잖아요. 근데 되게 친해지는 느낌이에요. 한 번도 본 적 없는 분들이지만 구독자분들한테 댓글 달고 이렇게 하면서 새롭다 재밌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 어떻게 <오느른>을 하게 되셨어요?
"유튜브 오리지널 팀에 와서 연예인 나오는 웹 콘텐츠를 기획 중이었는데 코로나 19 때문에 기획이 엎어지게 되었어요. 두 달 동안 그 기획만 붙잡고 있었는데 너무 시간이 아깝더라고요. 그런데 코로나 19 영향으로 사람 많이 나오는 걸 할 수도 없고, 제작 환경에 제약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몸과 마음이 지쳐서 '확 회사 때려치우고 시골이나 갈까' 싶은 생각이 굴뚝같을 때 '아, 이거다' 했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니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저 혼자는 아닐 것 같았어요. 다들 회사 다니는 사람, 특히 도시 생활 팍팍하다고 느끼는 사람들 다 이런 생각하겠구나 싶었죠. 이왕 시골로 갈 것이라면, 회사 그만두지 말고 그걸로 현대인들이 공감할 만한 영상을 만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브이로그를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 그럼 왜 김제죠? 서울 근교에도 시골이 있잖아요.
"그렇죠. 하지만 서울과 가까운 곳은 시골이라도 비싸더라고요. 서울 근처는 다 비싸서 제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곳은 없었어요. 그리고 다른 시골집보다 이 집이 좋았던 이유가 있었어요. 평야가 그렇게 펼쳐진 곳은 살면서 처음 봤어요. 여기에 반한 것 같아요."

- 처음엔 아주 김제에서 살려고 한 건 아닌 것 같은데.
"처음에는 명확히 세컨하우스였어요. 주중에는 회사생활 열심히 하고 주말은 김제에 가서 푹 쉬고 오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촬영도 그쪽으로 생각하고 있었고요. 그런데 고치는 비용이 정말 많이 들어서 전셋집을 빼야 되는 상황이 왔죠. 아깝지만 어렵게 구한 전셋집을 빼게 됐고 서울 전셋집 금방 나가더라고요."

- 그럼 어떻게 생활해요?
"처음엔 폐가같은 곳이었는데 이제 입주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어요. 김제에 오면 집에서 집 청소하면서 지내고요. 서울에서는 언니 집 거실에서 신세 지고 있어요."

- 콘텐츠를 보면 동네 분들이 나오시는데, 그 분들은 뭐라고 해요?
"그분들은 그냥 반가워해 주시는 것 같아요. 그 동네 자체에 외부인이 들어온 게 되게 오랜만이래요. 그리고 제가 또 서울에서는 어린 나이가 아니지만, 그 동네 가면 정말 어린 나이기 때문에 되게 반가워해 주시고 귀여워해 주세요. 가면 반가워해 주시니까. 저도 정말 집에 가는 기분이 되게 환영받는 느낌이 들어요."

- 촬영하는 건 뭐라고 안 하세요?
"그것도 좀 신기했어요. 보통 사람들은 텔레비전 나오는 것 싫다고 하시잖아요. (동네 어르신들은) 되게 좋아하세요. 같이 영상 보거든요. 잘 나오고 많이 나오면 좋아하세요. 즐겁게 촬영하고 있어요."

- 촬영은 얼마나 해요?
"지금까지는 공사 일정에 맞춰서 집이 변해가는 과정을 찍어야 했어요. 일주일에 한 2~3일은 꼭 가서 찍었는데 지금 업로드 한 영상들 이후로 엄청 많이 찍어서 촬영분이 한 달 정도가 밀려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촬영을 잠깐 쉬고 있고요. 아마도 이제 좀 정리가 되고 업로드 다 하고 나면 한 일주일에 이틀 정도 촬영할 것 같아요."

- 김제는 시골이잖아요. 시골 생활 경험 없을 것 같은데 어때요?
"저는 정말 잘 맞는 것 같아요. 흙 만지는 감촉도 좋고요. 그리고 초록색이 많이 보이는 게 진짜 심신 안정에 좋구나라는 생각도 많이 들어요. 다만 벌레가 많아서 조금 불편하긴 한데 그것도 적응이 돼서 그렇게 안 무서워요. 처음에 진짜 막 기겁하고 그랬거든요. 근데 이제 잘 죽여요(웃음)."
 
 <오느른> 스틸컷

<오느른> 스틸컷 ⓒ MBc

 
- 편집할 때 주안점 두시는 부분 있을 것 같아요.
"최대한 정보를 많이 안 주려고 하고요.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보기 좋게 편안하게. 그냥 '아 이렇게 사는 애가 있네, 이런 동네가 있네' 정도를 느낄 수 있게끔 하려고요. 특히 저희 콘텐츠를 사람들이 대리만족이라고 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본인이 직접 가시더라도 이런 느낌이 되겠구나를 상상하실 수 있게끔 편집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 자막 많이 활용하시는 것 같은데 이유가 있나요?
"맨 처음엔 제 목소리도 안 나오게 하려고 했었어요. 노토킹 콘텐츠라고 하죠. 그런데 주변 분들이랑 대화를 하다 보니 목소리까지 나가야 되는구나 싶었어요. 자막을 활용하는 이유는 집에서 조용히 혼자 자기 전에 볼 수 있는 영상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굳이 내레이션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고, 제가 느끼는 감정선이랄까요. 감정선도 되게 잔잔해요. 그래서 자막으로 말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었고요."

- 자막이 주는 매력이 있을 것 같아요.
"너무 직접적으로 맛있는 것 먹으면서 '이거 맛있어요'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어요. 좋은 것 보여주면서 '여기 너무 좋아요'라고 말하고 싶지 않아서 조금은 유치할까 걱정도 됐고요. 조금 창피하긴 해도 약간은 시처럼, 에세이처럼 접근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사실 좀 고민이 많아요. 이게 MBC PD 혼자 가서 힐링하는 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래서 좀 어떻게 확장해야 될까를 많이 고민하죠. 실제 와 보고 싶어 하시는 구독자분도 많아서요. 제 집이긴 하지만 이 집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오픈할지, 디지털 콘텐츠로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건 무엇인가.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어요. 지역 MBC와 이야기 중인 부분이 있고요. 

이렇게 '세컨드 라이프'를 살고 싶다고 해도 대부분의 사람은 못 하잖아요. 회사를 다녀야 되고 돈을 벌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그걸 대리 실현 시켜주는 것과 동시에 잠깐씩 와서 즐기고 느낄 수 있게 해 줘야 되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주세요.
"<오느른>이라는 프로그램을 하면서 구독자분들이 힐링이라는 얘기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 힐링이라는 댓글이나 여기에 모여드는 사람들을 볼 때 제가 되려 치유받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저는 동시대를 같이 살아간다는 느낌이 되게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느낌을 받아야 다들 힘든 생활을 버텨나갈 수 있는 거 아닐까요?

구독과 좋아요 해 주셔야죠. 알림 설정도 해주셔야 해요. 지금 회사에서는 거의 하루살이 수준이에요. 구독과 좋아요가 늘어나야 이걸 계속할 수 있어요. 계속 이 상태로 소소하면 못 해요. 그리고 KTX와 공항철도에서 틀고 있으니 많이 봐주세요. 곧 방송에도 나옵니다. 제발! 많이 많이 입소문 내주시고 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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