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의 한 장면

MBC 의 한 장면 ⓒ MBC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일시 휴전 협정을 맺었긴 하지만 전쟁이 종료된 것 아니기 때문에 전쟁은 언제든 재개될 수 있다. 이들은 왜 전쟁하는 걸까?

지난 21일 MBC 시사 교양 프로그램 < PD수첩 >에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끝없는 죽음의 기록' 편이 방송되었다. 이스라엘에서 현지 취재한 이날 방송에서는 전쟁의 참상과 함께 이스라엘과 하마스 측 입장 등을 담았다. 취재 이야기 들어보고자 지난 22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해당 회차 연출한 박소희 PD를 만났다. 다음은 박 PD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 22일 방송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편 취재는 어떻게 하게 되었어요?
"전쟁 뉴스를 보면서 관심이 생겼어요. 우리나라가 중동 문화에 관심이 낮은 편이죠. 저도 '도대체 왜 이들이 이렇게 오래 싸우는 거지' 궁금했고 작가님과도 관심사가 맞아서 같이 한번 알아보자고 하고 시작하게 됐어요."

- 그러면 처음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소식은 어떻게 보셨어요?
"초반 뉴스 보도에서 나왔던 것들이 하마스가 이스라엘 민간인들 공격했다는 거예요. 그런 뉴스를 봐서 '왜 죄 없는 민간인들을 이렇게 공격했지'라고 충격 받기도 했고 그 이유가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제가 이 팀에 오기 전에 튀르키예 지진 당시 < PD수첩 >에서 긴급 현장 취재를 했던 편을 봤어요. 외국에서 일어나는 큰 사건을 뉴스로만 접하다가 1시간 동안 직접 취재진이 가서 찍은 영상을 보고 감명이 깊었습니다. 저도 언젠가 취재한다면 굵직한 국제 사건을 다뤄보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는데 그게 발현된 것 같아요."

- 기존 방송과 달랐던 게 PD님이 직접 설명하고 스튜디오도 출연한 것이에요. 어땠나요?
"일단 제가 현지에 가서 리포팅하고 스튜디오에 나와서 이야기하는 걸 작가님하고 같이 구조를 짰는데요. 작가님께서는 외국 전쟁 현장에 가서 우리 취재진이 직접 설명해 주는 것이 와닿을 것이라는 이야기하셨어요. 스튜디오 같은 경우도 제가 아무래도 하마스 측과 이스라엘 측 인터뷰를 했다 보니 예전에 < PD수첩 >에는 PD들이 나왔었잖아요. 그래서 일전의 방식을 사용해보자고 제안 주셔서 그렇게 진행하게 됐습니다."

폭격한지 한 달이 지난 곳, 여전히 탄약 냄새
 
  박소회 PD

박소회 PD ⓒ 이영광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접경지대 가셨잖아요. 현지에 직접 가보니 어땠나요?
"일단 제가 뉴스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했고요. 피해 입은 마을 위주로 갔어요. 저도 전쟁을 겪어본 적 없잖아요. 피해 받은 집들 마을 보면서 굉장히 참혹함을 느꼈고요. 폭격 진행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약간의 탄 냄새가 남아 있어서 굉장히 충격받고요. 참혹함과 비극의 현장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 아예 거기는 사람들이 모두 피난 간 거죠?
"원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접경에 우리나라로 치면 파주나 김포 같은 곳으로 맞닿아 있는 마을 분들이 살고 계셨는데 그 전쟁 발발 이후에 지금은 이스라엘 군에서 통제하고 아예 민간인 출입을 금하고 있습니다."

- 이스라엘 측과 하마스 측 인터뷰하셨잖아요. 인터뷰이 섭외하는 게 어려웠을 것 같아요.
"일단 하마스 측 인터뷰를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저희 영어 리서처(researcher)분 통해서도 여러 가지 컨택 포인트를 알아봤고요. MBC 보도국의 이유경 기자님께서도 이스라엘 현지 취재하셔서 기자님 통해서도 정보를 받아서 저희가 꾸준히 연락하고 요청했고, 한 분이 가능하다 하셨어요. 그래서 저희 방송에 나왔던 칼리드 알카두미 박사라고 지금 이란에 계신 하마스 대변인이 해주셨고 이스라엘 측 인터뷰는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협조받았습니다."

- 하마스 대변인은 안 만나고 화상 인터뷰했는데 이유가 있을까요?
"일단 지금 하마스를 대표하고 있는 분들은 다 이스라엘 군에서 표적으로 삼고 있는 분들이어서 계속 대피하는 상황이고 공식적으로 위치를 공개할 수 없는 분들이어서 직접 만나는 건 불가능했고요. 화상 인터뷰로만 취재할 수 있었습니다."

- 하마스는 1948년 이스라엘이 점령했기 때문에 방어 전쟁이라고 하잖아요. 75년이 지났는데 왜 지금 이러는 거죠?
"그건 역사적인 설명이 필요한데요. 1948년 이스라엘에 점령이 된 후 팔레스타인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로 나눠서 영토를 갖게 됐어요. 이번 전쟁이 유난히 크게 보도가 되어서 그렇지 올해 4월에도 다툼이 있었고 작년에도 다툼이 있었고 계속 분쟁이 이어졌죠. 그 이유에는 하마스 대변인의 말처럼 원래 팔레스타인 땅이었는데 이스라엘이 점령을 시작했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로 인해서 그 내부의 사정이 어렵다 보니 평화적인 해결책으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고 판단해서 무력 충돌 일으키게 됐다고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 분쟁이 계속 일어난 거잖아요. 그전 분쟁과 지금의 차이가 있을까요?
"제가 중동 전문가가 아니어서 확실하게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 이번 10월 7일 하마스 공격은 이스라엘이 국방력이 굉장히 잘 갖춰져 있는 나라로 알려져 있고 아이언돔이라고 그 상공의 미사일을 격추시키는 기술이 잘 갖춰져 있어요. 이전까지는 하마스에서 미사일을 발사해도 이스라엘 측에서 잘 대응했는데 이번 공격 같은 경우 하마스가 이스라엘 유대교 안식일 아침에 공격한 거였고요. 순식간에 미사일 5천 발을 이스라엘 쪽으로 발사했고 하마스 지상 대원들을 2천 명 정도 투입시켰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아무 대비 하지 못하고 큰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은 것 같습니다."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어떤 관계인가요?
"역사적으로도 계속 영토를 갖고 분쟁을 가져왔던 나라고요. 제가 이스라엘 현지에 가서 만난 분들도 그렇고 한국에 계신 팔레스타인 분들을 만났을 때도 그렇고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서로의 존재가 없어야만 평화가 올 것이라고 주장하는 상태여서 굉장히 적대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관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음악 축제 생존자인 시뤨 가벨에게 10월 7일 당시 상황 들어섰잖아요. 어땠다고 하나요?
"저희가 만났던 음악 축제 생존자 시뤨 씨는 23살 대학생이시고 친구들하고 그날 축제를 찾았다가 하마스의 공격 받았고요. 하마스를 피해서 방공호에 약 40명 정도와 함께 같이 대피했는데 하마스 대원들이 들어와서 총기를 난사했고요. 본인은 그 40명 중에서 뒤쪽에 있었기 때문에 다행히 사망은 면할 수 있었지만, 본인도 무릎에 총을 맞았고 살아남기 위해서 시신들 밑에서 7시간 동안 숨어 있다가 구조가 됐다고 하셨습니다. 굉장히 참혹한 이야기를 해주셔서 저도 들으면서도 마음이 굉장히 안 좋았습니다."

취재 중에 떨어진 공습 경보... 무서웠던 순간
   
  박소회 PD

박소회 PD ⓒ 이영광

 
- PD님이 스데롯에 갔을 때 하마스의 미사일 공격이 있었잖아요. 많이 당황하셨겠어요?
"저희가 그때 취재하고 있었던 지역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2k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역이어서 굉장히 가까운 곳이었고 실제로 눈으로 볼 때도 가자지구가 보일 정도로 정말 가까운 곳이었어요. 실제로 미사일 공격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저도 굉장히 놀라고 당황했었고 그래서 다른 외신 기자들과 함께 대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 당시 상황이 어땠나요?
"저희가 스데롯 지역의 언덕에서 촬영하고 있었고요. 근데 갑자기 공습 경고가 울리면서 미사일이 떨어지기 때문에 모두 대피하라는 방송이 나와서 저희가 촬영하던 지역에서 뒤로 조금 물러서서 바닥에 엎드려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 무서웠겠네요?
"그렇죠. 그 순간은 아무 생각이 들지 않고 너무 당황스러웠고 미사일이 저희가 있는 지역 인근에 떨어져서 부상 입거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그 경험, 그 소리와 진동을 느끼고 나서는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이스라엘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평생 살아왔을까라는 정말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 이스라엘 군은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던데 가자지구에서 일어나는 민간인 피해에 대해서는 뭐라고 하나요?
"이스라엘 군과 이스라엘의 이야기에 따르면 '본인들은 가자지구의 민간인을 목표물로 삼고 있지 않다. 하지만 본인들은 하마스를 전멸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대신에 일어나는 민간인 피해는 하마스가 민간인들을 역이용해서 민간인들 틈에 숨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피해'라고 주장합니다."

- 이스라엘은 왜 하마스를 인정 안 하는 거예요?
"이스라엘 측 입장은 하마스는 정당한 권리를 가진 정치적 정당이 아닌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하마스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셨어요."

-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오늘(22일) 휴전한다고 발표하긴 했죠. 그러면 단시일 내에 끝날 수 있을까요?
"오늘 잠정 휴전 소식이 전해졌는데 아무래도 이스라엘 측의 반격으로 가자지구 내에서 민간인들의 사망자가 1만 3천 명을 넘어섰고 그중에 절반이 어린이라는 소식에 전 세계에서 굉장히 지금 반전 집회나 휴전 집회가 강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스라엘 측도 그런 국제 정세 분위기를 아예 무신경하게 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타냐후 총리의 의견은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고 아까 발표한 뉴스를 제가 봤습니다. 그래서 과연 언제 이 전쟁이 끝나고 민간인들의 양측 민간인들의 희생이 멈출 수 있을지는 아직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을 거 같아요.
"일단 우리나라도 지금 북한과 휴전 상태로 전쟁 중인 국가잖아요. 굉장히 오랫동안 그런 관계가 유지돼 왔는데 우리나라도 수도권에 굉장히 많은 한 사람들이 밀집해서 살죠. 그래서 만약 평화적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무력 충돌이 생기게 될 시에는 얼마나 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될 수 있을지를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통해서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요. 특히 제가 이번에 취재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당연히 군인들의 생명도 중요하지만 전쟁이 발생하면 민간인들은 아무 보호 받을 수 없다는 현실이 굉장히 공포스럽고 경각심을 느껴야 되지 않을까 했어요. 그래서 평화의 중요성에 대해서 우리 국민들도 한번 생각 해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 취재하며 느낀 점 있을까요?
"일단 우리나라와 먼 곳이기도 하고 익숙지 않아서 중동에 대한 관심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굉장히 적다고 느꼈어요. 해외 같은 경우는 반전 집회가 굉장히 크게 일어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관심이 부족하지 않나 해요. 그래서 조금 더 관심 갖고 이 많은 사람이 사망하고 있는 거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취재했지만 방송에 못 담은 게 있을까요?
"초반 전쟁 보도에 있어서 굉장히 한국 언론에서 자극적으로 기사들이 많이 났었어요. 하마스가 이스라엘 아기들을 참수했다는 등 이는 외신에서도 보도됐지만 최종적으로 팩트 체크가 되지 않은 부분입니다. 이처럼 폭력적이고 전쟁의 참상이 담긴 언어들을 우리 언론 또한 팩트 체크 과정 없이 그대로 전달했다는 점에서 많은 오보가 나왔던 걸로 알고 있어요. 때문에 그 전쟁 보도에 관해서 한번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었는데 방송 시간이 부족으로 그 부분이 조금 아쉽긴 합니다."
박소희 PD수첩 이스라엘하마스전쟁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