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23일 MBC <강력추천 토요일>의 한 코너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한 이래, 어느 덧 300회를 맞게 된 <무한도전>. 1년도 못가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프로그램이 즐비한 방송계 현 주소를 볼 때, 버라이어티 예능이 무려 7년 동안 유지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그러나 한국 예능 역사에 있어서 <무한도전>은 장수 프로그램 그 이상이다.

올해 초 파업으로 무려 6개월 결방했던 아픔에도 불구, 오랜 시간 토요 주말 정상을 지키며 꾸준히 사랑받아온 비결이 무엇일까. <무한도전>하면 떠오르는 단어. 도전, 변화, 소통, 시청자. 네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도전: 한국 예능은 <무한도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MBC <무한도전>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특집

MBC <무한도전>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특집 ⓒ MBC


이제는 흔한 말로, 한국 예능은 <무한도전>의 이전, 그 이후로 나눈다고 한다. <무한도전>이 인기를 끌기 직전 한국 예능의 트렌드는 KBS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MC 대격돌 공포의 쿵쿵따>,  SBS <일요일이 좋다-X맨>, MBC <강력추천 토요일-동고동락>으로 대변되는 게임 버라이어티, 혹은 MBC <강호동의 천생연분>, SBS<실제 상황 토요일-연애 편지>, KBS <자유선언 토요 대작전-산장 미팅 장미의 전쟁> 등 연애 버라이어티로 압축 된다.

게임 혹은 연애 등으로 정형화된 이전 프로그램과 달리 예능 사상 리얼을 추구하는 <무한도전>은 딱히 정해진 틀이 없다. 하루는 출연자들끼리 스튜디오에 모여 실내 게임을 하다가도, 다음 주는 앙리나 미셸 위 등 스포츠 스타와 라운딩을 벌이는 등 <무한도전>이 추구하는 형식은 자유다.

그러다가 '거꾸로 말해요. 아하'로 입소문을 타던 <무한도전>은 아예 스튜디오 밖을 나가 이전의 예능에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여러 가지 미션들을 수행한다. 게임이나 미팅 없이 남자 6명이 여행가거나 서로 간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최초의 시도인 셈이다.

변화: 틀 없는 예능, 새로운 시도는 계속된다

 지난 6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 에서는 조정 특집의 마지막 편으로 무한도전 조정팀이 6개월 여 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7월 30일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열린 실제 대회에 출전하는 모습이 담겼다.

<무한도전> 조정 특집 ⓒ MBC


스스로 리얼 예능을 표방한 탓에, <무한도전>이 가는 길은 상당히 험준해 보였다. 다른 예능처럼 정해진 틀이 있는 것도 아니요, 매번 뭔가 새로운 것을 개척해 나가야 했다. 거기에다가 <무한도전>은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게 평균 이상 남자의 한계에 도전을 하다 보니 제작진과 출연진의 고충도 만만치 않았다.

봅슬레이, 레슬링, 조정 등 비인기 종목 활성화를 위해 만신창이가 되도록 연습하고, 가수가 아님에도 불구 2년 마다 가요제를 개최하였다.

그 한 몸 희생하여 예능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고, 그에 맞춰 시청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진 탓에, 다른 예능들도 <무한도전>과 비슷한 콘셉트로 방향을 수정해야만 했다. <무한도전>의 뒤를 이어 리얼 예능을 지향하는 프로그램이 늘어나는 사이, 리얼 버라이어티의 원조는 남들은 시도도 하지 못할 새로운 길을 저 멀리 개척해 나간다.

소통: 최신 유행의 흐름 놓치지 않는 '매의 눈'

 10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 '명수는 12살'의 한 장면

MBC <무한도전> '명수는 12살'의 한 장면 ⓒ MBC


<무한도전>가 보여준 최고의 미덕은 오직 '마이 웨이'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스로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도 하였지만, '패러디' 형식과 자막을 빌려 최신 유행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다. 때로는 예능 외적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호흡하면서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한다.

때문에 <무한도전>으로 정착한 이래 출연자의 변화가 크게 없던 <무한도전>임에도 불구 언제나 신선하고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하다. 이제는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일반인들의 참여가 늘고 있긴 하지만 <무한도전>이 추구하는 시청자 참여는 일방이 아닌, 쌍방향이다. 가요제와 레슬링 경기를 통해 시청자들을 초대하고 매년 시청자들을 위해 달력을 만드는 연중행사를 기획한다.

이렇게 시청자들 눈높이에서 함께 발맞춰 가고자했던 <무한도전>의 일렬의 노력들은 단순 시청자와 프로그램이 아닌 '동반자', '친구'의 관계로 발전하기에 이른다.

시청자: 아이돌 부럽지 않은 막강한 팬덤, <무한도전>엔 있다


 29일 저녁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2011 MBC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무한도전>팀이 "무한도전"을 외치며 인사하고 있다.

2011 MBC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의 <무한도전>팀 ⓒ 이정민


여타 예능 프로그램에 비해 두터운 팬 층을 자랑하는 <무한도전>. 오랜 시간 <무한도전>이 정상을 지킬 수 있는 비결에는 <무한도전>을 한 가족처럼 챙겨주는 시청자들이 있었다. 예능 프로그램 역사상 <무한도전>처럼 대중적 인기는 물론 아이돌 부럽지 않은 막강한 지지 팬덤을 자랑한 프로그램이 또 있을까?

그러나 언제나 시청자들의 호응을 받았던 <무한도전>이 항상 순탄하게 흘러간 것은 아니었다. 올해 초에는 파업으로 인해 6개월 간 볼 수 없었고, 최근에는 길 하차 해프닝이라는 아픔도 있었다. 그러나 변함없이 <무한도전>을 응원하는 시청자와 그 성원에 보답하고자하는 <무한도전>이 있었기에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어느덧 300회를 맞게 되었다. <무한도전> 300회는 프로그램은 물론 시청자들이 함께 이뤄낸 의미 있는 숫자인 것이다.

어느덧 10월 20일을 기점으로 대망의 300회를 기록한 <무한도전>. 2005년 첫 발을 디딘 이래 <무한도전>은 도전, 변화, 소통의 이름으로 대한민국 예능 트렌드를 제시해왔고, 방송 안팎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물결 변화에 앞장서 왔다.

인간의 나이를 비춰보면 노장이지만, 여전히 <무한도전>은 배가 고프고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새로운 도전은 눈 더미처럼 차곡차곡 쌓여있다. 무려 7년 이상 시청자들과 매주 토요일 밤을 함께 하면서도 오래오래 더 보고 싶은 정든 친구. 지금까지도 잘 해왔지만, 전혀 상상치 못한 모습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 줄 그 이름. <무한도전>의 건투를 빈다.

========= <무한도전> 300회 특집기사 =========

1. ''300회' <무한도전> 그 도전이 곧 '대한민국 예능'이었다
3. 흥미 없었던 '무한도전'...그래도 이건 좋았다

4. [초식남의 음악육식] '무한도전' 이제 보지만 말고 듣자

5. '300회 무한도전', 모두에게 '쉼표'를 바칩니다


무한도전 김태호 무한도전 특집 무모한 도전 유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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