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주년을 맞은 '근짱' 장근석. 누구보다도 장근석의 매력을 잘 알 법한 이들을 만났다. 바로 '장어'라 불리는 그의 팬들이다. '장어'라는 호칭에는 장근석에게 힘이 되고 팬들 역시 그를 통해 힘을 얻는다는 뜻이 담겨있단다.

<오마이스타>의 기획에 5명의 팬이 함께해 주셨다. 놀라운 것은 이 분들의 연령대가 심상치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장근석을 통해 힘을 얻으며 누구보다 일상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커리어 우먼이자 멋진 21세기형 여성들이었다는 점이었다. 이제 그들을 소개한다. 합의 하에 팬 카페에서 사용하는 각자의 닉네임과 직업군까지만 공개하기로 했다. <편집자 말>

등장인물

여자 1호: 그대 오는 길, 40대, 예술인
여자 2호: 티나(tina), 40대, 주부 겸 강사
여자 3호: 정아크리, 30대, 금융업
여자 4호: 원러브(one love), 30대, 회사원
여자 5호: 웅이엄마, 40대, 주부 겸 어학관련 직종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 스타와 팬의 관계를 이렇게 정리해볼 수 있을까. 스타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살고, 팬들은 스타의 재능과 인기를 통해 힘을 얻기 때문이다.

장근석과 그의 팬인 '장어'들과의 관계는 보다 특별해 보였다. 톡톡 튀는 장근석의 매력에 팬 역시 그와 닮을 법했기 때문이다. 왜 '팬은 스타를 닮아간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장근석 인기 모르는 건 한국 사람들뿐일 걸요?" (여자 4호)

여자 4호의 말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있었다. 국내 장근석 팬이 적다고 보는 통념에 항변일 수도 있겠고, 해외에선 반대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표현일 수도 있을 것이다.

분명 장근석은 국내에 국한된 스타가 아니었다. 공식 행사 때마다 다양한 국적의 팬들이 몰리는 현상은 이젠 자연스럽다. 가장 가까운 예로 지난해 11월에 열렸던 일본 도쿄돔 콘서트 전석 매진을 보라. 그보다 앞서 일본 아레나 투어에선 도합 6만 여명의 관객이 몰렸다. 이쯤 되면 장근석이 한류스타로 당당히 톱에 그가 올라있다는 것 사실은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해외 팬들과 한정판 선물 교환까지...특별한 유대감이 있다

"전 세계에 친구가 생겼어요. '크리제이닷컴'이라는 공식 팬클럽에서 거기서 만난 '홍콩 장어'가 늦은 시간인데도 공항부터 숙소까지 안내를 해줬죠. 숙소는 물론이고 행사장도 마찬가지에요. 싱가포르에도 아는 사람 있고,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요." (여자 3호)

접대라고 표현했지만 이들이 전한 내용엔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있어 보였다. 장근석 일정을 따라 서로가 각자의 나라를 떠나 낯선 곳에 가야할 때, 팬들은 누가 뭐라 하기 전에 알아서들 만나고 교류를 하는 편이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흔히 말하는 성지순례도 이뤄진단다. 그러니까 '한국 장어'들이 한국을 찾는 일본이나 동남아 팬들을 데리고 장근석이 태어난 집, 드라마 촬영 장소, 좋아하는 군것질 집 등까지 안내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서로 상부상조하는 거죠. 일본 사람들은 또 일본에서 나오는 물건을 보내주기도 하고, 서로 선물을 교환하기도 해요. 일본 장어 분들은 대단한 게 자기 거 하나밖에 없는 한정판인데도 선물로 주고 그래요. 언젠가 어떤 분이 일본 팬클럽들에게만 준 기념 시디를 우리에게 선물로 줬죠." (여자 3호)

"일본 사람들은 남한테 베푸는 여유가 있는 거 같아요. 우리 같으면 한정판을 주기 힘들텐데..." (여자 4호)

글로벌 장어들의 구성은 다양했다. 중국이나 일본뿐만 아니라, 동남아를 넘어 중동 팬도 상당하다고 한다. 특히 동남아 쪽의 80대 할머니가 컴퓨터 바탕화면을 장근석씨로 해놓은 모습이 SNS에 뜨면서 화제가 됐던 적도 있었단다.

연령대 역시 폭이 넓은 편이었다. 국내 팬들이 대개 장근석의 데뷔 초부터 함께한 만큼 다소 나이가 있는 편이라면 일본이나 중국은 젊은 편에 속하는 편이란다. 장근석이 이미 스타성을 발휘할 때 유입됐기 때문이었다.

"상하이에 갔을 때는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데 복잡한 도심에 있어서 질서가 무너지고 도저히 택시를 탈 수 없는 지경이었죠. 그때 옆에 있던 다른 분이 택시 타는 곳을 안내해주겠다고 헤서 무사히 집에 왔습니다. 한국에서 왔냐고 물으면서 호텔까지 데려다주고 돈까지 지불해주는 거예요. 저보다 훨씬 어려보였는데... 상하이 맛집까지 소개시켜주더라고요." (여자 3호)

'장어'들이 밝힌 내용은 단순 일화나 무용담으로 치부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이미 장근석이란 이름으로 해외 팬들과 국내 팬들은 서로에 대한 장벽을 허물어 놓고 있었다.

장근석 사생팬?..."없진 않지만 많지도 않다"

한창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스타의 사생팬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사생활을 쫓는다는 명목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현상이 장근석 팬들 사이에서도 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함께 인터뷰에 응한 다섯 명의 팬들은 저마다 다소 생각이 다르긴 했지만 다른 스타들에 비해선 없는 편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니까 '해외 어떤 팬들은 힘이 무척 세다', '장근석을 보기 위해 종종 떼를 쓰는 경우도 있다' 등의 동향을 전하면서도 그의 사생활을 쫓는 팬은 거의 없다는 말이었다.

"근석씨 본인이라든지 소속사든지, 팬들과 유대관계를 중요시해요. 그걸 바탕으로 소통을 하다 보니 극단적인 사생이 없는 것 같아요. 다른 팬덤에서도 우리 쪽보고는 사생이 없을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장배우가 다 얘기해주니까요." (여자 3호)

"근석씨도 사생을 싫어해요. 이 사람은 어릴 때부터 활동했기에 공인으로서 갖는 시간과 개인으로서의 시간을 철저하게 분리하는 것 같아요. 근석씨는 싫으면 정말 무섭게 하거든요." (여자 1호)

"유럽 어느 공항에서 사진 찍을 때였어요. 보통 사람들 상상에선 스타가 나타나면 우르르 몰려들 것 같은데 우리 팬들은 아무도 그 앞에 안 가고 기다리고 있었죠. 장배우 역시 자신이 나오는데 사람들이 '와!' 하고 소리 지르니 나오다가 '쉿!' 하면서 손가락으로 가리는 거 있죠. 그러면 또 물 끼얹은 것처럼 조용해지더라고요. 놀랐어요. 장배우가 말을 붙이면 그때서야 환호를 하죠" (여자 3호)

종합하면 장근석은 아이돌 스타 팬들에 비하면 사생이 없는 편에 속했다. 이들은 팬들 사이에서도 장근석의 사생활을 지켜야 한다는 암묵적인 룰이 잘 공유되는 편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제 막 한류바람을 타면서 유입되고 있는 해외의 젊은 층 팬들은 다소 과도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단다.

"일본 분들은 서로가 그런 정보를 공유해요. 장근석씨를 전부터 좋아했던 팬들은 한국의 장근석 팬덤 사이의 문화를 배워서 근석씨를 좋아해도 거리 유지하는 룰을 아는데 최근부터 좋아하는 분들은 다르죠. 저돌적이면서 힘도 센 분들도 아무도 못 말린다더라고요. 그분들이 하는 얘기가 근석씨를 보면 자기도 모르게 이성을 잃고 통제할 수 없다는데 이해는 가죠." (여자 3호)

이들은 지나친 팬심이 자신의 스타에게 끼칠 부작용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팬들 사이에서의 갈등 역시 결국은 스타의 얼굴에 먹칠 하는 격이라고 이들은 말했다. 그런 마음을 전하기 위해 SNS와 각종 카페를 적극 활용한단다. 스스로를 정화하면서 스타 개인을 보호하는 팬 문화를 위한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었다.

스타를 빛나게 하는 '기부'


 장근석과 팬클럽 회원들은 일본 대지진 피해 1년을 맞아 성금을 모았다.

장근석과 팬클럽 회원들은 일본 대지진 피해 1년을 맞아 성금을 모았다. ⓒ 장근석팬클럽


스타 장근석을 두고 한 팬은 그의 이름으로 수 년째 기부를 하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대상은 천주교 재단이 운영하는 한 소아 재활원이었다. 팬 카페 정회원이 되면 납부하게 되는 회비가 바로 기부금으로 쓰이고 있었다.

지금까지 이 카페 회원들은 아이들을 위해 장난감을 모아서 기부하거나, 천 기저귀를 모아 전해주고 있었다. 이른바 착한 팬활동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였어요. 저희가 찾아가는 재활원 수녀님은 처음에 장근석씨를 아예 몰랐어요. 그러다 자꾸 그 이름으로 기부가 되니까 검색해서 찾아보시곤 이제 알게 됐죠. 스타를 직접 만나 사인도 받는 일도 좋겠지만 이게 또 스타를 조용히 빛내는 또 다른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장근석에 관한 특별한 수다] 관련기사=

[장근석에 관한 특별한 수다①]장근석 '함정'에 빠질 수밖에 없었나
[장근석에 관한 특별한 수다②] "장근석의 활약, 한국만 모를걸!"
[장근석에 관한 특별한 수다③]"장근석이 이러니 사생팬이 없지..."
[장근석에 관한 특별한 수다④]팬이 묻고 장근석이 답하다
[장근석에 관한 특별한 수다⑤]내 편이 돼 달라던 장근석, 함정에 빠졌다

장근석 사랑비 윤아 사생팬 박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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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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