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KBS월화드라마 <사랑비> 제작발표회에서 서인하와 서준 역의 배우 장근석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난 22일 있었던 KBS월화드라마 <사랑비> 제작발표회 현장에서의 장근석 모습. ⓒ 이정민


데뷔 20주년을 맞은 '근짱' 장근석. 누구보다도 장근석의 매력을 잘 알 법한 이들을 만났다. 바로 '장어'라 불리는 그의 팬들이다. '장어'라는 호칭에는 장근석에게 힘이 되고 팬들 역시 그를 통해 힘을 얻는다는 뜻이 담겨있단다.

<오마이스타>의 기획에 5명의 팬이 함께해 주셨다. 놀라운 것은 이 분들의 연령대가 심상치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장근석을 통해 힘을 얻으며 누구보다 일상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커리어 우먼이자 멋진 21세기형 여성들이었다는 점이었다. 이제 그들을 소개한다. 합의 하에 팬 카페에서 사용하는 각자의 닉네임과 직업군까지만 공개하기로 했다. <편집자 말>

등장인물

여자 1호: 그대 오는 길, 40대, 예술인
여자 2호: 티나(tina), 40대, 주부 겸 강사
여자 3호: 정아크리, 30대, 금융업
여자 4호: 원러브(one love), 30대, 회사원
여자 5호: 웅이엄마, 40대, 주부 겸 어학관련 직종

 장근석 팬클럽 회원들이 9일 저녁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장근석과 팬들과의 인연 등을 소개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줬다. 여자 5번이 도령복을 입은 은호도령 역의 장근석 모습을 그려넣은 옷을 보여주고 있다.

장근석 팬클럽 회원들이 9일 저녁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장근석과 팬들과의 인연 등을 소개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줬다. 여자 5번이 도령복을 입은 은호도령 역의 장근석 모습을 그려넣은 옷을 보여주고 있다. ⓒ 이정민


'아시아 프린스' 장근석이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이제 한국나이로 스물여섯인데 벌써 20주년?' 이라며 반문할 법하지만 사실이다. 6살 때 한 아동복 브랜드 모델로 대중들 앞에 첫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우월했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지금까지 꾸준한 성장을 하며 이젠 한류스타를 넘어 이젠 '아시아 프린스' 자리를 다지는 중. 공식 팬클럽 회원 수만 5만 명이란다. 기실 이 숫자는 국내 톱스타들도 웬만해선 갖기 힘든 물리적 수치다. 국내 팬뿐만이 아닌 해외 팬들이 가세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데뷔 20주년이란 핑계와 함께 대체 이 많은 사람들은 왜 장근석을 좋아할 수밖에 없었을까. 그 이유를 전격 분석해보기로 했다. 또한 배우를 넘어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다양한 재능을 뽐내고 있는 장근석의 치명적 매력을 분석해보자는 취지도 있었다.

 장근석 팬클럽 회원들이 9일 저녁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장근석과 팬들과의 인연 등을 소개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줬다. 여자 3번이 장근석을 좋아하는 일본팬이 한글롤 써서 자신에게 준 글귀를 소개하며 일화를 이야기해주고 있다.

장근석 팬클럽 회원들이 9일 저녁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장근석과 팬들과의 인연 등을 소개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줬다. 여자 3번이 장근석을 좋아하는 일본팬이 한글롤 써서 자신에게 준 글귀를 소개하며 일화를 이야기해주고 있다. ⓒ 이정민


장근석 기초학습 : "피할 수 없었다"...어느새 빠져든 그의 매력

장근석 매력에 빠지는 기초 단계, 가장 큰 특징은 '부지불식'간에 빠진다는 것. 주요증상으론 알게 모르게 그가 자꾸 생각나거나 무의식적으로 화면 속 그에게 눈길이 가는 현상이 있음. 장근석을 보지 않으면 자꾸 눈앞에서 아른거리는 증상도 종종 보고됨.   

여자 1호 : "미국 생활을 오래하다 한국에 들어왔을 때 드라마 <황진이>를 하고 있었어. 난 그때부터 그를 눈여겨봤지. 불이 붙은 건 <미남이시네요> 때부터? 너무 놀란 게 첫 번째는 어린 얼굴인데 목소리가 너무 좋았어. 요즘으로 치면 김수현의 느낌? 김수현씨도 롤 모델을 장근석씨로 꼽던데.

내가 음악을 해서 목소리에 민감한데 어떻게 저런 감성이 풍부한 목소리를 가질 수 있나 생각했어. 당연히 대사 전달 잘 되고 감정 표현도 좋았지. 처음엔 '저렇게 잘난 애가 왜 케이블에만 나와?' 했는데 소년에서 청년으로 바뀌는 과도기였을 때 한창 힘든 시기였을 때 했다더라. 점점 보다보니 얼굴도 너무 잘 생겼고, 키도 크고. 춤도 너무 잘 추고, 노래도 잘 하고. 못 하는 게 대체 뭐야. 끼로 똘똘 뭉친 것 같아."

여자 2호 : "나 역시 미국에서 머물다 2006년에 들어왔어. 2008년도에 <쾌도 홍길동>을 처음 봤는데 첫 회에 얼굴보고 반했다니까. 찾아보니 나이가 너무 어려서 놀랐고, 좋아하기에 너무 어리다고 생각했어. 해외 있었기 때문에 아역 배우 출신인지도 잘 몰랐고."

여자 3호 : "난 장근석이라는 배우가 있는지도 몰랐어. <미남이시네요>도 안 봤는걸. 실은 당시 인기드라마였던 <아이리스>에 빠져있었지. 언젠가 토요일에 <미남이시네요> 재방송이 나와서 보는데 너무 재밌는 거야. 황태경(장근석이 맡았던 캐릭터)이 너무 잘 와 닿는 거 있지.

그때부터는 정말 본방사수하고, 빠져들기 시작했어. 하지만 승진 시험공부 때문에 팬 활동은 못했지. 2년 전 12월인가 그때 공식 홈페이지에서 '크리제이'(장근석 팬클럽 이름) 2기를 모집할 때 가입하고 장근석 닷넷도 하면서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지.(웃음)"

여자 4호 : "그가 어렸을 때는 배우로서는 눈에 안 들어왔어. 드라마도 안 봤고, 연예인을 좋아한 적도 없었거든. 연기자로는 안 보이는데 CF, 블랙엔진 뮤직비디오였나? 그거하고 쇼프로에 나와서 MC를 보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이 딱 가서 보고 있는 거야. <엑스보이 프렌드>도 챙겨보는 프로도 아닌데 채널 돌리다가 그의 모습에 눈이 가서 고정이 되더라.

방송을 보면서도 내가 그를 좋아하는지도 몰랐어. MC 정말 말 잘 한다고만 생각했거든. 그러다가 <미남이시네요> 재방송을 봤는데 한 시간을 웃으며 보내는 날 봤어. 생전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시청자 게시판에 가서 글도 쓰고, 드라마 평도 하고 내가 그러더라. 배우로서 작품에 딱 맞는 연기를 하는 모습에 자꾸 궁금해지는 거야. 장근석이라는 사람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지."

여자 5호 : 난 그의 드라마를 보면서 혼자서만 좋아했어. 혼자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 보다가 조금 더 보고 싶어서 여기 저기 카페를 기웃거리다 보니까 좀 희귀한 자료를 보기 위해서는 활동을 해야 하는 거야. 그러다 활동이 좀 광범위해지고 운영자가 돼버렸어. 아이돌 팬들이 무섭다고 하는데 나도 그에 못지않아. (여자 1호: 근석씨가 그런 거 좋아해. 나도 아이돌 팬 된 것 같아.)

 장근석 팬클럽 회원들이 9일 저녁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장근석과 팬들과의 인연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주며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장근석 팬클럽 회원들이 9일 저녁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장근석과 팬들과의 인연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주며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 이정민


장근석 심화학습: 삶에 대한 진솔함과 솔직함, 그리고 당당함이 핵심

당당히 '장어'로서 남부끄럽지 않게 활동하는 단계. 장근석의 일거수일투족을 응원한다. 단순히 스타로서가 아닌 한 사람의 인간적 매력을 이해하는 단계. 더불어 맹목적인 활동이 아닌 장근석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명민하게 판단, 오히려 조용히 뒤에서 무한신뢰를 보내는 증상도 간혹 있음.

여자 2호 : "장근석씨의 진짜 매력? 그의 뭐든 지 할 수 있다는 마인드가 참 마음에 들어. 젊고 열정 있는 자신감인데 그건 다듬어졌거나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니잖아. 2009년도에 <미남이시네요> 팬덤 이벤트에 간 적이 있어. 설렁탕 밥차 이벤트였는데 그때 그를 가까이서 봤지. 스타니까 조심한답시고 구석에서 밥을 차리고 있었는데 그가 오더니 같이 먹자고 하는 거야. 부담 줄까봐 아니라고 했는데도 기어코 자기가 상을 붙여서 결국 같이 밥을 먹었지. 파카를 입고 앉아서 함께 밥을 먹는데 장근석씨의 새로운 매력이었어."

여자 3호 : "나이답지 않게 깊고 솔직한 면? 예전에 드라마 촬영장에 놀러 간 적이 있는데 근석씨가 옆 벤치로 다가가는 거야. 일행들이랑 그쪽으로 몰려가고 싶었지만 당황할까봐 그냥 우리끼리 얘기하고 있었지. 그러고 있는데 그가 우리 쪽으로도 와서 말을 붙이더라. 같이 얘기를 하다가 어떤 팬이 만든 영화 <너는 펫> 가상 포스터 얘기가 나왔어. 그때 그게 진짜 포스터인줄 알고 악플(악성댓글)이 엄청 달렸었거든.

팬으로서 그때 속상했다고 하니 근석씨가 자기도 옛날엔 악플러 때문에 신경 많이 썼는데 크게 보라고 하더라. 외국에 다니면서 보니 아직도 한국을 모르는 사람이 많더래. 밤에 별이 반짝 빛나면 멀리서도 볼 수 있듯이 자신도 더 열심히 해서 한국을 모르는 세계의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거야. 연예인답지 않은 소탈함이 있었어. 팬에게 다가와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스타라니... 그때부터 좀 더 열심히 (팬 활동을) 했지.(웃음)"

여자 4호 : "<미남이시네요> 공개 촬영 때 현장에 간 적 있어. 한 2000명 정도가 모여서 완전 허덕거리며 봤는데 (여자 1호 : 맞아. 그때 숨 못 쉬어서 쓰러진 사람도 있었어.) 보통은 현장 FD들이 사람들 정리하는데 장 배우가 다 하는 거야. 연기를 하다가도 쉴 땐 팬들하고 눈 마주치면서 웃겨주거나 조용히 시키고 하는 거 있지.

팬들하고의 소통이랄까. 다른 배우들은 그렇게 안 해줄 걸? 더 수줍어하거나 조심하겠지. 장배우는 그런 게 없고. 자기가 일인다역을 하는 거다. 공개촬영 땐 실제로 한 번만 봤으면 하는 심정이었는데 그게 함정이었어. 그때부턴 이런 배우는 그냥 있기에 아깝다 생각했어. 그래서 카페도 만들고 지원하기 시작했지. (여자 1호 : 난 캠코더도 샀어. 이젠 동영상 편집도 할 줄 안다. 여자 3호 : 나는 영어랑 일본어를 배웠어. 다른 팬들이랑도 교류해야지.)"

여자 5호 : "장근석씨의 진짜 매력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젊음이라는 특권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고 그걸 잘 활용하는 점이야. 내가 젊었을 땐 왜 이걸 못했을까 막연한 후회가 들 정도야. 장근석씨 활동을 통해 대리만족 하는 것 같아.

예전에 중국 북경 팬 미팅 때야. 지인들을 모시고 갔는데 나도 처음 가본 도시라 엄청 헤맸거든. 사인회 장소에 가기까지 참 여러 사정이 있었어. 장소를 잘못 알고 여기저기 다닌 거야. 결국 어찌어찌 힘들게 딱 찾아갔는데 일행 한 분이 북받치셔서 눈물을 흘리셨어. 50대 언니였는데 막 우시는 거야. 이 이야기를 매니저가 장 배우에게 전했어. 장 배우가 그때 굉장히 많은 북경 팬들에게 사인을 하고 지쳐있는 상태였는데 그가 벌떡 일어나서 '이모 다 들었어요'라면서 이모를 왈칵 안아주는 거 있지. 그 후로 그 언니는 골수 장어가 됐어."

팬들이 지닌 장근석에 대한 추억은 단순한 에피소드로 치부할 게 아니었다. 말 그대로 장근석의 살아있는 매력을 그대로 보여주기 충분한 사연이었던 것. 기자가 말을 끊지 않았다면 이들의 대화는 밤새 이어질 기세였다는 사실을 덧붙이며 마무리 한다.

참고 문헌 : 장근석과 관련한 각종 용어 사전


 장근석 팬클럽 회원들이 9일 저녁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장근석과 팬들과의 인연 등을 소개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줬다. 여자 4번이 장근석의 여러 사진을 모아 포토샵을 이용해 직접 만든 다이어리를 보여주고 있다. 이 다이어리는 공동구매를 통해 많은 팬들이 소유하고 있으며 장근석에게도 보내졌다.

장근석 팬클럽 회원들이 9일 저녁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장근석과 팬들과의 인연 등을 소개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줬다. 여자 4번이 장근석의 여러 사진을 모아 포토샵을 이용해 직접 만든 다이어리를 보여주고 있다. 이 다이어리는 공동구매를 통해 많은 팬들이 소유하고 있으며 장근석에게도 보내졌다. ⓒ 이정민


보통 장근석과 그의 팬들이 서로를 지칭하는 용어들이 있으니 이걸 알면 더욱 배우 장근석을 이해하기 쉬워진다. 여기 몇 가지를 소개한다.

장어 : 기사 본문에도 있지만 장근석이 자신의 팬들을 공식적으로 부르는 말. 먹으면 힘이 난다는 장어처럼 팬들이 자신에게 그러한 존재임을 뜻하는 단어다. 일본 팬들 역시 '우나기'(장어)라고 부른다.

장배우, 근석씨, 프린스, 본좌 : 팬들이 장근석을 공식적으로 지칭하는 단어. 주의할 점은 절대 장근석, 근석이 등 반말을 쓰지 않아야 한다는 것. 일본에선 주로 근짱이란 표현을 쓴다.

근돌이, 근순이 : 결혼한 장근석의 팬들이 낳은 자식을 부르는 말. 아들은 근돌이, 딸은 근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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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근석에 관한 특별한 수다①]장근석 '함정'에 빠질 수밖에 없었나
[장근석에 관한 특별한 수다②] "장근석의 활약, 한국만 모를걸!"
[장근석에 관한 특별한 수다③]"장근석이 이러니 사생팬이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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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근석에 관한 특별한 수다⑤]내 편이 돼 달라던 장근석, 함정에 빠졌다

장근석 윤아 사랑비 이홍기 김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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