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주년을 맞은 '근짱' 장근석. 누구보다도 장근석의 매력을 잘 알 법한 이들을 만났다. 바로 '장어'라 불리는 그의 팬들이다. '장어'라는 호칭에는 장근석에게 힘이 되고 팬들 역시 그를 통해 힘을 얻는다는 뜻이 담겨있단다.

<오마이스타>의 기획에 5명의 팬이 함께해 주셨다. 놀라운 것은 이 분들의 연령대가 심상치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장근석을 통해 힘을 얻으며 누구보다 일상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커리어 우먼이자 멋진 21세기형 여성들이었다는 점이었다. 이제 그들을 소개한다. 합의 하에 팬 카페에서 사용하는 각자의 닉네임과 직업군까지만 공개하기로 했다. <편집자 말>

등장인물

여자 1호: 그대 오는 길, 40대, 예술인
여자 2호: 티나(tina), 40대, 주부 겸 강사
여자 3호: 정아크리, 30대, 금융업
여자 4호: 원러브(one love), 30대, 회사원
여자 5호: 웅이엄마, 40대, 주부 겸 어학관련 직종


팬클럽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오빠' 이야기로 달달했던 공기가 분노로 가득 차는 순간은 기사에 대해 이야기할 때다. 마음이 상했던 언론 보도가 있느냐고 묻자, 장근석의 팬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뭐부터 시작할까."

여자 3호는 "악의적으로 기사를 쓴 언론사 몇 군데를 꿰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오마이스타>에서 써왔던 장근석 관련 기사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왜 활약상보다 자극적인 기사를 대서특필하나"

팬들에게는 좋은 기사를 띄우는 일보다, 나쁜 기사를 가라앉히는 것이 더 어렵다. 긍정적인 보도는 기쁜 마음으로 여러 번 클릭하면 되지만, 부정적인 보도에 열 받아 몇 마디 보태면 '댓글 많은 순'으로 기사가 더 이슈화되기 때문이다.

여자 3호 : "팬들끼리 악의적인 보도는 클릭하지 말자고 소통해요. 클릭하지 않으며 조회 수 높은 기사로 안 떠오르니까."
여자 1호 : "무조건 장근석에 대해 좋게 써달라는 게 아니에요. 문제는 잘못 쓴 기사를 사실 확인도 없이 베껴 쓴다는 거죠."
여자 4호 : "'이럴 것이다'라는 식의 추측 기사도 많아요. 제대로 취재를 하는 게 아니라 클릭을 유도할 수 있는 자극적인 제목을 붙여서 올리는 게 잘못됐다고 봐요."

장근석의 팬들은 얼마 전에도 일본발 악질 보도로 상처를 받았다. 일본 방송에서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을 묻는 질문에 장근석이 일본 AV 여배우의 이름을 말했다는 잘못된 사실 때문이다. 장근석은 실제로 "스시"라고 답했지만, 잘못된 보도를 국내 언론이 인용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여자 3호 : "처음 보도했던 일본 매체에 대해 재일교포 팬에게 들었는데, '이해할 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일본인들도 신뢰하지 않는 매체의 보도를 왜 한국 기자들만 메인 뉴스로 가져다가 쓰냐고요. 커피를 된장이라고 말하는 곳이래요."
여자 1호 : "그 사건 때문에 굉장히 힘들었어요. 왜 공식 팬클럽에서 나서서 매체를 상대로 항의나 소송을 하지 않느냐고 간부들에게 전화나 문자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와요. 하지만 우리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장근석의 입장을 생각해 '참자' '긁어 부스럼이다'하는 거죠."

팬들은 무엇보다 '아시아 프린스'로 불리며 한류를 이끌고 있는 장근석의 활약을 소개하는 기사보다 자극적인 기사가 더 많은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여자 2호는 "스포츠 선수가 금메달을 따면 대서특필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장근석도 우리나라를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능성 무궁무진한 배우, 논란도 관심 있기 때문"

여자 4호 : "해외에서는 장근석 인기 모르는 건 한국 사람들뿐이라고들 해요."
여자 3호 : "언론에서는 종종 국내와 국외의 인기를 '온도차'라고 표현하죠."
여자 2호 : "전 국내에서도 인기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이돌과 배우의 팬덤은 다르잖아요. 아마 배우 중에서 팬미팅으로 기본 2천명을 모을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을 걸요."

장근석에 대한 대중의 오해와 편견은 어디서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진 탓일까. 아마도 일반인들에게 강하게 각인됐던 장근석의 이미지는 '아시아 프린스'이전에 '허세근석'일 것이다. 2008년경, 과거에 미니홈피에 썼던 나르시시즘(자기애)이 강한 글들이 이슈가 되면서 일부 누리꾼들의 조롱이 이어졌고, 언론은 이를 패러디하거나 인용해 이미지를 굳히는 데 일조했다.

여자 1호 : "한창 '허세근석'이라고들 했을 때, 장근석을 인터뷰한 연예뉴스에서 MC가 한 말이 있어요. 남자가 봐도 얄미울 수밖에 없는 팔방미인 캐릭터라고. 게다가 어릴 때부터 연예계에서 활동하다보니, 일찍부터 멋에 눈을 떴겠죠. 남보다 앞서 갔기 때문인 것 같은데, 조금만 발을 맞춰줬으면 할 때도 있어요. 본의 아니게 사람들에게 오해를 산 게 가슴 아파서."

팬들이 보여주고 싶은 장근석의 모습은 겉으로 보이는 완벽하고 화려한 면이 아니라, 인간적인 면이다. 팬미팅을 할 때도 초 단위까지 정확하게 따져서 처음부터 끝까지 팬들이 만족할만한 '쇼'를 만든다는 이 완벽주의자의 의외로 '허당' 같은 친근한 모습을 대중들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내내 경청하고 있던 여자 5호는 "장근석은 아직 젊은 배우"라며 "그런 논란의 여지를 제공한다는 것 자체가 장 배우를 주목한다는 것 아니겠냐"고 팬들의 섭섭한 마음을 정리했다.

여자 1호 : "맞아요. 장근석 스스로도 '무플보다는 악플이 낫다'고 우리를 달래곤 하죠."
여자 5호 : "우리가 보기에 장근석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이런 추측, 저런 추측을 하고, 무슨 기사가 나면 클릭해보고 싶은 것 아닐까요? 이런 논란 자체가 배우로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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