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판도라> 중 한 장면. 한국수력원자력의 촬영불가 방침으로 발전소 내부는 모두 강원도 춘천 지역 등에 세트를 지어 촬영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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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가시> 때 그렇게 힘들다 해놓고 왜 또 재난에 그것도 원전에 꽂혔는가. 또 김익중 교수께선 어떻게 조언했는지.박 "인연인가, 팔자라고 해야 하나. <연가시> 하면서 재난에 대한 참고자료를 모으잖나. 그러면서 본 거였다. 한국에서 재난영화를 나 말고 누군가 한다면 남은 소재는 블랙아웃 아니면 원전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 찰나에 후쿠시마 사고가 난 거다. 우리도 노후 원전이 있으니 대책을 세우고 여러 논의가 있을 줄 알았는데 우리 원전은 안전하다며 조용히 지나가려 하더라.
<연가시>가 혹시라도 잘 되면 힘들게 찍으며 배운 노하우를 제대로 된 예산에서 마음껏 발휘할 재난영화를 하겠다고 되뇌고 있었다. 한이 맺혀서. 그러다가 <연가시>가 어느 정도 됐고, 아무래도 민감한 소재라 투자사를 살짝 떠봤지. 다음엔 이런 소재가 있는데~ 해서 '에이!' 이런 반응이면 안 하려고 했다. 근데 다들 '오! 좋아!' 이러더라. 원전 소재의 파급력이 상업적으로 계산되니 나오는 반응이었다. 깊이 파면 위험하지 않나 이런 생각보단 일단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어? 세상이 내 생각보단 희망적이네?'라는 생각이 들었지(웃음)."
김 "난 사실 시나리오만 보고도 이미 만족이었다. 징징 울면서 봤다(웃음). 더군다나 나는 영화화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 아니었나. 영화로 만든다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워 눈물 날 정도였는데 <판도라>는 대놓고 울리잖나. 시나리오 보고 울었고, 영화를 보면서도 울었다. 그래픽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 사진 한 장 보내면 그걸 딱 구현해내더라. 스토리 자체는 내가 손대면 안 되는 거고, 숫자들과 전문용어들에 대해 조언했다."
박 "다행스럽고 감사한 게 탈핵 운동하시는 분들은 상업영화 형식을 거부할 수도 있잖나. 사실을 드라마에 얹어서 가니까. 근데 교수님은 흔쾌히 이해하셨다. 또 영화적 내용에 개입하고 싶을 수도 있는데 교수님은 안 그러셨다. 뭐 이 영화가 나오는 걸 달가워하지 않은 분들은 뭐가 사실과 다른지 현미경을 들이대겠지. 그래서 수치 하나 단어 하나 등을 면밀히 교수님께 확인받았다. 그 외에 법률적으로 문제 될 것들, 지명 사용이나 회사명 사용(한국수력원자력이 영화에서 대한수력원자력으로 표기되는 등) 같은 것도 자문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