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수'로 몰아붙인다고 여성 서사가 되는 건 아니다. 주인공이 여성이거나 메인 캐릭터에 여성이 많은 게 충분조건이 아니다. 관건은 여성 캐릭터가 '어떻게 존재하고 기능하냐'다. 좋은 여성 캐릭터를 뽑아놓고 겨우 이성 관계에 목매게 하거나, 그가 가진 소신을 꺾어버린다면 남는 건 '어쨌든 여자가 나오긴 나왔다'는 허탈한 만족감뿐이다.
지난 12일 시작한 SBS <굿파트너>는 '워맨스'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홍보할 만큼 여성 서사로서 기대감을 품게 했다. 이혼이 '천직'인 스타 변호사 차은경(장나라 분)과 이혼은 '처음'인 신입 변호사 한유리(남지현 분)가 앙숙 사이에서 제목처럼 '굿 파트너'가 되는 과정을 그린다.
두 캐릭터가 켜켜이 쌓아갈 여성 서사를 기대했건만, 현실은 '비혼' 선언에 '원나잇'이란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 과연 <굿파트너>는 구색 맞추기용 '워맨스'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한유리의 비혼 선언, 돌아온 건 '원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