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
아무래도 신께서 실수를 하신 듯하다. 세상에 완전무결한 것은 없다. 어머니도 예외는 아니다. 한없이 사랑을 주며, 원 없이 사랑의 이름으로 상처 주고 용서받는 사람. 그래서 어머니란 짜장면이 싫다면서 남은 몫을 내 입에 넘겨주는 존재이자 애써 짬뽕을 사와도 "비싼데 쓸데없이 왜 그랬냐"고 따지는 사람이다.
특히 다른 무엇도 아닌 딸과 엄마의 관계는 더욱 복잡하다. 흔히 딸은 엄마 팔자를 닮는다고 하던가. 이 말이 오래도록 전해진 건 모녀 관계에 얽힌 유사성이 누군가에겐 저주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딸은 엄마에게 부족한 모습까지 이해받고 싶고, 엄마는 그런 딸이 부족한 나를 닮아서일지 두려워하는 역설. 이 저주가 동서양 모두 공평하게 내리쳤고, 이들도 피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