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왕관의 무게'라고들 말한다. '힘에는 그만한 책임이 따른다'고도. 이는 세상사 많은 곳에 통용되는 법칙과도 같아서,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책임을 감당치 못하는 권력이 참담하게 무너졌음을 역사 가운데 수없이 마주한다.
왕관은 대체로 영예롭지만 늘 영광스럽지는 않다. 힘은 때로 유익하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쓴 이의 목을 꺾는 왕관과 지닌 이를 파멸하게 하는 힘을 우리는 자주 목격해왔다.
안타까운 건 왕관도 힘도, 늘 제게 맞는 이에게 주어지진 않는단 사실이다. 이는 권력 아래 깔린 이들에게도 불행한 것이겠지만, 그에 앞서 권력을 쥔 본인에게 불운한 일이기도 하다. 특히 왕관 쓴 이 가운데는 제 노력이 아닌 핏줄이며 그밖에 온갖 우연의 결과로써 왕관을 쓰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건 자주 불행과 불운의 씨앗이 되고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