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를 쓰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그 상상의 세계를 닫지 않는 일이다. 상상의 세계가 무엇이냐고? 어느 아이라도 가지고 있는, 또 가질 수 있는 저마다의 세계다. 하늘을 날고, 귀신에 쫓기고, 인간을 잡아먹는 장롱 속 괴수가 있고, 침대 밑엔 어마어마한 크기의 다람쥐가 숨어 있다. 또 다락에는 다른 차원으로 아이를 데려가는 문이 있고, 그 문 너머에는 공룡만큼 커다란 인간들이 산다.
그야말로 끝이 없는, 제한이 없는 세계. 저마다 아이들이 믿고 있는, 믿을 수 있는 상상의 세계가 모두 동화의 무대가 된다. 동화 속에선 똥이 말을 걸고, 인간이 날아다니며, 토끼도 헤엄을 친다. 그 세계를 닫지만 않는다면, 그 세계를 열어낼 수만 있다면, 우리는 멋진 동화를 써낼 준비를 갖춘 것이다.
어른들도 마음 한 구석에는 아이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무엇인지 안다는 것, 가능한 것과 가능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 속 아이는 소리친다. 도전하라고, 불가능과 부닥쳐 그것이 가능함을 확인하라고 말이다. 사람은 날 수 있다고 믿은 이 중 어느 누구가 비행기를 발명했다. 배가 사각진 저편의 절벽에 떨어지지 않으리라 믿은 이가 대항해시대를 열었다. 어쩌면 어리석은 건 아이가 아닐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