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ENA <강철부대3>의 한 장면.

채널A·ENA <강철부대3>의 한 장면. ⓒ 채널A·ENA

 
시리즈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결승전이었다. HID(육군첩보부대)와 707(대테러특임대)이 역대급 명승부를 펼친 끝에 그야말로 간발의 차이로 우승팀이 가려졌다. 하지만 결승전의 여운을 망친 제작진의 편파적이고 무성의한 편집은 아쉬움을 남겼다.
 
12월 5일 방송된 채널A·ENA 공동 제작 밀리터리 서바이벌 <강철부대3> 12회에서는 HID와 707의 결승 2차전과 최종우승팀이 공개됐다. 앞서 1차전인 '통합기동사격'에서는 707이 승리하며 총상 1발을 무효화할 수 있는 베네핏을 획득하여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두 부대의 마지막 미션인 2차전은 '정상회담 요인 구출 작전'이었다. 대원들은 건물을 장악한 테러범들을 제압하고 요인들을 구출해서 탈출해야 하는 미션이 주어졌다. 승부는 총상과 타임어택(시간제한)을 모두 고려하여 우승팀을 가리게 됐다.
 
<강철부대> 역대 미션 중 가장 넓은 스케일의 작전지역을 이동해가며 최다 인원- 최정예의 대항군을 상대해야 했다. 교전-인질구출-통로개척-폭탄제거 등 모든 테러 상황이 총망라된 고난이도의 종합 대테러 미션이었다. 특히 시즌 1~2에 출연했던 오상영, 김민준, 윤종진, 박도현이 스페셜 대항군 용병으로 등장해 707-HID와 '4대 4' 정면승부를 펼쳤다.
 
HID는 첩보부대답게 속도보다는 안전에 비중을 둔 신중한 작전운용을 펼쳤다. 대원들은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대테러 상황에서도 순발력있는 대처와 뛰어난 사격술로 침착하게 거점을 하나씩 돌파해나갔다. 하지만 총상 최소화에 주력하다보니 용병과의 교전, 요인 호송과 탈출 상황에서 시간이 다소 지체되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뒤이어 707의 작전수행이 시작됐다. 대테러 전문인 특수부대답게 707은 매 상황과 환경에 맞는 적절한 전술기동과 팀워크가 돋보였다. 707은 수상한 지역이나 차량에서 테러범들이 기습할 타이밍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대응하며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홍범석 팀장은 전반적인 작전수행에 만족해하면서도 전방 포인트맨 역할을 맡았던 오요한과 박찬규가 총상을 많이 맞았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마침내 최종우승팀 발표의 순간이 찾아왔다. 미군특수부대를 제외하고 <강철부대>에 참가했던 다섯 팀이 모두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채널A·ENA <강철부대3>의 한 장면.

채널A·ENA <강철부대3>의 한 장면. ⓒ 채널A·ENA

 
HID와 707이 작전 수행과정에서 입은 총상 개수가 발표됐다. 707은 총 9발을 맞았으나 결승 1차전 승리 베네핏으로 1발이 무효화되면서 최종적으로는 8발이 됐다. HID는 7발의 총상을 맞으며 707에 간발의 차이로 앞섰다.
 
하지만 마지막 추가미션인 요인호송과 탈출 구간에서 제한시간(5분) 내에 미션을 완수한 707과 달리, HID는 1분 초과하여 60초당 총상 1발의 페널티가 주어졌다. 이로서 두 팀은 총상 집계에서 8대 8으로 동점이 되며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결국 승부는 정상회담장의 폭탄을 누가 더 빨리 제거했냐는 타임 어택으로 결정하게 됐다. 707의 폭탄 해제 소요시간은 12분 40초였다. 그리고 HID의 폭탄 해제 소요시간은 10분 35초로, 2분 5초나 앞선 HID의 최종우승이 확정됐다.
 
시즌2부터 등장했던 HID는 첫 출전에서 4강을 기록한 데 이어 두 번째 도전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대한민국 대표 첩보부대의 저력을 증명했다. UDU(해군첩보부대)와 함께 첫 등장부터 나란히 군복이 아닌 정장을 입고 나타나 눈길을 모은 HID는 '멋있게 싸우고 값있게 죽자'는 구호처럼 은밀하고 신속한 기동력과 강인한 체력, 그리고 뛰어난 사격술을 선보이며 조용한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HID는 1차 미션인 '최강대원선발전'에서 무려 3명의 대원이 결승까지 진출하여 개개인의 뛰어난 역량을 보여줬다. 첫 팀미션이었던 '해상침투작전'에서는 707에 패배하여 데스매치까지 가는 위기를 겪기도 했으나, 생존한 이후 본격적인 저력을 발휘하며 결승까지 올라왔다.
 
HID는 4강 직행 결정전인 '총기교환사격'에서 승리하며 2라운드 본미션(대테러연합작전)을 면제받고 4강에 직행하는 베네핏을 획득했다. 준결승과 결승에서는 자타공인 대테러 전문팀인 미군 특수부대(USSF)와 707을 모두 대테러 미션에서 승리하는 최대의 이변을 연출했다. 미군 특수부대는 4강 대진 결정전(참호격투전), 707은 해상침투작전에서 각각 HID에게 한 번씩 고배를 안겨준 팀이었기에, 복수전에 성공했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었다.
 
감격에 목이 매어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팀장 강민호는 "우리 부대에서 열심히 훈련한 대로 임했기에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대단하고 멋진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고야융은 "베일에 많이 싸여있는 부대이지만 저희로 인해서 멋있고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지금도 고생하고 있는 부대라고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채널A·ENA <강철부대3>의 한 장면.

채널A·ENA <강철부대3>의 한 장면. ⓒ 채널A·ENA

 
아깝게 준우승을 차지한 707 역시 박수받을 만했다. 누구보다 강인한 모습을 보였던 팀장 홍범석은 "제가 부족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현역들이 갖고 있는 능력의 절반도 못 보여준 것 같아서 더 아쉽다. 저를 믿고 끝까지 함께해준 팀원들에게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히며 끝내 뒤돌아서 눈물을 흘렸다. 다른 707 대원들 역시 아쉬움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홍범석은 "21살에 입대하여 32살까지 군생활을 했다. 707은 지금의 홍범석이 있게 만들어준 부대"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동료 대원들 역시 '나의 집'이자 '내가 힘들 때 나를 잡아줄 수 있는 기반이자 기억"이라며 부대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지켜보던 MC들도 눈시울을 훔치며 청춘이라는 화려한 시기를 바쳐가며 나라를 위하여 헌신한 특수부대원들의 열정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은 우승팀과 준우승팀에 대한 예우가 바뀌어 버린 듯한 구성이었다. 승패의 결과를 떠나 선전한 준우승팀에게도 박수를 보내야 한다는 의도는 좋았지만, 오히려 우승팀을 들러리처럼 만들어버린 것은 문제가 있다.
 
이는 분량의 차이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우승팀인 HID가 멤버들의 우승 소감이 전부 합쳐서 고작 2분 남짓에 그친 반면, 707은 제작진의 추가 인터뷰와 그간의 활약상 하이라이트까지 더해주며 무려 8분 가까운 분량을 독식했다. 심지어 MC들의 마지막 리뷰 역시 HID가 아니라 707에 초점에 맞춰졌다.
 
가뜩이나 시즌3의 결승전은 2회에 걸쳐 나누어서 방송되며 먼저 미션을 수행한 HID의 활약상이 분산된 반면, 한 회에 모든 작전과정을 온전히 담아낸 707의 모습이 부각되며 마치 최종회의 진주인공같은 인상을 전해줬다. HID는 방송 말미에 몇초간 우승기를 흔드는 세리머니를 보여준 것 외에는 별다른 조명도 없이 찬밥 대우를 받았다. 
 
<강철부대3>는 역대 시리즈 중 가장 방대해진 스케일과 새로운 특수부대의 등장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특히 시즌 1, 2와 달리 비전투부대나 일반 병사들로 구성된 부대가 빠지고, 장기복무자인 부사관과 장교 위주의 멤버로 구성된 최정예 특수부대들이 등장하며 그야말로 '왕중왕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자아냈다.
 
하지만 방송 중반부부터 시청률은 오히려 하락세를 드러냈다. 시즌 1의 박군, 육준서, 황충원처럼 화제성을 유도할 만한 새로운 캐릭터가 부족했다. 홍범석, 이동규, 정종현, 윌 등은 모두 이전 시즌이나 기존 밀리터리 서바이벌 출연 유경험자들이었다. 제작진이 노렸던 HID VS UDU, 미군 VS UDT 등의 라이벌 구도는 정작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그나마 시즌3의 화제성과 케미스트리를 담당하던 미군 특수부대마저 4강에서 탈락한 이후로 스토리의 긴장감이 크게 떨어졌다.
 
스케일은 커졌지만 결과적으로 시즌 1, 2의 재탕과 변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미션의 식상함, 출연자들을 과도하게 혹사시키고 부상 위험을 초래하면서도 정작 실속은 별로 없는 사전미션과 베네핏, 대테러 미션과 교전의 긴박함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지루한 연출과 편집은 <강철부대3>가 극복하지 못한 한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지에서 조명받지 못하던 대한민국 특수부대원들의 존재와 가치를 알린 점은, 현재 국내 유일의 정통 밀리터리 서바이벌 시리즈로서 <강철부대>만이 가지고 있는 희소성이다. 707 오요한은 "강철부대는 승자와 패자, 1등부터 순위는 매겨지지만 여기있는 대원들 모두 한때는 국가를 위하여 헌신했던 분들이다. 현역에 계신 분들은 더 훌륭한 분들이다. 그 노고와 헌신, 희생을 잊지 않겠다"는 소감을 전하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강철부대3>는 다음주 예고편에서 다시 돌아온 미군 특수부대를 포함한 여섯 참가팀이 모두 함께하는 '강철 전우회'를 예고했다.  
강철부대3 HID 707 최종우승팀 밀리터리서바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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