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골든걸스'

KBS 2TV '골든걸스' ⓒ KBS

 
활동 경력 도합 155년, 평균 연령 59.5세라는 전무후무한 걸그룹이 드디어 데뷔의 꿈(?)을 이뤘다.  

지난 1일 방영된 KBS <골든걸스> 5회는 한국을 대표하는 디바 4인방, 인순이-박미경-신효범 이은미와 프로듀서 박진영이 힘을 모아 데뷔곡 'Our Last Time'를 녹음한 것과 데뷔 쇼케이스 과정을 소개했다.   

​알려진 것처럼 <골든걸스>는 'JYP' 박진영이 방송국에 직접 프로그램 기획안을 내밀고 제작에 돌입했다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프로그램이다.  30-40여년 이상 활동해온 관록의 솔로 가수들을 한 팀으로 묶어 팀을 만든다는 구상은 신선하면서도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젊은 후배들처럼 따라주지 않는 몸, 이들이 각각 지닌 개성은 보이지 않는 갈등 혹은 대척점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한번 불이 붙은 음악에 대한 열정은 쇼케이스 개최 및 <뮤직뱅크> 출연이라는 예상치 못한 과정을 기어코 완성시켰다. 

데뷔곡 'Our Time' 공개...진땀 흘리는 JYP
 
 KBS 2TV '골든걸스'

KBS 2TV '골든걸스' ⓒ KBS

 
​<골든걸스> 멤버들은 프로듀서 박진영의 호출로 스튜디오에 소집되었다.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완성된 데뷔곡 'Our Last Time'이 처음 이들에게 공개된 것이다. 그리고 주의깊게 3분여 동안 노래를 들은 4명은 아무 말도 없었다.

이에 박진영은 "노래 이걸로 괜찮아요?"이라며 긴장감 속에 말문을 열었다. 이어진 침묵을 깬건 이은미였다. 먼저 일어나 박진영을 부둥켜 안은 데 이어 다른 멤버들도 차례로 그와 포옹하면서 완성된 곡에 대한 가쁨을 표현했다.   ​

하지만 녹음 과정은 순탄할리 만무했다. 전혀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을 만큼 템포 빠르고 격정적인 비트를 춤과 함께 녹여내야 하다보니 골든걸스 멤버들은 "노래하다 우리 죽으라는 거냐?", "이건 라이브로 못해" 등 불만과 분노를 쏟아냈다. 하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그리고 데뷔 쇼케이스는 코 앞으로 다가왔다.

시청자 초대 쇼케이스부터 <뮤직뱅크> 출연까지​
 
 KBS 2TV '골든걸스'

KBS 2TV '골든걸스' ⓒ KBS

 
매번 누나들에게 쩔쩔매는 박진영었지만 녹음실에서 만큼은 본연의 모습을 되찾으면서 일련의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비록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지만 완성된 결과물에 모두 만족감을 표시했다. 

박진영이 마이크를 들고 진행한 데뷔 쇼케이스에서 <골든걸스> 멤버들은 여느 인기 케이팝 가수 이상의 패기와 멋짐을 맘껏 뽐냈고 시청자들은 이에 열광했다. 그런가 하면 같은 날 저녁 방영된 KBS 생방송 <뮤직뱅크>에도 올라 본 방송에 앞서 'Our Last Time' 무대를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JYP + 디바 4인방의 무모한 도전​
 
 지난 1일 방영된 KBS 2TV '생방송 뮤직뱅크'.  '골든걸스' 신곡 Our Last Time'가 방송 최초로 소개되었다.

지난 1일 방영된 KBS 2TV '생방송 뮤직뱅크'. '골든걸스' 신곡 Our Last Time'가 방송 최초로 소개되었다. ⓒ KBS

   
<골든걸스>는 분명 독특하면서도 익숙한 그림의 음악 예능이다. 각자 따로 활동하던 인물들이 팀에 녹아들어 음원을 녹음하고 무대에 오른다는 방식은 기존 프로그램에서 자주 봐왔던 포맷이다. 그럼에도 매주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건 편견을 깬 출연진들의 힘 덕분이었다.  

​최고의 가창력을 가진 50-60대 중견 가수들을 하나로 묶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용기가 필요했고 박진영은 이를 성공적으로 증명해냈다. 

어찌보면 <골든걸스>는 출연자 못잖게 시청자 연령층이 높아진 KBS라는 방영 플랫폼에 가장 적합한 소재이기도 했다. 한 프로듀서의 무모한 기획을 전격 수용한 방송국의 결단과 맞물리면서 전무후무한 케이팝 역대 최고령 걸그룹이 탄생할 수 있었다.

요즘 흔히 사용되는 "이게 되네!"라는 표현처럼 <골든걸스>는 무모함이 만든 최상의 결과물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골든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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