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토론토에 살고 있는 중국계 소녀 메이는 이제 막 13살이 되었다. 수업시간에 친구의 쪽지도 마다할 만큼 열심히 공부한다.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수학이고 성적도 늘 좋은 편이다. 뭐든 열심히 하고 열정적인 메이를 괴짜같이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그녀에겐 늘 좋은 친구들이 있다.
학교가 끝나면 메이는 친구들과의 약속도 마다하고 집으로 부리나케 달려와 집안일을 돕는다. 가업인 사원을 운영하는 일이다. 메이의 선조인 선이와 그녀가 돌본 레서판다를 기리는 사원이다. 부모님을 도와 사원 일을 마치고 나면 가족과 저녁을 먹고 공부를 한 후 잠자리에 드는 바른 생활 어린이다.
이웃들은 메이를 정말 착한 아이라며 칭찬하고, 엄마도 메이에게 요즘 아이들과는 다르다며 늘 자랑스럽다고 칭찬한다. 하지만 메이는 마음속에 늘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그녀도 그저 평범한 아이일 뿐이기 때문이다. 수학을 좋아하고 공부를 잘하긴 하지만 시간을 들여 열심히 공부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고, 음악이나 운동도 썩 잘하는 편은 아닌데 말이다.
엄마의 생각처럼 자신이 탁월한 능력을 지녔고 또 대단히 똑똑하지도 않다는 걸 메이는 알고 있다. 많은 부모의 착각 중 하나가 내 아이는 내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서부터 성장해 지금에 이르는 것까지 지켜봤으니 당연히 가장 잘 아는 것 같지만, 가장 알기 어려운 게 바로 아이의 마음이다.
메이는 엄마의 말이면 뭐든 잘 듣는 아이였지만, 엄마의 기대가 부담으로 다가오고 엄마의 통제가 압박으로 다가온다. 그 부담과 압박이 극에 달한 어느 날 아침, 메이는 레서판다가 되고 만다. 털이 복슬복슬하고 거대한 레서판다 말이다. 왜, 무엇이 메이를 레서판다로 바꿔놓았을까.
영화 <메이의 새빨간 거짓말>은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의 스물다섯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2019년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단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바오>의 도미 시 감독이 연출했다.
도미 시 감독은 <바오>에서 극단적인 연출로 아이를 과보호하는 부모의 성향을 보여 줬는데, <메이의 새빨간 거짓말>에서도 부모와 아이 관계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부모가 아이한테 당연한 듯 가지는 기대와 성취, 유대감과 기대감을 다루는 한편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를 레서판다로 변한 주인공으로 표현해 공감을 얻었다.
통제적 성취압력과 과잉기대의 양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