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 선수들이 10일 열린 V리그 우리카드전에서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 선수들이 10일 열린 V리그 우리카드전에서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 KOVO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이 기나긴 연패를 탈출하며 우승 못지않은 감격을 누렸다.

한국전력은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원정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2(25-21, 22-25, 25-23, 23-25, 16-14)로 꺾었다.

작년 11월 29일 삼성화재전을 시작으로 9경기 내리 패하며 추락하던 한국전력은 마침내 연패를 끊었다. 무려 42일 만에 승리를 맛본 한국전력 선수들은 우승이라도 한 듯 기뻐하며 반등을 기대했다.

42일 만의 승리... 마지막 순간까지 험난했다 

상위권 도약을 위해 갈길 바쁜 우리카드였지만, 더 절실한 쪽은 10연패의 위기에 몰린 한국전력이었다. 1세트에서 우리카드와 14-14로 팽팽히 맞서던 한국전력은 상대 범실과 조근호의 블로킹으로 앞서나갔다. 이어 세트 포인트에서 서재덕의 공격으로 먼저 웃었다.

우리카드도 반격에 나섰다. 리버맨 아가메즈가 8득점으로 활약했고, 김지한의 서브 에이스가 폭발하면서 2세트를 따내며 세트 스코어 균형을 맞췄다. 

연패의 늪에 빠져 자신감을 잃은 한국전력으로서는 3세트가 고비였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22-22 동점 상황에서 임성진의 연속 오픈 공격으로 달아났고, 조근호의 블로킹으로 마무리하며 3세트를 가져왔다. 

그토록 기다렸던 승리가 눈앞에 왔으나, 우리카드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 시즌 한국전력과의 맞대결에서 6전 전승을 거둔 '천적' 우리카드였기에 연패 탈출의 희생양이 되기는 더욱 싫었다. 

전열을 재정비한 우리카드는 세트 막판 한국전력의 끈질긴 추격에 고전했으나, 나경복과 박준혁의 득점으로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고 아가메즈가 강력한 오픈 공격을 꽂아넣으면서 승부를 마지막 5세트까지 끌고 갔다. 

한국전력 구해낸 임성진의 '99년생 패기' 
 
 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 임성진이 10일 열린 V리그 우리카드전에서 득점을 올리고 있다

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 임성진이 10일 열린 V리그 우리카드전에서 득점을 올리고 있다 ⓒ KOVO

 
운명의 5세트, 한국전력은 10-13으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우리카드 김지한의 서브 범실과 공격 실패, 하승우의 블로킹이 터지면서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임성진의 서브가 네트에 걸리면서 탄식이 나오기도 했으나, 우리카드의 서브도 네트에 걸리면서 한국전력에 다시 기회가 왔다. 

여기서 '베테랑' 신영석이 나섰다. 14-14 듀스에서 아가메즈의 백어택을 막아내더니, 나경복의 퀵오픈까지 막아내면서 2시간 30분에 걸친 혈투 끝에 승리를 확정 지었다. 신영석은 V리그 남자부 처음으로 개인 통산 1천100 블로킹 득점까지 달성했다.

한국전력은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가 25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고 서재덕(17점), 신영석(13점) 등 국내 선수들도 고른 활약을 펼쳤다. 세터 하승우도 손가락 부상을 참으며 코트를 지켰다. 

연패 탈출과 더불어 고무적인 것은 1999년생의 '차세대 에이스' 임성진의 활약이었다. 임성진은 5세트 만큼이나 중요했던 3세트에서 100%의 공격 성공률로 6점을 올리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5세트에서도 한국전력이 11-13으로 패할 위기에 몰리자 강력한 서브로 우리카드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며 2연속 득점을 이끌었다. 임성진은 이날 무려 71.43%의 공격 성공률로 16점을 올렸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돌풍의 팀으로 떠올랐으나, 기나긴 연패 탓에 하위권으로 추락한 한국전력으로서는 가뭄의 단비 같은 승리다. 과연 이날 승리가 한국전력에 짧은 위로로 끝날지, 아니면 반등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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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우리카드 프로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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