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감독 킵 앤더슨(Kip Anderson)과 키건 쿤(Keegan Kuhn)은 논쟁을 좋아하는 사람들 같다. 두 사람이 짝을 이루어 감독한 다큐멘터리 <카우스피라시(2014)>는 논쟁적인 작품으로 분류된다.
<카우스피라시> 이후 킵과 키건이 의기투합하여 제작한 또 다른 작품이 있다. <몸을 죽이는 자본의 밥상(2017)>이다. 이 작품은 <카우스피라시>와 주제의식 면에서 거의 동일하다고 말할 수 있다. 두 작품 모두 육식의 치명적 문제점을 지적하되, 사회 및 공동체의 구조적 건전성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문제를 언급한다.
우선 <카우스피라시>는 육식산업(목축업과 낙농업)을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하면서 '전 지구적 음모'의 차원에서 그 심각성을 다룬다. 그 과정에서 몇몇 환경단체들을 향하여 그들이 자본주의체제와 일정 정도 타협하고 있는 게 아닌가, 도발적 질문을 던진다. 그럼으로써 작품 자체의 주장점과 그 근거는 물론, 환경운동단체들이 취하는 대중적 홍보전략에 대한 동의와 반론을 동시다발적으로 자극한다.
다음으로 이 작품 <몸을 죽이는 자본의 밥상>은 육식산업이 인류의 건강(신체&정신)을 몹시 위협하는데도 그 위협이 은폐되고 있으며, 그게 사실 육식산업과 의약산업의 이윤추구 때문임을 조목조목 짚어준다. 다큐멘터리의 영어제목 "What the Health"가 우리말로 옮겨지며 '자본의 밥상'이라는 단어가 선택됐는데, 주제의식에 비추어볼 때 이는 꽤 괜찮은 번역 같다.
'몸을 죽이는 자본주의 밥상'이 제기하는 문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