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 아이유 콘서트
이담엔터테인먼트
최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이하 상암구장)이 축구계와 가요계 양쪽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얼마전 진행된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경기 직후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잔디 상태가 나빠) 공을 다룰 때 어려움이 있다"고 언급할 만큼 잔디 관리 상태가 도마 위에 오른 것. TV 중계 화면 만으로도 곳곳이 파여 있고 빛바랜 색이 목격될 정도였다.
이런 와중에 오는 9월 21~22일 양일간 열릴 예정인 아이유 콘서트로 '잔디 논란'의 불똥이 튀었다. 이틀에 걸쳐 10만 명 정도의 관중이 입장하는 대규모 공연인 가운데, 일각에서 그라운드 사용을 문제 삼았다. 일부 축구 팬은 서울시에 콘서트 취소를 요구하는 청원을 내기도 했다.
결국 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측에선 내년부터 공연 등 문화 행사 개최 시 그라운드석 판매는 제외하는 조건으로 대관을 진행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상암 잔디 상태, 왜 엉망인가?
그렇다면 왜 상암구장의 잔디 상태는 대표팀 선수들이 불만을 표시할 만큼 안 좋아진 것일까? 이를 두고 언론과 전문가들은 관리 문제, 잔디 품종, 역대급 폭염에 따른 여파 등을 원인으로 거론하고 있다.
특히 종목 특성상 축구는 연말연시 한두 달을 제외하면 1년 내내 프로 리그, 국가대표 경기 등을 치른다. 이 때문에 비싼 경기장 사용료를 받고 있으면서 서울시와 시설관리공단이 상대적으로 관리를 소홀히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쉴틈없이 각종 축구 경기와 문화행사가 개최되는 상암구장에는 켄터키 블루그래스라는 한지형 잔디가 심어져 있다. 국내 대다수 경기장 역시 비슷한 품종을 사용 중이라고 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의 지형에 맞춘 것인데, 문제는 이러한 잔디들이 13~20도 안팎 서늘한 날씨에는 잘 자라지만 25도 이상 고온에는 취약하다고 한다. 긴 휴식이 없는데다 엄청난 폭염을 견뎌야 하는 현 상황에선 잔디 혹사를 피할 수 없는 셈이다.
우리와 기후와 비슷한 일본 구장의 사례를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본 역시 각종 경기와 콘서트 등이 유명 구장에서 개최되지만 여름과 겨울을 모두 견딜 수 있는 품종 개발 및 전문 관리 인력 육성을 병행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아 한국에 비해 양호한 잔디 상태를 유지 중이라는 것이다.
유명 경기장 콘서트 개최는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