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는 영화인의 축제다. 좁게는 영화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즉 영화를 만들고 수입, 배급하며 상영하는 이들의 축제다. 또 글과 영상 등 영화 콘텐츠를 만들고 잡지며 신문으로 이를 유통하는 사람들, 영화 관련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도 한바탕 즐기는 장이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축제의 성패를 결정짓는 것은 역시 영화 팬이다. 영화 산업을, 또 영화 예술을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영화 팬과의 만남이야말로 영화제가 존속하는 목적이 된다.
대중이며 시민이 그런 것처럼 영화 팬 또한 어느 균일한 집단일 수 없다. 누군가는 <듄> 시리즈에 환호하고, 누군가는 한 시간 동안 풍경만 흘러나오는 예술영화에 박수를 친다. 또 누구는 드라마를, 누구는 액션을, 누구는 공포를 즐기는데 그들 중 상당수가 다른 이의 취향에 동의할 수 없을지 모른다.
이 같은 관객의 선호 측면에서 보자면 영화제는 둘로 나뉜다. 하나는 특정한 색깔에 집중해 이를 강화해 나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외연을 확장해 가며 종합영화제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앞의 사례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뒤엔 전주국제영화제를 성공사례로 들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