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가 있다. 그녀는 결혼생활 중이다. 부부의 만남은 다른 이들이 그러하듯 평범하면서 특별했다. 여자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첫 작품을 찍던 중이었다. 그러다 지금은 사라진 진보신당의 활동가이자 요리사인 남자를 만난다. 여자는 남자를 좋아했고, 고백했고, 사귀다가, 청혼하여, 결혼에 이르렀다. 여자의 청을 남자는 받았고, 둘은 백년해로의 아름다운 약속을 맺었다.
평범함은 둘이 서로 짝이 되어 사랑을 약속하고 결혼하였다는 점이다. 특별함이라면 그 과정에서 모든 결정적 제안이 여자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남자는 본래 비혼이었으나 여자의 요구에 뜻을 꺾는다. 그로부터 이들은 한국에서 프랑스로 삶의 터전을 옮기고, 한 아이의 부모가 된다. 이 또한 주도하는 이는 오로지 아내이며 따르는 이는 남편이다.
모든 관계를 끊고 먼 타국으로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일이 쉬울 리가 없다. 아내는 프랑스에서 꿈과 목표, 현실적인 계획까지를 모두 갖고 있으나, 남편의 결정엔 아내만 있을 뿐이다. 이들의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이야기가 영화, 그것도 사실 그대로를 농축하여 담아낸 다큐멘터리 한 편에 담겼다.
제10회 부천노동영화제가 초청해 상영한 <박강아름 결혼하다> 이야기다.